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패밀리 - 문학동네 (2013-01-21)


- 고종석 지음


- "저널리스트, 에세이스트, 언어학자로서 여러 방면을 통해 유려한 글쓰기에 매진해온 소설가 고종석의 세번째 장편소설. 장편소설 <독고준> 이후 삼 년 만에 펴내는 소설로, 우리가 일상적으로 가장 친근하고 가깝다 여겨온 '가족'이라는 존재에 대한 근원적 회의를 날카롭고 서늘하게 그려냈다. 


겉으로 보면 아무 문제 없이 평온해 보이지만 비극적인 역사를 지나온 한 가족의 이야기를 통해, 당연하다 믿고 있는 핏줄에 대한 끈끈한 애정과 탄탄한 연대의식이 자세히 들여다보면 얼마나 허망하고 위선적인 것인지 이야기한다.


소설은 출판사에서 편집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한민형의 목소리부터 시작해, 아들이 일하는 출판사의 사장인 아버지 한진규, 고등학교 역사교사이자 어머니인 민경화, 한민형의 처이자 고등학교 수학교사인 서현주, 한민형의 동생인 한영미와 한민주, 대학 후배인 이정석, 장모인 강희숙, 딸 한지현,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금은 세상을 떠난 한민형의 누나 한민희까지 모두 화자로 나서 각자의 사연과 감정 들을 토로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알라딘 책 소개글)


- 목차

한민형 (1980~) … 007

한진규 (1950~) … 039 

민경화 (1953~) … 063

서현주 (1977~) … 079 

한영미 (1983~) … 102 

한민주 (1983~) … 120

이정석 (1982~) … 140

강희숙 (1951~) … 154 

한지현 (2006~) … 177

한민희 (1977~2006) … 184

가족들에게 … 204


- 처음 부분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반전 소설인가?' 였다. 이거 감상문을 쓰면 틀림 없이 스포가 될 수밖에 없는데, 계속 써야 할까, 쓰지 말아야 할까? 젠장... 아슬아슬 줄타기 한 번 해 보지 뭐.


- 중간 부분, 서현주 챕터에서 "꼬마"라는 단어가 나올 때부터 이미 결말을 짐작했다. 이 소설이 전혀 해피하지 않고 언해피(Unhappy)한 소설이라는 걸. 근친상간... 어떻게 보면 영화 [올드보이]와도 유사한. 언뜻 든 생각은, 고종석이 이런 소설을 쓰다니 의외이기도 했고 유감이기도 했다.


- 뭐니뭐니해도 고종석의 국어 구사력은 정말이지... 끝내준다! 참으로 맛깔나고 신선한, 그러나 오랫동안 잊혀졌던 표현들이 와르르... 위 소개글 표현대로 "유려한" 문장들이 계속 줄 지어 나온다. '글은 이렇게 써야 한다' 라는 걸 보여줬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는 의미는 충분하다. (그런데 책 두께와 내용에 비해 가격은 좀 쎄다... -_-a)


- 마지막 한민희 챕터에 나오는 "백합" 이야기가 의미심장하다. 굳이 그 부분이 없더라도 전체적인 내용과 결말을 짐작할 수는 있지만 확실하게 '그렇구나' 라는 걸 못박아 주는 징표? 고종석이 내심 독자들에게 던지는, 사회의 관습과 고정관념을 깨라는 의미의 일종의 메시지?


- 그래서, 어쩌라는 거지? 무슨 얘기가 하고 싶었던 걸까? 이 책에서, 고종석은. 위 소개글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21세기 가족 간의 애정과 연대의식이라는 것들은 모두 허망하고 위선적일 뿐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자유주의의 종착지인 듯 보이는 미국식 가족주의 역시 그 이면을 들여다 보면 위선과 허망함으로 가득 차 있을 뿐이라는...? 언제는 안 그랬던가? 왜 하필 지금 이 시기에... 혹시 가족, 결혼 같은 것이 불필요하다는 주장을 은연중 하고 있는 것일까? 급진적 자유주의자로서? 잘 모르겠다. 헷갈린다. 좀 더 생각해 봐야겠다.




Posted by 떼르미
,


자바스크립트를 허용해주세요!
Please Enable JavaScript![ Enable JavaScrip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