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내 애증의 고향.


TK, 고담 시티, 불볕 더위, 지하철 참사, 새누리당 텃밭...

이런 좋지 않은 수사로 가득한 곳이지만

어쨌거나 내 어린 학창 시절을 송두리째 보낸 곳이자 현재까지 부모님이 살고 계신 곳.


해마다 두어 번씩 가는 대구,

집에서 멀지도 않은 곳이지만 지금껏 한번도 들르지 않았던 동네 언덕 위 효신 초등학교.


지난 5월 초에 아버지 생신을 맞아 대구에 방문한 김에

처음으로 온 가족이 운동 삼아, 나들이 삼아 학교에 들러봤다.





원래 이곳은 학교가 세워지기 전에 머리 높이보다 더 자란 이름 모를 풀밭이 무성한 야산이었다.
동네 꼬마들이 떼지어 가서 곤충도 잡고, 머리 위 독수리(매?)를 피해 숨기도 하고, 전쟁 놀이도 하던 곳.
그 야산 꼭대기 부분만 대충 평평하게 다져 지은 초등학교.

전체적인 학교의 외관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차이가 없다...

왼쪽으로 무슨 문화관 같은 새 건물이 하나 들어선 것을 제외하면 하나도 변한 것이 없는 듯.

심지어 스탠드 위의 천막까지도 기억 속 그대로인 듯 하다.





정글짐도 나 어릴 적 있었던 예전 그대로. (물론 새로 설치했겠지... 설마 30년씩이나...)





철봉도 그대로, 철봉 주변 모래둘레 폐타이어도 그대로. 나무들도 예전 그 나무들이겠지...

어찌보면 세월이 비켜 지나간 듯, 예전의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그런데,

학교 본관 각 교실 유리창에 붙은 표지판을 자세히 보니, 교실들이 많이 바뀐 듯 하다.


나 어릴 때는 한 학년에 60명 가까이씩 총 15반까지 있어서 교실이 턱없이 부족해

1학년부터 3학년까지던가? 아무튼 저학년 때는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눠서 수업을 했었는데,

지금은 전체 학년이 모두 겨우 4반 아니면 5반까지밖에 없는 듯...


남아도는 나머지 교실들은 무슨 과학실, 실험실 등등 다양한 용도로 전용되고 있는 듯 하다.

심지어 1층에는 어린이집까지 있다! 아... 인구가 정말 많이 줄긴 줄었구나...







돌 틈 바닥 여기저기 구멍을 파 집을 짓고 사는 개미들도 예전 그대로일까?

참, 개미는 몇 년이나 살까?





단상 위에서 바라본 운동장의 모습. 예전엔 없었던, 저 멀리 비죽비죽 솟아오른 현대식 새 건물들과 달리

학교 안은 보이지 않는 세월의 경계벽으로 둘러쳐진 듯 30여 년 전 기억 속 옛 모습과 전혀 변함이 없다.





요즘 대세라는 잔디조차 심지 않은 맨땅 그대로의 운동장 또한 그대로.





"화랑의 상"도 어릴 때 그대로. 저 동상의 주인공이 화랑 관창이던가?






거의 유일하게 많이 변한 곳이 있다면 바로 이곳이 아닐까?

교문에서 학교 본관 건물로 올라가는 길. 이곳만이 2014년, 21세기의 오늘을 느끼게 한다.

옛날에는 없던 경비실도 새로 생겼고, 바닥도 깨끗한 보도블럭으로 잘 포장되어 있다.





학교 뒷편에 아직도 그대로 있는 ??? (이름을 까먹었다. 이게 뭐라고 불리는 거였더라? 세 글자였던 것 같은데...)

백엽상! (수십 번에 걸친 인터넷 검색 끝에 찾았다. 이름이 뭐 이렇게 어렵담? ㅎㅎ)


어릴 때 주번이 된 날이면 아침 점심 하루 두 번씩 온도와 습도를 측정하던 곳.

자물쇠로 잠긴 틈으로 살짝 들여다 보니 저 안에 아직도 온도계와 습도계가 옛날 그대로 들어 있었다.

요즘 아이들도 주번이 되면 이곳으로 온도, 습도를 측정하러 다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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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떼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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