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만능리모컨!!

지난 달, 그러니까 날이 본격적으로 푹푹 찌기 시작한 7월 중순 무렵이었던 것 같다.

하도 더워서 집에 들어가면 집은 더 더워서 에어컨을 켜고 한참을 있어야 시원해지니

집에 들어가기 30분쯤 전에 외부에서 미리 에어컨을 켜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고 찾아본 것이...

최신 에어컨들은 자체에 IoT 모듈들이 탑재되어 있거나 아니면 홈 오토메이션 시스템에 묶이면서 

모바일이나 인터넷으로 제어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는 경우들이 종종 있는 것 같긴 한데

우리집 에어컨은 만 2년쯤 된, 완전 최신이 아닌 어중간한 최신이라 그런 기능은 없다. 

집에도 당연히 그런 시스템은 네버~ 전혀 설치되어 있지 않고.

그래서 뭔가 IR(적외선-리모컨) 신호를 중앙집중식으로 모아서 보낼 수 있는 장치 같은 게 없을까 하고

인터넷을 좀 뒤져보다 발견한 것이 바로 샤오미 만능 리모컨(Xiaomi Universal Remote Controller).

예전에는 휴대폰이나 PDA 등 모바일 장치에 대부분 IR 센서가 달려 있어서

리모컨 앱이 아예 있든가, 하다 못해 리모컨 버튼을 일일이 복사 기능으로 복사해 두면 

유사시 리모컨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무리없이 똑같이 제어할 수 있었다.

(가끔 식당같은 데를 가면 보기 싫은 TV방송 나올 때 스슥~ 채널 돌리기 신공도 구사할 수 있었고.)

그런데 어느 시점 이후부터 휴대폰에서 IR 기능이 빠지더니 요즘은 거의 찾아볼 수도 없다.

그런 추세가 반영된 것인지, 틈새시장이 생겼다.

바로 와이파이로 접속해서 IR 신호를 대신 내보내주는 장치들이 우후죽순 생겨난 것.

샤오미 만능 리모컨도 바로 그런 제품이었다. 그것도 저렴한!

심지어 기본 연결 및 설정을 와이파이로 하다보니 원격으로 외부에서도 제어가 가능하다!

(당연히 원격 제어 기능이 있었기 때문에 구매를 결심하게 된 것이지만 ㅎㅎ)

진리의 알리에서 바로 주문 들어갔다.

혹시나 해서 2개 주문.

길고 긴 기다림의 끝에 엊그제가 되어서야 드디어 받았는데,

어라? 이걸 대체 어떻게 쓰는 거지?

사이트나 설명서에는 "Mi홈"이라는 걸 다운로드 받으라고만 나와있고, 그 이상에 대한 세세한 설명은 없어서 일단 그저 막막했다.

Mi홈 앱도 QR코드 찍어서 자기네 홈페이지에 있는 걸 다운로드하나 구글 플레이에 있는 걸 다운로드하나 똑같은데 왜 굳이 자기네 홈페이지에 있는 걸 링크 걸어놔서 괜히 사람 궁금하게 만드는지 모르겠고...

Mi홈 앱을 다운로드 받아서 실행시켜봐도 기본 메뉴는 한글로 나오는데 세부 메뉴들은 죄다 중국어 간체로 적혀 있어서 뭐가 뭔지 모르겠고, 리모컨 같은 기기를 추가할 수 있는 메뉴 역시 안 보였다. 

대체 어떻게 하는걸까?

그러다 아래 블로그를 찾아 보고 나서야 겨우 감이 왔다.

>> 참고1: https://m.blog.naver.com/hilove690/220839727425

>> 참고2: https://m.blog.naver.com/hilove690/220841224585

1. 등록을 하려면 먼저 휴대폰에서 와이파이 연결을 집 공유기가 아니라 샤오미 만능리모컨으로 접속해서

2. Mi홈 앱을 통해 "Mi 리모컨" 기기로 추가하면 원래 집 공유기를 찾게 되는데

3. 그 화면에서 원래 집 공유기를 선택하고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4. 그제서야 등록되는 방식이었다. (와이파이 해제, 집 공유기로 자동 접속)

여기서 문제가 생긴 것이,

• 샤오미 만능리모컨에 어떻게 접속하는지를 모르겠고(블루투스? 와이파이? 뭐???!!!)
• 그 다음에는 Mi홈 앱에서 국가 설정을 당연히 "한국"으로 했더니 아예 Mi 리모컨을 추가할 수가 없었다. 뭐가 보여야 추가를 하지 말이야 말이야...

(이따금 샤오미 만능리모컨의 전원을 뺐다가 다시 연결하면 Mi홈 앱 실행 시 뭔가 자동으로 공유기를 찾는 듯한 메시지가 보이는데 거기서 대체 뭘 하라는 건지도 모르겠고...)

알고 보니, 아래와 같은 와이파이에 연결해야 하는 것이었다.

