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의 조건은 

1. 4인 가족이 저렴하게 갈 만한 여행이고, 

2. 5살, 8살 짜리 아이들도 마음껏 놀 수 있으면서,

3. 바쁘지 않게, 그저 편히 쉴 수 있는 곳.


이 조건들을 모두 만족하는 그다지 흔치 않은 여행지들 중,

원래는 필리핀 세부(Cebu)의 플랜테이션 베이 리조트로 가려고 날짜, 항공편, 호텔 등등

어지간한 것들은 다 검색해서 충분히 알아두고 마음의 준비를 마쳤었다.


그리고

여행을 떠나기 딱 보름 전인 2013년 10월 15일 아침.

모든 결정을 마치고 인터넷 예약을 하기 위해 웹 브라우저를 띄운 그 순간,

인터넷 뉴스에는 세부(보홀)에 진도 7.2의 지진이 발생해서 수십 명이 죽고 폐허가 되었다는 보도가 연신 튀어 나오고...



털썩.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리고, 급히 다른 장소를 물색.

다시 물망에 오른 것이 코타키나발루(Kota Kinabalu)와 카오락(Khao Lak).


또 다시 이리저리 수소문하고 호텔, 항공편 등 적정 예산에 맞는 일정을 체크해본 뒤

결국 가장 위 조건에 근접한 카오락의 JW 메리어트 리조트로!

불행히도 비용은 최초 예상보다 좀 많이 들 것으로 우려되었지만, 최대한 아껴보기로 하고 결정하게 되었다...





카오락(Khao Lak)이라는 낯선 지명을 처음 접한 것은, 여행을 필리핀 세부로 가려고 했을 때

이리저리 찾아보다 알게 된 에어텔(http://airteltour.com/phuket/) 이라는 사이트에서였다.


으잉? 카오락? 귀신 씨나락도 아니고... 진짜 난생 처음 들어보는 지명으로, 뭐 그런 곳이 있나... 했는데

구글이나 다음에서 "카오락"이나 "JW 메리어트 카오락" 등으로 검색해보니 의외로 여행기라든가, 블로그가 꽤 많이 나왔다.

대략 종합해보면, 이전까지는 거의 듣보잡 수준이었다가 최근 1~2년 사이에 한국에 많이 알려지고 있는 곳인 듯.

JW 메리어트나 르 메르디앙 같은 리조트에서 파워 블로거들을 대상으로 한국 홍보 활동이라도 하는 건지

실제 이상으로 소개를 너무 잘 해 놓은 냄새나는(?) 블로그들도 좀 있었고...

(그러나 아직도 그곳을 푸켓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은 듯. "푸켓"이 아니고 "팡아" 지역이다.)


참고로, 여행 가기 전에 참조했던 블로그 및 사이트들은 아래와 같다.


- [카오락 JW 메리엇 리조트]개고생 방지 프로젝트 - 리조트 100배 즐기기(http://blog.daum.net/ddubuk/18272924)

   >> 리조트 전반에 대한 개요가 가장 잘 정리되어 있다. 이 블로그를 공식 홈페이지로 삼아야 할 정도. 


- 카오락 jw 메리어트 - 내가 카오락을 사랑하는 이유 ^^(http://blog.naver.com/ibim/30128564356)

   >> 가장 현실적인 여행에 가깝다. 실제로도 가장 도움을 많이 받은 블로그. 강추^^!


- [푸켓여행]카오락 jw메리어트 리조트 백배 즐기기(http://blog.naver.com/iheeya/10168970470)

   >> 주의: 사진 및 내용을 실제보다 약 120~150% 더 예쁘게 묘사했다. 이거 그대로 믿고 가면 실망할 확률 20~50%


- 푸켓여행 jw메리어트 카오락 총정리(http://blog.naver.com/austinwine/100188780511)

   >> 주의: 역시 사진을 실제보다 약 120% 정도 더 낫게 찍었다. 내용도 그렇고.


- JW 메리어트 리조트 한국어 홈페이지(http://www.marriott.co.kr/hotel/travel/hktkl-jw-marriott-khao-lak-resort-and-spa.mi)

   >> 별 내용도 없고 도움도 안된다. 그저 객실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물건 목록을 보는 정도로만 유용.


- 카오락JW메리어트 공식예약센터 - 현지생생정보(http://jwkhaolak.dreaminus.co.kr/board/board_tour.asp)

   >> 세부적으로 쓸 만한 정보는 좀 있는데, 정작 나같은 경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무의미한 한국인 대상 서비스.


이밖에도 다수 블로그·사이트들이 있지만 거의 대동소이했고,

검색으로 잘 찾아지지 않는 것들은 태사랑(http://www.thailove.net/) 사이트의 태국 - 호텔정보 페이지,

혹은 투어로그(http://www.tourog.com/) 사이트의 태국 - 푸켓 페이지를 보면 더 많이 나와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또, 위 사이트들에서는 기타 게시물 중에서도 볼 만한 것들이 꽤 많았다.

