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다음의 두 링크를 보면,

>> 참조1: 확률과 통계 | EBSMath - 즐거운 수학 - https://www.ebsmath.co.kr/resource/rscView?cate=10097&cate2=10163&cate3=10171&rscTpDscd=RTP14&grdCd=MGRD02&sno=26435&type=S&historyYn=study

 

[EBSMath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여러분은 학교에서 자리를 바꿀 때 어떤 방법으로 바꾸는 것이 가장 좋은가요? 등교하는 순서대로 앉기, 좋아하는 친구랑 앉기, 키 순서대로 앉기 등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제비뽑기

www.ebsmath.co.kr


>> 참조2: 복불복 제비뽑기, 먼저 뽑는 것이 유리할까? - 재미있는 과학이야기 | LG사이언스랜드 모바일 - http://m.lg-sl.net/mobile/sciencestory/sciencestorylist/readScienceStory.mvc?storyId=ALMA2019100002

 

복불복 제비뽑기, 먼저 뽑는 것이 유리할까?

복불복 제비뽑기, 먼저 뽑는 것이 유리할까?

lg-sl.net


똑같이 하나씩 뽑는다면 먼저 뽑으나 나중 뽑으나 $ \frac{1}{n} $로 당첨 확률이 같다는 게 수학계의 정설이다.

그런데, 전체의 관점에서 보지 않고 각 순번의 입장에서 독립적으로 보면 좀 다를 수 있다. (이걸 심리의 문제라고 해석하는 게 일반적인데, 과연 그런가 생각해 보자.)

1순위의 경우 확률은 고정이다. 예를 들어 공 3개 중 1개만 당첨공이라면 1순위의 경우 $ \frac{1}{3} $ 확률은 고정으로, 셋 중의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오로지 본인의 자유의사에 의한 것이며 오롯이 본인의 선택에 의해 결과가 정해지게 된다.

그러나 2순위의 경우는 앞선 1순위의 당락에 영향을 받는다. 1순위자가 당첨되어 버리면 그 순간 추첨이고 뭐고 끝이다. 선택할 확률 자체가 없어지는 것. 즉, 1순위자가 탈락한 경우에는 확률이 $ \frac{1}{2} $로 올라가지만 1순위자가 당첨된 경우에는 확률이 0인 것으로, 이것을 단순히 $ \frac{2}{3} \times \frac{1}{2} = \frac{1}{3} $이라고 앞선 1순위자와 당첨 확률이 똑같다 할 수 있을까? (2순위자에게도 공3개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똑같이 주어지는 것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느껴질 것이다.)

여기에 단순 순차 확률 계산의 함정이 있다.

2순위자에게 주어지는 $ \frac{2}{3} \times \frac{1}{2} $ 확률 중 뒤의 $ \frac{1}{2} $ 확률은 추첨에 참여하여 본인의 자유의사로 선택할 수 있는 확률이지만 앞의 $ \frac{2}{3} $는 자신의 선택여부와 무관하게 그냥 주어지는 고정값의 확률로, 추첨에 참여도 하지 못한 채 그냥 빈 손으로 집에 가거나, 아니면 $ \frac{1}{2} $ 확률로 추첨을 할 수 있거나의 경우가 갈리는 참여 기회 자체의 문제가 되는 것이다. 즉, 추첨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의 확률이 100%에서 66.7%로 줄어들게 되는 상황인 것. 물론 추첨에 참여만 할 수 있게 된다면 당첨 확률은 $ \frac{1}{2} $로 훨씬 올라가게 되지만 그 참여의 기회 자체가 $ \frac{2}{3} $로 줄어들어 버린 것이다. 이것은 애초에 $ \frac{1}{3} $ 당첨 확률이 주어진 것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으로, 추첨에 참여할 자격을 확률로 먼저 계산하여 심판받게 되는 장외 예선투표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것도 본인의 자유의지나 선택에 의한 것이 아니라 강제로 주어지는 상황인 것. 즉 앞선 1순위자의 추첨 결과에 따라 $ \frac{2}{3} $ 확률로 장내에 입장할 수 있든가 아니면 $ \frac{1}{3} $ 확률로 투표함 안에 있는 공에는 손도 못대보고 되돌아가야 하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3순위자의 경우는 더욱 극적으로 아이러니해 진다. 앞 두 순위자가 모두 탈락하지 않으면 아무런 기회도 없으며, 심지어 모두 탈락하게 되는 경우에도 본인의 선택과 무관하게 자동으로 당첨되어 버리는 것으로, 그 과정 어디에서도 그 어떤 선택의 여지도 없다. 이게 뭐람? 날벼락이든 돈벼락이든 어쨌든 벼락뿐인 것이다.

한 가지 예를 더 들어보면 더 명확해 진다. 바로 러시안 룰렛.

