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에서 말터(http://www.malteo.net/)라는 사이트를 통해 우리말 다듬기를 계속하고 있다.
물론 당장은 어떤 법적인 규제 같은 것이 있는 건 아니지만, 결국 여기에서 정해진 말들이 대한민국 표준어가 되어 온 사례들을 보면 그리 예사롭지 않은 일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 이 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투표"라는 행위에 의해 결정되는 점은, 솔직히 좀 그렇다.
말이라는 것 자체가 다수의 사용자에 의해 선택된다는 점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터 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투표"라는 것이 찜찜하다는 얘기다. 과연 대한민국 일반인들의 생각이 대변된다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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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각설하고...
최근에 듣거나 써왔던 말들 중에 이건 좀 아니지 않나... 했던 말들이 바로잡혀 올라와 있는데,
나름 훌륭하게 바로잡힌 것 같다. 한번 옮겨본다.
레시피 → 조리법
핫이슈 → 주요쟁점
킬힐 → 까치발구두
패키지 → 꾸러미
패키지상품 → 꾸러미상품
이 중 레시피는 내가 이전에 쓴 글에서도 지적했지만(http://thermidor.tistory.com/414) 정말 갑작스럽게, 불필요하게 사용된 말이었다고 생각한다. 위 사이트에서는 댓글로 누군가가 "조리법"에 대해 딴지를 걸어놨는데, 그 사람에게 묻고싶다. 그럼 대체 "레시피"가 "조리법"과 다른 점이 뭐냐고. "조리법 + 조리본"? 이건 웃기는 소리다. "레시피"는 정확히 "조리법"에 해당하는 말이다. 레시피에 대체 무슨 알 수 없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걸까?
그런데, 나머지 글들, 대표적으로, 인터넷/컴퓨터와 관련된 용어들은... 좀 그렇다. 아무리 해도 고쳐 쓰고 싶은 마음이 전혀 들지 않는다.
누리틀, 누리글, 손누리틀, 누리터, 누리터쪽그림, ...
일단 "누리"라는 말 자체가 너무 일상생활과 동떨어져있는 말인데다 인터넷/컴퓨터라는 의미와 바로 연결되지도 않아, 이렇게 바꿔 쓰기가 자연스러워지지 않고 지독히 억지스럽다. 충분히 대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는 말이다. 내가 보기엔 실패작들이다. 일부 신문에서까지 이런 표현으로 고쳐 쓰고 있기는 하지만 내가 보기엔 더 이상 확대되지도, 공감되기도 힘들 것 같다. 뭔가 좀 더 그럴 듯한 다른 대체어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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