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해 여름도 지나고... 대전-논산 공사현장을 바쁘게 다닌 후 어느날 보니 자전거가 없어진 것이 아닌가! 출장간 회사 건물 앞마당 자전거 거치대에 주차(?)를 잘 해놨었는데 없어진 것. 누가 봐도 100% 내부자 소행이 틀림없었지만... 결국 범인도 못잡았고 자전거도 못찾았다. 털썩. (허허벌판에 벤처회사 건물들만 띄엄띄엄 있는데 하루종일 있어봐도 해당 회사 직원들(대부분 자동차를 타고 다녔다) 말고는 주변에 지나가는 사람 하나 없는 동네였다. 그러니 당연히 내부자 소행이라 단정할 수밖에... 그렇지만 범인이 스스로 자수하지 않는 한 찾기란 애초부터 불가능한 것이었다...)

 

이것이 바로 그 문제의 자전거... 어디갔니 내 자전거야... 흑흑


    낙심한 와중... 뚜벅이로 걸어다니면서 두리번 두리번 자전거를 열심히 찾아다니던 나날이 1년 이상 계속 되었고, 한 해가 더 지난 어느 초가을날, 우연히 갑천 지류 하천 다리 아래에 반쯤 물에 잠겨 버려진 자전거를 발견했다! 잃어버린 내 자전거와 똑같이 생긴 저렴이 철티비!! 순간 내 자전거가 다시 나타난 줄?!! 그런데 자세히 보니 바퀴 사이즈가 달랐다. 기존 내것은 27인치 바퀴였는데 버려진 자전거는 24인치. 나머지 21단 기어와 색깔 등등은 비슷했다.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모델이라 그랬으리라.

    아무튼 버려진 것이 확실한 그 자전거를 주워서 숙소로 끌고 갔다. 앞뒤바퀴 타이어는 모두 펑크가 나 있고 심지어 앞바퀴는 휠이 크게 휘어져 있어 그냥은 탈 수 없는 수준이었지만 그래도 그게 어딘가. 마침 출장을 마치고 서울로 복귀를 하게 되어 세간살이 이삿짐 복귀 트럭에 실어 보낼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을까 불행이었을까?

    서울로 돌아오자마자, 자전거는 동료 직원이 집으로 실어 날라줬고... 당시 돈도 궁했지만 DIY가 유행하던 시절이라 자전거 수리점을 가는 대신 인터넷으로 앞바퀴 휠과 타이어 2개, 그리고 기타 공기주입기 등등 자전거 용품들을 주문했다. 이때가 아마 자전거 수리 DIY 첫 시도였던 것 같다. ㅜ.ㅜ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렴이 철티비 수리는 DIY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바퀴 분해/조립이 미친듯이 힘들다! 뻰찌 및 바이스 프라이 같은 도구가 있어도 너무나 힘이 들어 돌아가질 않는다! 수십 분 악전고투 끝에 간신히 앞·뒤 바퀴 탈거에 성공... 이후부터는 인터넷 블로그 글을 참조해서 어찌어찌 원활하게 교체 및 조립 등등 마무리했지만 마지막 조립 이후 기어 조정 및 브레이크 조정/캘리브레이션이라고 하나? 좌우 균형 맞추는 작업 역시 초보자가 하기엔 상당히 난이도가 높은 작업이었다... 왠만하면 돈 좀 들더라도 자전거 수리점에 맡기는 것이 정신건강에 매우 이로울 것이다 라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바이다! (그런데, 여기서 함정... 자전거점에 가봤자 저렴이 철티비는 어느정도 수준 이하의 상태면 수리하느니 차라리 새로 사라고 한다는 거...)

    이후 10년이 넘도록 타이어 한번 교체한 것을 빼면 지금껏 쌩쌩하게 우리집 1호 자전거로 활약했던 자전거... 그런데 사진은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많이 찍었을텐데... 왜 없을까...



Posted by 떼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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