6연발 리볼버 권총을 가지고 6명이 돌아가면서 한번씩 방아쇠를 당긴다면 총알이 발사될 수학적 확률은 6명 모두에게 $ \frac{1}{6} $로 같다. 그런데 실제로 그런가? 첫 번째 사람이 쏘지 않고 무사히 넘어간 경우 두 번째 사람에게는 $ \frac{1}{5} $의 확률로 총알이 발사될 확률이 올라간다. 그런데 첫 번째 사람이 이미 쏴버렸으면 더 이상 방아쇠를 당길 필요가 없다. 이 두 번째 사람에게는 안 해도 되든가, $ \frac{1}{5} $ 확률이든가, 둘 중의 하나일 뿐이다. 마지막 여섯 번째 사람은 자기에게까지 차례가 올 확률(총알이 발사될 확률이 아니라)은 $ \frac{1}{6} $로 극히 낮지만 자신의 차례가 되면 그저 100% 확률로 발사될 뿐인 것이다. 자신에게 차례가 돌아오지 않은 경우, 확률은 그저 숫자였을 뿐,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경우의 수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자신의 차례가 된 순간부터 확률은 의미를 가진다. 즉, 매 순번 새로운 확정 확률을 가진 게임이 되는 것이다. 첫 번째 사람과 마지막 사람의 죽을 확률이 과연 같은가? 선택할 수 있다면 마지막 순번을 선택하지 않겠는가?

하나 더, 로또의 예를 들어보자.

1, 2, 3, 4, 5, 6이 당첨될 확률과 랜덤 숫자 여섯 개가 당첨될 확률은 수학적으로는 같다. (심지어 이전 회차에 1등 당첨된 숫자가 다시 당첨될 확률 역시 같다.) 그러면 매번 머리 아프게 숫자 계산하고 과거 이력 찾아보고 할 필요없이 1, 2, 3, 4, 5, 6을 항상 고르는 것이 여러모로 더 낫지 않을까? 그러나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우리는 이미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1, 2, 3, 4, 5, 6 조합은 최소한 814만 번, 아니 그 수 십, 수 백 배 이상으로 반복한 이후에야 한 번 나올까 말까한 매우 희귀한 번호 조합일 뿐이라는 것을. 수 천만 번 회차가 반복 누적된 이후에야 각 숫자 조합의 평균이 엇비슷해질 뿐, 몇 십~몇 백 번 해봐야 절대 나오지 않는 숫자 조합인 것을 경험적으로 알기 때문에 절대 그런 숫자 조합을 고르지 않는다. 비논리적인 궤변인가?

조금 더 궤변스럽게 비약하자면 이렇다: (우리은하가 어딘가로 이동하지 않고 멈춰서 가만히 자전만 하고 있다는 가정하에) 태양은 $ 217km/s $의 속도로 우리은하 주위를 돌면서 날고 있고 지구는 그 태양 주위를 $ 30km/s $의 속도로 돌면서 날아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나는 지구 위를 겨우 $ 1 $~$ 1.5m/s $의 속도로 걷고 있을 뿐이다. 내가 이 우주 공간에서 움직이고 있는 속도가 얼마이든 그 어마어마한 속도가 내게 의미가 있을까? 달리 말하면, 우주의 한 고정 시점에서 보면 내가 움직이는 속도가 최소한 $ 237km/s $이니, 거기에 $ 1m/s $ 더 빠르거나 느린 것은 오차 범위 내에서도 극히 미미한 숫자일 뿐, 결국 아무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 1m/s $의 속도로라도 걷지 않는다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까? 지구 공전속도가 어느 순간 조금 더 빨라져서 일시적으로 $ 30.001km/s $가 되었다 한들 내가 멈춰 서 있다면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는 것은 역시 마찬가지다. 즉, 게임 전체의 관점은 내 입장과는 별 관계가 없다. 즉, 앞사람이 탈락할 확률은 내게 있어서는 의미가 없다. 앞사람이 당첨된 순간 나는 게임에서 완전 배제되는 것이고, 앞사람이 탈락하는 순간 나는 그제서야 확률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즉, 내가 추첨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오직 0 또는 1이며 내게 의미있는 확률은 추첨에 참여해서 공을 집어드는 순간 생기는 것이다!

추첨의 결과인 당첨만이 목적이 아닌, 추첨이라는 게임 자체를 즐기고 참여하고 싶은 인간(호모 루덴스Homo Ludens)의 입장에서는 추첨기회가 100% 주어지는 1순위자가 되고 싶은 것이 당연하며 인지상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추첨이라는 게임 자체에는 아무런 의미부여도 하지 않고 오직 당첨 결과만이 중요한 사람도 드물지만 있을 수 있지만.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선택의 자유를 누리고 싶은 것, 그것이 바로 수학 확률로는 절대 이해할 수도, 해석할 수도 없는 인간 사회에서 벌어지는 앞순위 다툼의 절대적인 이유다. (결국 심리의 문제인가?)

 

결론:

추첨 게임, 즉석 추첨을 할 때는 어쩔 수 없이 순번을 정해 순서대로 선택하게 된다. 그러나 그럴 때라도 즉시 바로 결과를 까보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 순번까지 모두 선택을 마친 후에야 당첨 여부를 확인하도록 게임 운영의 묘를 발휘한다면 모두가 추첨에 참여하게 되는, 기본적인 선택의 자유를 행사하게 되는, 가장 이상적인 방식이 되겠다.

어찌보면 추첨은 양자물리학과 비슷하다. 관측되기(까보기) 전까지는 1등은 모두에게 가능성으로 존재하고 있으며, 존재해야 한다. 즉, 개표 전까지는 모두가 1등이 될 기회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게임이지.




Posted by 떼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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