단, 너무 많이 보고 가면 실제 여행에서 재미나 감동이 반감될까봐 일부러 자세히 안본 것들도 많을 정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여행을 가면 접하게 되는, 꼭 알아야 할 중요한 것들 중 위 어느 블로그·사이트에도 나와 있지 않은 것들도 꽤 된다.

예를 들어,

대체 "골드카드"가 뭔지,

골드카드가 아닌 경우에 푸켓 공항에서 리조트까지는 어떻게 가면 되는지,

리조트에서 조식은 어떻게 해결하고 가격은 얼마나 되는지,

객실 청소는 언제 하러 오며, 수영장 물 깊이는 어떻게 되는지,

체크아웃은 어떻게 하는지 등등...


찾아봐도 없었던 이런 정보들 위주로 한번 올려 보겠다. (물론 중복도 많겠지만 최대한 줄이고...)



-----



1. 여행 확정

우여곡절 끝에 결정하게 된 카오락 행.

채 보름도 남지않은 상황에서 예약을 하려다 보니 상황이 여의치 않은 점이 많았다.

11월 1일부터는 태국 여행이 성수기인지라 휴가 기간(10.29~11.03)에 맞춰 여행 일정 잡기도 굉장히 애매했고

그 애매한 만큼이나 항공편이나 객실 상황도 그다지 좋지 않았다. 특가로 싸게 나온 것도 없고, 직항편도 없고...

에어텔이나 쿠팡 같은 여행사 사이트에서 추천 옵션 투어로 나와있는 것들은 이게 맞으면 저게 안맞는 식인데다 

비용도 처음 세부로 갈 계획일 때 생각했던 200~250 선을 한~참이나 훌쩍 뛰어넘을 것 같았다.

호텔은 어찌어찌 될 것 같았지만, 거리가 멀어지니 항공편이 흐미... 아이들이라고 딱히 저렴하지도 않고...

(유류할증료와 공항세가 제일 나빴다. 미성년자 할인이 전혀 안되니.)


그래서, 이왕 많이 초과되는 것, 애초 계획이었던 3박에서 하루 더 추가해서 4박을 하기로 결정하고

아예 여행사는 제쳐두고 내 휴가 일정에 맞춰서 따로따로 예약을 최대한 싸게 해 보기로 했다.


결국 선택한 곳은 바로... 


호텔은 아고다(http://www.agoda.com/ko-kr),

항공편은 와이페이모어(http://www.whypaymore.co.kr/).


일정이 촉박하다보니 특가 수준의 저렴한 객실은 이미 없었지만,

그럭저럭 아고다에서 JW 메리어트 풀 억세스(Deluxe Pool Access) 룸을 하루 약 16만원 정도로,

예상했던 것보다는 훨씬 싸게 구할 수 있었다. 문제는 마지막 1박이 11월 1일인데 그게 33만원 수준. 크헉, 두 배!

그리고, 더 나중에 깨닫게 된 더 큰 문제들이 있었으니 바로... 

1) 국내 여행사가 아닌 것과

2) 조식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 그리고

3) 리조트까지 이동수단을 제공하지 않는 것

이었는데 이것들이 왜 문제였고 어떻게 대처했는지는 이후 하나하나 풀어보도록 하겠다.

미리 말하자면, 한국인 매니저? 한국어 상담? 엿이나 먹어! 개뿔!



항공편은 좀 더 까다로왔다.

5살, 8살짜리 애들을 데리고 꼭두새벽에 너무 일찍 갈 수는 없고, 그렇다고 비싼 제 값을 주고 갈 수도 없고,

어중간하게 타협을 할 수 밖에 없었는데, 그것은 중간 경유(환승) 1회를 하는 노선.

타이항공이 해당 기간 중에 그나마 거의 유일하게, 너무 오래 걸리지 않으면서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항공편이었는데,

좀 더 자세히 알아보지 못한 것이 나중에 고생하게 된 원인이기도 했다. 아니, 가만 생각해보면 좀 어이가 없는 일이기도 했다.

뭐냐하면, 중간에 홍콩을 경유해서 방콕으로, 방콕에서 태국 국내선으로 갈아타고 푸켓으로 가는 노선이었는데...

이크, 서두에서부터 너무 말이 많다.

자세한 이야기는 역시 해당 꼭지에서 하나하나 풀어보도록 하겠다.



호텔과 비행기 예약이 다 끝나고 나니... 새로운 걱정거리가 생겼다.

태국은 처음이고, 또 공항에서 리조트까지 꽤 먼 관계로

도착해서 어떻게 리조트까지 가야 할 것인가가 상당히 큰 문제였다.

