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문: "집권 한달만에 이 모양... 앞으로 5년이 걱정"
언론 일제히 '이명박 리더십' 비판…<동아>는 '국민 탓'?
2008-03-25 오전 11:02:49
언론들은 25일 권력 투쟁으로 전개되는 한나라당의 공천 파문을 두고 일제히 '이것이 집권 초기 여당의 모습이냐'고 꼬집었다.
총선을 앞둔 상황을 염두에 두더라도 취임 한 달만에 여당 내의 권력 투쟁이 극에 달하며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는 사태는 정치사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탓. 대다수 언론은 이런 사태를 초래한 핵심 원인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리더십을 꼽았다.
"흡사 정권 말기를 보는 듯하다"
전날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력 부재를 질타했던 <조선일보>는 25일에도 같은 주제로 평소 분량의 두배에 달하는 사설을 내보냈다. 사설 행간 곳곳에는 이대로라면 한나라당의 총선 압승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깔려있다.
이 신문은 "과거 같았으면 신임 대통령의 권위와 정권의 힘이 하늘을 찌를 때인 집권 초의 여당이 이 모양이다. 집권 한 달 만에 정권의 앞날을 걱정하는 말이 나오게도 됐다"고 질책하면서 "한나라당이 이 지경이 된 이유는 대통령의 사람들이 한나라당을 '이명박당'으로 만들려고 무리수를 둔 탓"이라고 짚었다.
이 신문은 "한나라당이 민심을 되돌리려면 지금이라도 잘못된 건 잘못됐다고 시인하고 그걸 바로잡을 처방을 내놓아야 한다"며 "지금의 여론조사 수치와 한나라당이 4월 9일 받을 성적표가 같을지 다를지 지켜볼 일"이라고 경고했다.
<중앙일보>도 '한나라당 권력투쟁 빨리 수습해야'라는 장문의 사설에서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새 정권답지 않게 정치적으로 무능하고 칙칙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며 "공천 파동이 권력 투쟁으로 비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를 조정할 정치적 리더십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청와대는 한나라당에 미루고 당은 대통령 눈치만 살피고 있다"며 현 여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이 신문은 "한 달도 안 돼 맞이한 집권세력의 일대 위기에 이제 이 대통령이 발언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지난 한 달은 국민에게 기대보다 걱정을 더 많이 끼친 시기였다. 정책과 인사·공천의 3중 실패라는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앞으로 5년의 험난하고 혼란스러운 국정이 염려스럽다"고 했다.
▲<한겨레> 장봉군 화백은 24일 한나라당 공천으로 나타난 이명박 대통령의 리더십 부재를 꼬집었다. ⓒ한겨레
<경향신문>도 "이번 이명박 정권처럼 출범한 지 한 달 만에 거대한 파열음을 낸 경우는 한 번도 없다"며 "민심 이반의 원인은 인사실패와 공천 실패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 신문은 "이명박 대통령이 결국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며 "지금이라도 이 대통령은 사태가 이 지경까지 이른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부적격 판정을 받은 각료나 기관장 등을 과감하게 정리해야한다. 공천 파동에 대한 책임 소재도 분명히 가려야 한다. 이상득 부의장의 사퇴는 그 최소한의 조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도 "흡사 정권 말기를 보는 듯하다. 요즘 벌어지는 집권여당 내부의 극심한 권력투쟁 양상을 보면 이게 출범한 지 한 달 밖에 안 된 새 정부의 집권여당 모습인지 의문스러울 정도"라며 "이런 정부와 집권여당이 과연 경제 활성화와 국민 통합 같은 산적한 난제들을 해결할 국정 수행 능력과 비전, 그리고 리더십을 갖고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역시 <동아일보>, "국민들이 작은 잘못에 민감하게 반응"
한편 <동아일보>는 사설에서는 "한심하기 짝이 없다"며 한나라당의 공천 파문을 비판하고 이상득 국회부의장, 이재오 의원, 이방호 사무총장 등을 겨냥해 '결자해지'를 촉구하면서도 나란히 내놓은 배인준 논설주간의 칼럼에서는 '이명박 정부는 좋은 정부이나 작은 잘못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는 논지를 펴 이 신문의 정체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배인준 주간은 이날 '이 대통령에게 쓰지만 좋은 약'이라는 칼럼에서 "야당이 된 통합민주당과 언론·문화·체육계 등의 좌파정권 식객 세력은 자기네 10년의 잘못보다 이 정권 3개월의 문제를 더 크게 부각시키는 데 상당히 성공하고 있다"며 "(여권은) 명실상부한 정권 교체는 못한 상황에서 정권 내 정적 치기에 바쁜 꼴"이라고 했다.
그는 "내가 보기에 이 정부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잘 들어선 정부다. 전 정부가 보여준 것과 같은 국정 운영의 아슬아슬함은 많이 줄었다"라고 높이 평가하면서 "그럼에도 국민은 정부가 큰 흐름에서 잘하는 것보다 작은 잘못을 저지르는 것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국민들은) 지난날의 고통은 어느덧 잊고 새 정권의 허물을 확대해서 본다"고 애먼 '국민 탓'을 했다.
그는 "그렇다고 정부가 이런 국민을 탓해서는 안된다. 어느 정권이건 일단 권좌에 오르면 싫건 좋건 '내 탓'부터 해야 한다"는 당부를 내놓으면서 이 대통령에게 "꼭 지난날의 심복이나 후견인이 없더라도 안정된 정치를 할 수 있다", "세대교체를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는 당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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