나와는 별 관계가 없어 전혀 관심도 없었지만, 하도 시끄러워서 잠깐 관심을 갖게 된...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결국 이재명이 당선됐다.


응???


직업 관계상 인터넷을 무척 많이 사용하는 나로서는 무척 의외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인터넷 각종 유명 게시판들의 여론(?)을 볼 때면

이재명은 저 적폐정당 "자유당" 소속 남경필보다 더 나쁜, 반드시 떨어뜨려야 할 인물이었으니 말이다.

(사실 그런 인물이 민주당의 후보가 되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인터넷 여론이 "여론"이 아님을 의미하는 것이긴 하지만... 어쨌든 인터넷으로 여론동향을 훑어보는 나로서는 약간 충격이었다.)


인터넷 여론(?)이 왜 그런지 이유를 알아보니 크게 보면 딱 두 가지였다.


패륜적인 인성과 과거 범죄행위.


먼저, "보확찢"이라는 인터넷 유행어를 만들어낸 그 사건 경위를 보니... 이건 그냥 입이 거칠었을 뿐, 

전혀 패륜과는 거리가 먼, 오히려 실제로는 패륜에 맞서 방어한 입장이라고 봐야 할 사안을 두고 

왜 이렇게 이상한 방향으로 여론이 흘러가는지 그저 어안이 벙벙할 뿐.


그러다 우리 국민의 상당수가 난독증이 있다는, 즉 문해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아~ 했다.

보통 성인이 되고 나면, 한번 옳거나 그르다고 판단하고 나면 어지간해서는 바꾸려 하지 않는다.

이것이 진실과 합치되는 경우에는 별로 문제될 것이 없다. 문제는 그 반대의 경우.

대표적인 케이스가 "타진요". 그들에게 진실은 무의미했다. 내가 내린 판단이 더 옳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것과 다른 그 모든 것은 다 "의혹"이며 또 다른 진실 규명이 필요한 사안일 뿐.


이재명의 패륜 쌍욕 사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일부 언론과 반대파에 의해 거꾸로 왜곡된 진실이 사실인 양 널리 전파되었다.

그리고 인터넷 대중들은 그것을 비판없이 받아들였다. (스스로는 각자 비판적으로 수용했다고 하지만...)

심지어 녹취록 전문까지 공개된 마당에 그것조차 듣고 싶은 부분만 골라 들었다.

이건 정치 성향의 문제도 아니다. 수구부터 진보까지 두루 욕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번 싫다고 결론내고 색안경을 끼고 보기 시작하면 그 다음부턴 모든 것이 그 색으로 보일 뿐.

"아, 됐고! 다 떠나서 정치인이 쌍욕이라니, 인성이 글러 먹었다"고 한다.

곱게 잘 배우신 재벌 2세 마나님께서 하찮은 천민 노동자 부인에게 교양없이 못배워서 말이 저모양이라며 

손사래치고 오물 취급하며 경호원에 둘러싸여 피해가는 드라마 장면이 떠오르는 건... 오버일까.


그 다음으로 과거 범죄행위.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음주운전과 무고죄인데, 무고죄의 경우 무고죄가 된 이유가 "검사사칭" 때문이었는데, 

해석하는 입장에 따라 다양한 결론이 가능하겠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당시 정황상 특혜/비리 폭로를 위한 "정의구현" 사안으로 충분히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게다가 이미 벌금형으로 처벌까지 되고 다 끝난 사안인데, 왜 자꾸 언급되는지 이해 불가.

뭐, 그걸로 까는 사람들은 정치적 입장이 달라서 그렇다고 굳이 이해한다면 이해가 안가는 것은 아니다.


음주운전은... 지금이야 길거리 보행 중 흡연 조차도 준범죄행위처럼 보이는 세상이고, 걸리든 걸리지 않든

음주운전은 확실한 살인미수, 범법행위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지만 과거에는 달랐다.

명절 연휴면 술한잔 하고 운전하는 것이 일상적인 일이었고, 

사고만 내지 않으면 한잔 정도 해도 상관없다는 인식이 일반적인 시대였으니까. 

(그래서 문제없다는 말은 아니다. 어쨌든 불법은 불법이니까. 최근 인식이 달라진 이후의 음주운전이었다면 누구에게도 동정받을 수 없는 사안이라는 점에서는 분명하다.)

다만, 그 과거 시절임에도, 사고를 내지 않았어도 음주운전이 걸렸고, 그래서 처벌을 받았고, 

그 일로 사과도 했다. 그런 일을 두고두고 언급하면서 두고두고 깔만한 일인가 하는 의문.


나머지는 더 언급하지 않겠다.

문재인 등에 칼 꽂을 인물인지 아닌지는 관심사도 아닌데다 굳이 언급할 가치도 없고.

그냥 그럴 것 같다는 얘기 외에 무슨 근거도 없는 말들에 무슨 언급이 필요할까.




우리가 종교 지도자를 뽑는다면 위에 언급된 두가지가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성인과도 같은 고고하고 훌륭한 성품을 가진, 그러면서 과거도 깨끗한 인물. 

엥? 정치인한테 그런 것을 요구한다고? 제정신인가? 그런 인물이 정치계에 실존한다고?


아 그러고보니 있긴 있다. 문재인.


그러나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우리 정치사뿐만 아니라 세계 정치사를 통틀어 봐도

문재인 대통령 같은 정치인이 독특하지 이재명이 특별한 케이스가 아니라는 점.


정치인은 정치를 잘 하면 된다. 시장은 시정을 잘 보면 되고, 도지사는 도정을 잘 수행하면 된다.

개인 가정사나 성격, 과거행위가 그 역할을 수행하기에 현격한 결격사유가 된다면

그 결격사유를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설득해서 낙선시키면 된다. 그게 아니라면 그냥 두고 볼 일.



ps. 그런데 왜 시의 우두머리는 시장인데, 도의 우두머리는 도장이 아니라 도지사일까?

또, 면의 우두머리는 면장인데, 구의 우두머리는 왜 구장이 아니고 구청장일까?




Posted by 떼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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