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호... 걔는 도대체 안끼는데가 없냐? 뭐냐... 깐돌이냐? 여기도 깐죽, 저기도 깐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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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http://www.hani.co.kr/arti/SERIES/189/342963.html

 

‘1억1400만원’의 정치학 
강준만칼럼 
2009-03-08

 

운전면허가 없는 덕분에 자주 ‘택시 민심’을 청취한다. 지금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는 ‘미디어 관계법안’에 대한 택시 기사들의 생각은 어떨까? 그들은 ‘정권의 언론장악용’이라거나 ‘정권과 재벌·보수신문의 구린내 나는 유착’이라는 비판에 공감하면서도 ‘1억1400만원’에 더 분노하는 모습을 보였다.

 

‘1억1400만원’의 저작권자는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이다. 자나깨나 부르는 그의 ‘히트송’이 되었다. 그는 지난 2월13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도 그 노래를 불렀다. 노래 가사의 주요 내용은 이렇다.

 

“MBC의 복리후생 혜택이 지나치다. 연차보상비 규정, 자녀의 학자금 지급, 건강진단, 연수 규정 등은 일반 회사에 비해 과도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서 MBC 직원들의 실질적 평균 연봉은 1억1400만원에 달한다. 이는 KBS(9200만원)는 물론 민영방송 SBS(1억1000만원)보다도 많은 것이다. 이런 신의 직장이 또 있느냐.”

 

진 의원의 열혈 팬을 자처하는 보수신문들은 미디어법에 대해 찬성 주장을 펼 때마다 이 노래를 불러 제낀다. 그것도 아주 교묘하게 실업 문제와 연결시켜 서민 대중의 분노를 촉발하려는 수법을 쓴다. 예컨대 <동아일보> 3월5일치에 실린 ‘우수 대졸자 일자리 빼앗는 미디어법 반대세력’이라는 제목의 사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이는 평균 연봉 1억1400만원을 받으면서, 파업 중에도 방송에 지장이 없을 만큼 인력이 남아도는 MBC만이 할 수 있는 소리다.”

 

미디어법이 일자리 2만개 이상을 만들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한 반박을 재반박하면서 한 말이다. 문화방송 쪽은 그게 아니라고 부인하지만, 이 노래에 대한 반박의 노래는 거의 들리지 않는다. 박성제 언론노조 문화방송 본부장은 지난해 말 <미디어오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울분을 토로했다.

 

“진 의원은 연봉을 계산하는데 퇴직급여에다 관리비용까지 합산했다. 그런 식으로 계산하는 연봉은 없다. 1억원이 넘는 사람은 20년 이상 근무한 선배들에 해당하는 얘기다. 일정기간이 지나면 임금피크제 때문에 임금 깎인다. … 파업하는 사람들이 연봉이 1억이 넘는다는 주장은 허위사실일 뿐 아니라 악의적 명예훼손이다.”

 

불행하게도 미디어법 반대쪽은 그런 ‘악의적 명예훼손’의 덫에 갇히고 말았다. ‘1억1400만원’이 ‘악의적 명예훼손’이라 하더라도, 문화방송의 급여가 풍족한 건 분명한 사실 아닌가. 이건 미디어법이라는 주제와 아무 상관이 없는 것 같지만, 서민 대중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돌이켜보자면, 비극의 씨앗은 노무현 정권 시절에 뿌려졌다. 그토록 말 많은 대통령이었건만, 노 전 대통령은 단 한 번도 공기업의 ‘풍요’와 ‘도덕적 해이’에 대해 쓴소리를 한 적이 없다. 자신의 측근 인사나 대선 공신들이 모든 공기업의 상층부를 점령하고 있었기에 ‘우리 편’이라는 정략적 판단을 했으리라. 시민사회단체나 지식인들도 마찬가지였다. ‘한자리’ 차지해볼까 하고 기대한 이들이 너무 많았던 탓인지 이 문제에 대해 굳게 침묵했다.

 

그 결과 공기업은 주요 개혁대상으로 떠올랐고, 이명박 정권은 그 분위기를 이용해 공영 미디어마저 ‘토건국가’의 하부시스템으로 전락시키려는 프로젝트를 큰소리치며 추진하게 된 것이다. 큰일 났다. 서민 대중은 미디어법 찬반 양쪽 모두를 불신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는 ‘정권의 언론장악용’이라거나 ‘정권과 재벌·보수신문의 구린내 나는 유착’이라는 비판만으론 넘어서기 어려운 장벽이다. 긴박한 상황에서도 투철한 자기성찰과 그에 따른 새로운 대안 제시는 꼭 필요하다.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Posted by 떼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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