한국 여행사 전용 럭셔리 패키지인 "골드카드"로 예약하면

하루 세 끼 식사는 물론, 리조트 셔틀버스로 왕복 픽업까지 해준다는데

내 경우는 해외 예약 시스템으로 예약을 해서 그런 것에 해당도 안된다 하고.

(골드카드는 리조트와 무관하고, 한국 여행사에서만 판매하는 패키지 상품이다.)


정 안되면 택시를 타면 되긴 하겠지만, 현지 상황을 모르니 택시를 잘 골라 타는 것도 쉬운 일 같지는 않고,

혹시나 무슨 사고라도 당하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그랬다. (이게 다 기우였다는 것은 나중에 확실히 알았지만)


그래서, 좀 비싸긴 하지만 별도로 리조트 셔틀버스를 신청해서 타고 가기로 했는데

이 때 호텔 예약을 했던 아고다도, 또 저~ 위에 있는 한국 예약센터도 하등 아무런 도움이 안됐다.

셔틀버스 예약은 리조트에 직접 연락해서 예약해야 한다는 답변만 받았을뿐.

그래서 직접 찾아봤는데, 처음엔 JW 메리어트 홈페이지에 제대로 된 이메일 주소도 안 보였고... 좀 막막했다.

이리저리 검색 신공을 발휘해서 걸려든 몇 몇 예약 관련 이메일 주소로 막 보내보는 수밖에.


답장이 온 메일은 딱 아래 메일주소 하나뿐이었다.

(홈페이지에는 잘못 나와 있었다. 다른 메일들로는 아무런 응답도 받지 못했다. 혹은 아주 늦게 답변이 오거나.)


 >> JW 메리어트 카오락 예약 관련 문의 메일jw.khaolak.reservation@marriott.com

 >> JW 메리어트 카오락 예약 관련 문의 전화: +66 76 584 888


물론, 영어회화가 익숙한 사람은 전화로 해도 되긴 하지만 난 익숙하지 않아서 애시당초 고려를 하지 않았다...

사실 두 차례 통화를 하긴 했다.^^; 비싼 국제전화비 들여가며...

한 번은 한국인 매니저 바꿔달라고 했었고,

또 한 번은 리조트 셔틀버스 타고 가는 가격을 물어봤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쓸 데 없는 통화였다. 아무 도움이 안됐다.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거나...


알고 보니 리조트에 상주한다는 한국인 매니저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여행사를 통해 예약한 한국인만" 대상으로 서비스하는 사람이었다.

내가 물어본 게 별 어려운 질문도 아니었을텐데, 애시당초 답변 자체를 회피하고 말을 돌리기만 했다.

다시 전화해서 영어로 문의해서 해결하라는 말만 반복했다. -_-a

리조트 셔틀버스가 편도 2,500THB라는 건 이미 알고 있었던 거였고.




2. 가족 여권 발급

여행을 확정짓고 나서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했던 것은 바로 여권이었다.

나나 아내의 여권은 10년 유효기간이 만료된 지 꽤 지나서 새로 발급해야 했고,

아이들 여권은 당근 없었으니까 신규 발급해야 했었다.


그런데, 여기서 첫번 째 실수가 벌어졌다.

예전 여권 발급할 때 생각만 하고 대충 준비했던 것이... 으으...

새로 바뀐 "전자여권"으로 발급하게 됐는데(태국 여행에 꼭 전자여권일 필요는 없었지만)

전자여권의 경우 여권사진 규정이 훨씬 훨씬 더 까다로워졌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그래서 대충 지하철 즉석사진 촬영소에서 두당 1만원씩에 촬영했는데,

결론적으로 시간 낭비에 돈 낭비였다.


절대로, 전자여권 발급할 때는 지하철 즉석사진 촬영은 금물이다.

왜 그런지는 "전자여권 사진"으로 검색해보면 금방 나온다. -_-a

눈으로 보기에 아무리 괜찮아보여도 안된다. 정해진 규정이 그만큼 까다롭기 때문.

귀가 보여야 하고, 수직/수평이 맞아야 하고, 또 얼굴 길이는 몇 cm 이상이어야 하고... 어휴...


아무튼 그래서 여권 발급처인 관할구청에 갔다가 한 차례 여권 발급을 거부당하고,

온가족이 급히 시간을 내어 집에서 가까운 다른 구청 근처 여권/증명사진 전문 사진관에 들렀다.

친절도나 서비스 등등이 꽤 괜찮았기에 소개해보자면, "스튜디오 호감"이라는 곳이었는데

사진 찍는 솜씨나 편집하는 기술이 예술의 경지였다. 포토샵 클릭질 몇 번에 순식간에 한 5년은 젊어졌...-o- 쿨럭.





(다음 편에 계속...)





Posted by 떼르미
,


자바스크립트를 허용해주세요!
Please Enable JavaScript![ Enable JavaScrip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