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크레온 1~16 - 로크미디어 (2013.03~2014.11)

- 김정률 지음

- "정의감 투철한 낭만 건달 민상. 아내와 아이들을 잃고 처절한 복수를 했으나 사형 선고와 동시에 밝혀진 출생의 비밀은 그를 새로운 세상으로 인도한다! 아버지의 유품인 목걸이를 손에 넣은 순간 자칭 대마법사에 황제라는 아버지의 영혼이 말을 걸어오고 그 목소리를 좇아 차원 이동에 성공하지만…." (책 소개글)

- 주요 등장인물/배경: 조민상(미카엘 아나크레온), 카셀류드, 정슬기, 크리스티나, 쿠르네즈 대륙, 카르카니아, 카르윈, 타밀칼, 카르나스, 엘리스, 드래곤 레니우스, 신성제국, 사티아, 이단심문관, 한종호, 티탄족, 청동거인, 아카디아 혈족, 리콘드리우스(임페리얼 가드), 키카노스 혈족, 노르카디아, 노르크(놀+오크)

- 소드엠페러 이후 한국이 배경으로 나오는 소설은 두 번째인 듯... 차원이동을 하고 중세 판타지가 나오는 설정은 동일하나 조금 특색 있었던 것은 마도제국의 마법 수준이 너무 높아져 위저드(10서클)가 나타났고 그 마법 수준이 드래곤과 동일하거나 더 높은 수준이 되어 드래곤 등 인간 이외의 생명체를 지속적으로 사냥해 거의 멸종 또는 멸종 직전에 이른 세계라는 점. 드래곤과 1대1로 맞짱떠서 이기는 위저드라니 ㄷㄷ

- 김정률표 판타지는 늘 그렇듯 참 재미있다. 군더더기없이 깔끔하고 매끄러운 이야기 진행은 아무나 쉽사리 따라잡을 사람이 없을 듯. 그런데 이번 작품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박감이나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몰입감을 주는 내용은 그다지 없고 전반적으로 다소 밋밋하게 전개된 점이 살짝 아쉽? 애초에 주인공이 워낙 먼치킨급이라 그런가... 아니면 작가의 나이탓인가... 그래도 여타 허접 3류 작가들과는 차원이 다른 필력이라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기본적으로 국어실력, 즉 문장 구사력이 요즘 환생이니 회귀물이니 뭐니 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막 쏟아져 나오는 쓰레기 더미들과는 차원이 다르니 뭐(비교할 걸 비교하라고? ㅋㅋ 하긴...). 다만 군데군데 퇴고가 덜 된 듯 보이는 오타나 기본적인 단어(?) 명칭(?) 오류들은 옥의 티.

- 이 소설에서는 의외로 드래곤이 생각 이하로 허접하게 나온다. 마법의 조종이라면서 광역, 궁극 마법 같은 걸 마음껏 못쓰는 건 그렇다 쳐도 초보적인 공격/방어마법들조차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청동거인에게 허무하게 사로잡힌다거나 빈틈을 노려 쉽게 죽일 수 있을 것 같은 상황에서도 무식하게(?) 마력대결이나 걸려고 한다든지 등... 치밀하지 못한 구성들이 좀 아쉽지만 이야기 전개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너프시켰다고 한다면 뭐... 이해가 안가는 건 아니다. (그러고 보면 김정률 소설에서는 묵향이나 그 아류작들을 통해 일반화된 이미지의 드래곤들과는 달리 드래곤이 잘 등장하지 않거나 등장하더라도 "몬스터"의 범주를 잘 넘어서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 청동거인은 묵향의 청기사 설정을 거의 그대로 카피한 것으로 보이는데, 차이라면 단순 골렘이 아니라 26차원으로 쫓겨간 반신급인 티탄족을 봉인해서 그 능력을 마법사나 기사가 각각에 맞게 쓸 수 있다는 점이 살짝 다른 정도? 마지막까지 티탄족 떡밥이 제대로 회수되지 않고 흐지부지 끝난 것 같은 건 좀 아쉽지만 흐름 전개상 아카디아 혈족이 체술(유도)을 익혀 결국 주도권을 다시 쥐게 되는 것으로 가게 될 것으로 보이긴 한다. 다만 끝에 조금이라도 살짝 언급이 있었으면 좋았을 뻔.

- 읽다보다 발견한 재미있는 특징 하나... 사람이나 국가, 영지 명칭에 카르- 카니- 크리- 쿠르- 등의 ㅋ 발음이 유난히 많다. 그러다보니 읽으면서도 되게 헷갈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용케 끝까지 헷갈리지 않고 잘 구분해서 쓴 작가의 철저한 캐릭터 구분은 진짜 존경할 만 하다. 얼마나 헷갈렸을까 ㄷㄷ

- 아직 읽지 않은 김정률 작품은 한두 개 정도 남아 있는 것 같은데 마저 읽어야겠다. 전혀 돈이 아깝지 않다. 인터넷에 널려있는 수많은 악플에도 불구하고 김정률은 여전히 건재하다. "솨라있네~"




Posted by 떼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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