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간 업무가 좀 바빠 게임 접속을 등한시 하던 사이,
93, 95, 130 서버가 통합되었다.
사실 그 동안은... 게임을 그만두지는 못하고 간간이 접속해서 일일 이벤트 수준으로 가볍게 즐기는 모드?
딱히 전쟁도 없고, 한달에 한번 시공전Void war뿐인데... 일요일이 더 바쁜 네 가족 가장(ㅜ.ㅜ)으로서는
시간이 거의 안 맞아 게임 이벤트에 참여할 여유를 내기가 몹시 어려웠으니... ㅎㅎㅎ
그러다 보니 점점 더 게임을 하는 시간이 줄어들었고, 반면 독서 시간이 늘어나게 되었다.(읭???)
게임하면서 허비(?)하던 시간에 독서를 하게 되니 근거없는 뿌듯한 기분도 생겼고... 뭐 암튼.
어쨌거나, 우여곡절 끝에...
4월 12일 금요일을 기준으로 130 서버로 흡수 합병되는 방식으로 서버 통합이 이루어졌는데
당연히 130 서버가 먼저 자리잡고 있게 된 관계로(? 이거 맞는건가...) 자리 다툼이 좀 있었던 모양이다.
각 서버 대표 연맹들끼리는 대략 합의가 된 모양이지만 나머지 연맹들, 특히 주류에서 소외된 연맹들이
그런 경우 자리 다툼의 원인이 되게 마련인데...
부캐맹 왜 건드리냐, 누가 먼저 건드렸냐, 건드리면 반격한다, 자리 빼라, 못 뺀다, 뭐 이런 시비가 오가다가
결국... 전쟁 발발!
(이 쯤 되면 누가 선빵을 날렸는지, 전면전을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는 의미가 없다. 한국전쟁처럼.)
그 때에도 나는 여전히 게임을 심시티 모드로 등한시 하고 있다가... 엉겁결에 공격을 당하고 말았다.
사실 공격의 조짐이 있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내 병력이 꽤, 생각보다 많았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내 성으로 공격을 오지 않으리라 하는 안일한 생각도 있었고,
한편으로는 5부대 정도, 즉 고티어 120만 정도만 있으면 충분하지 나머지는 어쨌든 소모해야 할 병력이라
한번 정도는 단체공격 당해서 갈려도 무방할 것 같다는 생각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병력이 너무 많아 분산할 수도 없었고, 마음껏 텔레포트Teleport하면서 다니기도 어려웠으니...
그러나 그게 큰 착각이었음은 며칠 지나지 않아 바로 알 수 있게 되었다.
두둥~
새벽에 적들의 가속 공격이 오고야 말았던 것이다!
여기까지는 그럭저럭 예상했던 대로.
다만, 생각 이상으로 공격자가 많아 그랬는지 몰라도 11티어 병력까지 상당히 죽어 나간 것이 아깝긴 했지만
대략 저티어들을 한방에 깨끗이 정리한 셈 치면 되는 수준...
그런데 불행히도
결정타는 그게 끝이 아니라 연달아 두 번째 공격이 왔다는 것. ㄷㄷㄷ
윽...... 그나마 살아 남아있던 고티어 알짜배기 병력 80만이 더 갈려버렸다.
분명히 첫 번째 공격이 올 때 알림 소리를 듣고 바로 접속해서 보호막을 쳤는데
그게 알고 보니 첫 번째가 아니라 두 번째였던 것이었다... 털썩.
내 휴대폰의 그런 이상 조짐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그 얘긴 조금 뒤 아래에 다시...
어쨌든,
공격 당한 것은 당한 것이고 이제 슬슬 게임을 다시 본격적으로 해야 할 시기가 됐나 보다.
병원에 가득 들어있던 최후 정예 부대를 바로 전원 복귀시키고 반격에 나섰다.
전장응급처치SOS에다 슬레이Slaughter 기술도 쓰고...
떼로 몰려가 공격도 하고...
또 하고...
또 하고...
문제는, 100명 중의 1/4도 제대로 참여안하고 있다는 것이 유머라면 유머.
짜내고 짜내야 겨우 20명 정도의 인원이 나오니 타임어택은 꿈도 못꾸고 가속 공격밖에 할 수 없는 처지...
이래저래 병력 상하고 가속 아이템 날리고 보석 날리고...