못 보던 AP가 있길래 대체 뭔가 했더니 저것이 바로 샤오미 만능리모컨이었던 것.

"chuangmi-ir-v2_miapa176", 무슨 이름이 저리 요상한지 원.

(껐다 켰다 하면서 목록에 나왔다 사라졌다 하는 것을 보고서야 저것이 맞는 줄 알았다! 헐...)

비밀번호가 걸려있지 않아서 바로 접속은 되었지만 인터넷이 안된다고 경고가 떴고...

무시하고 Mi홈 앱을 실행까지는 했는데... 그 다음 단계인 기기 추가에서 Mi 리모컨이 나오질 않았다.

아니 대체 어쩌라고!!!

알고 보니, 이것도 국가를 "중국 본토"로 바꾸고 나니 보였다.

(국가를 바꾸면 등록된 장치가 다 초기화되고 없어진다. 로그인도 새로 해야 되고.)

"주택 경비" 카테고리에 "Mi 리모컨"이라고 떡~ 나타났다.

(한국으로 설정되어 있으면 전혀 나오지 않았고 전체 등록 가능한 기기 수도 절반도 안되었다. 어떻게 자동으로 뜨는 팝업을 통해서 설정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기본 메뉴 자체가 없었다.)

그제서야 위 블로그를 참고하면서 기기 등록을 마치고(펌웨어 업데이트도 자동으로 됨)

우리집에 있는 리모컨 제어 가능한 가전 3개까지 등록하는데 겨우 성공했다. ㄷㄷ 중국어 넘사벽.

  

오른쪽 그림 아래의 메뉴 세 개 설명을 간단히 하자면,

• 복사 모양: 리모컨 기능 복제 (학습시키는 기능)

• + 모양: 제조사 모델에서 선택

• 돋보기 모양: 제품번호로 검색

뭘 선택하든 장치 종류 선택화면이 나오는데... 여기서부터는

위 블로그에도 있는 내용이지만, 중국어 메뉴 설명을 혹시나 해서 여기도 적어 놓는다.

• 小米遥控器  xiao mi yao kong qi  샤오미 리모콘

• 电视  dian shi  티비 TV

• 盒子  he zi  박스 BOX

• 空调  kong tiao  에어컨

• 投影仪  tou ying yi  프로젝터

• 机顶盒  ji ding he  셋톱박스

• 风扇  feng shan  선풍기

• 音响  yin shang  오디오

• DVD播放器  bo fang qi  DVD플레이어

• 照相机  zhao xiang ji  카메라

• 净化器  jing hua qi  정화기 (청정기)

내가 등록한 장치 중에서 KT Olleh 셋톱박스 모델이 있어서 등록해봤더니 바로 연결됐다.

두 번 눌러보지도 않고 바로 한 번에 연결 성공. ㅎㅎ

  

그런데 세부 버튼들 중에서 비활성화되어 동작하지 않는 것들이 좀 있었다.

그런 것들은 직접 학습시켜서 등록해야 하는데, 오른쪽 위에 있는 동그란 메뉴 버튼을 누르면

오른쪽 화면이 나타나고 여기서 메뉴를 잘 고르면 되는데, 또 중국어 ㄷㄷ

(잘못 눌러서 실컷 잘 등록해놓고 몇 번을 삭제했는지 모른다... 이런 제길.)

메뉴가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아래와 같다.

• 명칭 변경 (눌러서 "KT Olleh 셋톱"으로 바꿨다.)

• 위치 변경

• 리모컨 편집

• 리모컨 제거

• 홈 화면에 아이콘 추가

여기서, 위치 변경 메뉴를 선택하면 아래와 같이 나타나는데 위에서부터 순서대로 아래와 같다.

• 거실

• 식당

• 안방

• 건넌방

• 서재

• 기타

• 취소

세 번째 리모컨 편집으로 들어가야 세부 버튼 학습이 가능하다. 

네 번째 리모컨 삭제를 누르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삭제되어 버리니 주의!!

대충 중국어 메뉴는 이 정도면 더 알 필요는 없는 것 같고...

여기서 필요한 리모컨 버튼을 눌러서 학습시키면 된다.

이상하게 멀쩡히 잘 눌러지는 리모컨 버튼이 당최 등록이 안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건 왜 그런지 잘 모르겠다. 이유를 알고 보니 이미 등록된 버튼이라서였다. 메인 화면에는 없고 기타 메뉴에 등록되어 있어서 중복 기능은 아무리 눌러도 반응이 없었던 것. 이건 좀 불편... 등록된 버튼도 없애거나 바꿀 수 있으면 좋은데 그게 안되니 그냥 불편한 대로 써야할 듯.

아무튼,

이제 유용하게 잘 쓸 일만 남았다. 일단 오늘 집에 가는 길에 TV나 껐다켰다 해봐야지. ㅎㅎ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