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트릭스 휴대폰(KT-MB861)에 터치 먹통 또는 불량 현상이 생긴 지도 어느 새 두어 달은 된 듯 하다.
처음엔 살짝 살짝 삑사리(?)가 나는 정도이더니 이게... 지난 주 들어서 부쩍 증상이 심해지기 시작, 요즘은 시도 때도 가리지 않고 제멋대로 터치가 먹통이 되었다. 그래서 서비스센터에 가려고 몇 번을 마음 먹었는데, 그 때마다 희한하게 터치 기능이 멀쩡히 정상이 되는 바람에 가다가도 발길을 돌리거나 또는 아예 갈 마음을 먹지 못하게 되어 버리는 등 지금의 상태까지 오게 되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그렇지 않아도 꼭 들르리라 마음먹고 있었던 데다, 출근길에도 계속 터치가 불량이길래 일단 출근했다가 회사(역삼역 인근)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좀 쉬었다가 다시 나와서 지하철 두 정거장 거리에 있는 모토로라 삼성역 서비스센터에 가서 결국 수리하고 왔다. 내 출근시각이 좀 이른 편이라 출근하는 길에 들렀다 갈 수는 없었다. 개장 시각이 오전 9시부터니 어쩔 수 없지...
삼성역 3번 출구로 나서서 한참을 걷고 또 걸어 포르쉐(PORSCHE) 자동차 전시장 앞 횡단보도를 건너 군산횟집을 지나기까지... 굉장히 멀게 느껴졌다. 지하철 역에서 500미터 조금 넘는다고 했는데 너무 많이 온 것은 아닌가 해서 도중에 계속 두리번거린게 살짝 민망할 정도...?
(사진 출처: http://review.cetizen.com/1199/view/22/1199/rview/5/3978/special)
아무튼 도착하고 보니, 아침에 일찍 가서 그런지 대기하고 있는 사람은 하나도 없어 보였다. 그런데도 집어든 대기표를 보니 대기자 1명... 두 번째다! 약 15분 정도 벽면 대형 TV에서 방송 중인 '1박 2일' 재방송을 보면서 지루하게 기다렸다.
차례가 되어 담당기사분(많이 마르셨다-전형적인 엔지니어 스타일)에게 아트릭스를 건네면서 터치가 불량인 것 같아서 왔다고 하니 화면을 슬쩍 쳐다보면서 대뜸 하는 소리가
"루팅하셨어요?"
그래서
"예!! 하도 터치가 안되길래 소프트웨어적으로는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 해봤고 그 와중에 루팅도 해봤습니다."
하면서 당당하게, 그러면서도 나름 장황하게 소프트웨어 문제인지 하드웨어 문제인지 확인하기 위해 공장초기화도 해보고, 루팅하고 오버클럭도 해봤다 등등 썰을 풀었다. (그 중에서, 순정 상태일 때도 터치가 불량이었다는 말을 슬쩍 흘렸고, 공장초기화한 상태에서도 터치불량 현상이 계속 있었다는 얘기를 한 것이 핵심...^^;)
그랬더니 그 기사분 왈, 분해해서 테스트를 잠시 해보고 메인보드쪽에 침수나 이물질로 인한 이상 증상이 없으면 터치렌즈(전면 강화유리쪽 패널을 렌즈라 표현하시더구만.)를 교체해보겠다고... 원래는 루팅한 폰은 무상수리가 안되는 거라는 말을 조그맣게 흘리면서...
그 이후로는 일사천리... 약 30여분간 돌리고 뽑고 떼고... 내가 보기엔 상당히 많은 손이 가는 작업이던데, 슬쩍 물어보니 아트릭스는 다른 폰들에 비하면 자잘한 부품들이 별로 없는 편이라 복잡하지 않다면서 뚝딱뚝딱, 그러나 조심스레 꼼꼼히 수리를 하셨다.
기존 터치패널을 떼어내고 새 터치패널을 붙이고, 조립을 끝낸 후 외장SD, USIM, 배터리 순으로 꽂고는 전원을 슥~
오~ 한 방에 잘 켜졌다.
Cyanogen mod 7 부팅화면이 독특한 지 유심히 바라보시던 기사분, 얼마 지나지도 않아 바로 초기화면이 짠 하고 나오니까 뭐랄까, 살짝 놀라는 느낌? ^^ (원래 아트릭스가 부팅이 상당히 느렸지...) 아무튼 제대로 켜진 것까지 확인하시고는 뒷커버를 씌우고 보호케이스와 함께 나한테 건네주시면서
"테스트는 한동안 좀 해보셔야 할껍니다."
"네~ 아무래도 그래야겠죠?"
액정보호필름은 떼서 다시 붙여줄 수 있긴 한데, 먼지나 기포가 많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고 별로 좋지 않을 거라고, 새로 사서 붙이라 하시길래 그러겠다고 대답은 했다. 그런데 사실, 이제 액정보호필름은 다시 붙일 생각이 없다. 다시 되팔 것도 아니고, 평생 쓸 것도 아니고, 대략 길어야 1~2년 사용하는 기간 동안 생활 기스 정도는 어쩌면 조금씩 생겨주는 것도 괜찮겠지. 무엇보다 돈도 아깝고. ^^;
그보다는 그동안 액보시트에 가려져 있던 아트릭스 본연의 화질과 터치감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 그리 잘못된 생각은 아니리라 믿어본다... 그래도 명색이 고릴라 글래스라는데 이제라도 한번 믿어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오늘 내일 중으로 문자가 갈텐데 "매우만족" 꼭 부탁드린다는 담당기사분의 말을 등지고 드디어 빠이빠이...
후훗, 수리 완료다!
일단 터치, 지금 수리받고 온 지 4시간 가량 지났는데 아직까지는 너무너무너무 잘 된다.
.....
나와 비슷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혹 도움이 될까 하여 남긴다.
내가 겪은 주요 증상은 다음과 같았다.
- 멀쩡하다 갑자기 터치가 먹통이 되는데, 그 때 화면을 껐다가 켜면 잠시동안은 정상이 되고...
- 특정 어플(특히 룰스나 플라이트 컨트롤 같은 게임 종류)을 실행하고 있을 때 유독 먹통 증상이 심하고...
- 짜증나서 바지주머니에 쑤셔넣었다가 한참 후에 꺼내서 써 보면 멀쩡히 정상이 되어 있고...
- 터치가 잘 안 될 때 액정을 손바닥으로 철썩~ 소리나게 한 대 때려주면 곧바로 정상이 되어 한참동안 괜찮고...
- 아예 먹통이 되어 아무 것도 안되는 경우, 화면 맨 상단을 쓱 훑어 내리면 알림창이 살짝 아래로 밀려내려오는 느낌...
멀티터치 테스터 앱을 깔아서 확인해보니 터치가 먹통인 경우에는 전면 카메라 렌즈 근처 부분에 제 맘대로 터치가 눌러져 있는 현상이 있었다. 그래서 원하는 위치에 터치가 제대로 안되고, 드래그하면 확대/축소로 동작하게 되는 것이었다.
오늘 분해/조립하는 모습을 지켜보니 아트릭스 전면 카메라 렌즈 오른쪽 하단-바로 그 터치 불량 현상 위치-부분이 터치센서들이 모여서 뒷면 메인보드로 연결되는 단자가 있는 곳이었다. 그곳이 왜 이상 현상이 생기는 곳인지는 모르겠다.
긴 관찰/테스트 끝에 내린 결론은, 이건 소프트웨어적인 렉 현상 같은 것이 절대 아니다... 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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