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인물과 사상 2003년 6월호 - 인물과 사상사 (2003-06) (읽음: 2003-06-12 05:48:17 PM)

- 항상 월간지를 보면서 느끼는 생각은, 그때그때 현상보다 두 달은 족히 늦은, 그런 케케묵은 듯한 일들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나 사회적인 이슈 같은 부분은 더욱 그렇다. 거꾸로 생각해본다면 이건 그만큼 이 사회가 빠르게 급변하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할 것이다.

- 인물과 사상에서 점차 우향우적인 냄새가 풍겨나오고 쓰잘데기없어 보이는 논쟁들이 주된 화두로 자리 잡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든다. 강준만 교수의 직설화법-독설은 여전히 위력을 발하지만 이미 식상해버린 것일까. 아니면 너무나도 이 대한민국이라는 사회가 상식조차도 통하지 않을 만큼 뒤쳐진 탓일까. 

- 5.18 광주학살... 민주당 리모델링에 대한 비판... 건설 마피아 이야기... 딱히 나에게 와 닿는 주제가 없다. 

- 박노자의 나혜석 탐구는 나름대로 독창적이면서 재미있었다. 일제시대의 급진적인 신여성... 으음... 

- 딱 한 대목, 접어두어야 할 필요를 느낀 곳이 있다. 

"...개혁당 집행위원인 유시민은 '해일이 일고 있는데 조개 줍고 있다'라는 글을 게시판에 올렸다. 조개라..., 참으로 발칙한 표현이다. 그래, 맞다. 우리는 여성을 인간으로 바라보는데 인색한 '발칙한' 한국인이지." (p. 98) 

유시민이 어떤 의미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정확히 이해가 되진 않지만 꼭 그런 식으로 여성을 비하하는 뜻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었던 것인지 상당히 의아심이 든다. 물론 유시민을 두둔하는 것도, 지역구 의원 선거라는 나름대로의 '큰 일'을 위해 내부의 여성 성폭력 문제라는 '작은 일'은 희생되어도 좋다는 이야기도 아니다. 지금껏 그런 식으로 희생되어야 했던 일들이 어디 한 두 가지인가. 그 문제는 그 문제대로 풀어나가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그것을 꼭 여성 비하적인, 여성 차별적인 발언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느냐 하는 것이다. 내가 느끼기엔 다분히 필자의 여성주의적 강박관념이 그러한 억지, 과장 해석을 불러온 것 같다. 그렇다면, '작은 일'을 위해 '큰 일'을 희생하는 것이 옳다는 말인가? 그건 아니지 않은가. 그런 식으로 이분법적인 생각을 가지고 문제를 대할 때 반드시 위와 같은 곡해와 쓸데없는 소모적인 시비가 생기는 것이 아닐까... 





Posted by 떼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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