그래도 전쟁은 전쟁. 계속 할 수밖에.
물론 상대가 상대이다 보니 공격한 이상으로 더 많이 공격 당했다.
전쟁이 본격화됐지만 나처럼 여전히 안일하게 게임하던 연맹원들 대부분 한두 차례씩 갈려 나갔으니 뭐.
(갈린 로그는 생략한다... 너무 많기도 하고, 내가 다 가지고 있지 않기도 하고, 또 다시 봐봐야 속만 쓰리니)
특히 적 연맹의 몇몇 프로과금러들은 ㅎㄷㄷ 게임에 돈을 얼마나 많이 썼는지
거의 모든 장비나 유물들이 풀 업그레이드되어 한 명 공격력 수준이 4~5명 정도는 거뜬히 이길 정도라
쉽게 감당하기 어려운 놈들이었다... 아니, 솔직히 버거운 놈들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점심 시간이 되어 게임에 접속했더니... 어라? 왜 병원에 병력이 가득 들어있는 거지?
아무런 알림도, 메시지도 없었다.
지난 번 갈린 이후 간신히 4~50만? 두 부대 정도 출동 가능한 정도까지 병력을 회복했는데
몬스터 사냥을 보내놓고 잠시 오프라인이던 사이에 SOS 공격을 연달아 당했던 것이다.
첫 타는 바로 이놈.
이 녀석이 문제의 그 프로과금러. 우리끼리는 "알루미늄"으로 통한다.
이 놈에게 공격 당하면 대략 이렇다. 4명으로는 막을 수가 없다.
그리고 두 차례 더.
이 공격으로 그나마 있던 두 부대 병력의 절반이 또 날아가고 남은 것은 한 부대도 안되는 소규모 병력뿐.
이른바 제로잉(Zeroing)을 당한 것이다.
이 때 사실은 진짜 좌절했다.
그나마 두 부대 병력이라도 있을 때는 공격도 가능하고 왕의 도전Royal Challenge도 최소 4단계는 나왔는데
싹 갈려서 한 부대도 못 채울 병력만 남아 있으니 뭐 하나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게다가 세 차례나 공격 당하면서도 알림도 전혀 오지 않아 당한 줄도 모르고 당하다니...
게임 앱조차 나를 도와주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이제 접어야 하나 싶었는데
뜻밖에도 아래 녀석이 내게 오기(?)를 불러 일으켰다.
병원 치료 중인 병력 빼고 그나마 몇 만 수준도 안되는 병력을 갈아먹겠다고 덤비는 놈이라니.
몇 초 차이로 남은 전 병력을 연맹 요새Fortress로 빼고 있던 중이라 피해는 골렘Golems뿐.
슬레이Slaughter를 이렇게 쓰면 비웃음만 산다는 좋은 예? ㅎㅎㅎ
아무튼,
병력 회복되면 이놈부터 조져버려야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게임을 하게 만든 고마운(?) 놈이다.
(불행히도 조질 수가 없었다. 무슨 병력을 병원 상한 이하로만 유지하고 있냐... ㄷㄷ)
이후,
한번도 쓰지 않았던 병사 모집 가속Recruit Speedup 아이템을 병사 모집 이벤트 기간에 대량으로 써서
10~11티어 7만명 정도를 뽑아 간신히 한 부대 병력을 회복했다. 왜? 공격 가려고.
(그런데 7만명을 뽑았는데도 순위로 5등밖에 못했다. 미친 과금러들... ㄷㄷㄷ)
슬슬 만만한 애들부터 때리기 시작...
반격의 깃발을 높이 들어라~
한번은 떼로 공격을 갔다가 적의 함정(?)에 빠져 홀라당 다 날려 먹을 뻔 하기도.
다행히 예상외로 결과가 좋아 반타작으로 마무리했는데...
(이걸 보면 전투에서 대열과 순서는 정말 중요하다. 순차적으로 하나씩 달려든 덕분에 의외의 결과가...)
흑... 그나저나 그나마 없던 병력 절반이 날아간 나로서는 타격이 너무 컸다.
이 공격 이후로 한 동안 반군 처치Battle Rebels도 못할 정도로 꼼짝달싹 못했으니까.
아무튼 조금씩 회복해서 이제 한 부대 정도는 데리고 다닐 수준이 되었다.
그리고...
여전히 130 서버는 전쟁 중.
오늘도 계속된다. 공격과 방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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