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 뒷산이 있다.

아파트 단지 사이로 올라가서 딱 산책하기 적당할 만한 코스.

평소에도 가끔씩 애들 데리고 산책 삼아 올라가곤 했는데

올라가는 길이 중간 갈림길이다 보니 보통 왼쪽으로 총신대 가는 길 봉현초 쪽으로 돌아 내려오는 코스와

오른쪽 상도역 근처 남현교회 옆으로 돌아 내려오는 코스 두 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해서 산책을 하게 된다.


오늘은 관악산 등산을 가볍게 한 서너 시간 정도 하고 올 요량으로

아침 일찍 가볍게 물만 챙겨서 가방 둘러메고 집을 나섰다가...

허걱! 너무 뜨거워서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 기다리다 말고 금방 포기했다.


그 대신 선택한 것이 동네 뒷산 왕복 코스 도전.


계획은 이렇다. 먼저 왼쪽 코스로 총신대 나가는 길 직전의 정자를 찍고 돌아서

반대로 오른쪽 상도역 나가는 계단까지 가서 다시 돌아서 집으로 오는 코스.

중간에 힘들면 잠깐 잠깐 쉬는 것 까지 해서 예상은 대략 2시간 정도 잡았다.





먼저 이렇게 아파트 단지 사잇길로 터벅터벅 올라가서




(아... 올라갈 때 사진을 안 찍었다. 이건 지난 봄에 가족들과 같이 올라갈 때 찍은 사진이다)


터널 바로 앞에서 왼쪽으로 꺾어서 올라가면




(마찬가지... 이것도 지난 봄에 찍은 사진이다.)


팔각정 같은 정자가 하나 나온다. 여기가 갈림길 지점.

여기서 일단 왼쪽 학교(구암 중/고등학교) 옆길로 해서 산 위로 이동.





한참 가다 보면 배드민턴장도 나오고... 거기서부터는 내리막이다.





내려가다 말고 옆 길로 새면 잔디밭을 시작으로 지금은 "성현드림숲"이라는 이름이 붙은,

과거 무슨 절이나 사당 같은 것이 있었던 공간이 나오는데 참 예쁘게 잘 꾸며져 있다.






그런데 오늘은 경치 구경하기엔 아침 일찍부터 날이 너무 더워서 걸음을 빨리 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구 뜨거워라...





봉현초등학교 가는 길에 아주 한적한 오솔길이 있다. 숲이 우거져서 대낮에도 어둑어둑한...

저곳이 참 마음에 든다. 별 것 없는 길이지만 왠지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주는 길.





오늘의 첫 번째 리턴 지점. 정자에 앉아서 잠시 목을 축이고 바로 돌아섰다.





봉현초등학교를 왼쪽에 끼고 다시 올라가는 길.





도중에 너른 계곡(?)같은 공터가 하나 있는데 거기서는 전방이 뻥~ 뚫려서 멀리 63빌딩이 한 눈에 보인다.

사진으로 찍어 놓으니 영 맛이 안나긴 하지만... 이럴 때 광각 카메라가 있어야 하는데.





다시 배드민턴장으로 올라 가는 길.






문제의 그 배드민턴장.

오늘도 아침부터 배드민턴 치는 사람은 없고 주변 벤치에 앉아서 수다 떠는 아줌마 아저씨들만 잔뜩.

사람들 나오지 않게 사진 찍으려고 고생 좀 했다.





산 정상에 올라 구암 중/고등학교 옆으로 내려가는 길.





학교 건물 뒷편에 무슨 공사를 하고 있다.





다시 처음의 팔각정(?)이 있던 갈림길에서 이번에는 오른쪽 길로. 여긴 터널 바로 위다.

이쯤 오니 거의 40분 정도 쉼 없이 걸은 듯. 온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고...

바지 가랑이 사이도 땀으로 흥건하게 축축하게 젖은 기분이 썩 유쾌하진 않다.





올라가는 길에 운동기구들이 잔뜩 있는 체육공원(?)에 들러 한 바퀴 크게 돌고...

아침부터 사람들이 많이 벤치에 앉아 있다. 오늘은 다들 앉아만 있다...





올라가다 보면 항상 보이는 이글루(?). 대체 저 건물은 무얼 하는 건물일까?





두 번째 체육공원(?). 여긴 좁은 데다 외따로 떨어져 있어 이용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옆에 보이는 정자에만 간혹 사람들이 들어앉아 뭔가(?)를 하는 것 외엔.





한참을 걷다 보면 보이는 색다른 나무.

무거운 통신 장비들을 덕지덕지 붙이고 있어서 꽤나 힘들고 불쌍해 보인다.

그래서인지 색깔도 달라진 것 같은 느낌? ㅎㅎ





이번에 무슨 근린 공원 보수공사를 하고 있단다.

바닥에 짚을 엮어서 만든 저런 장판(?)을 깔고 있다. 설마 진짜 "짚"일까 했는데 정말 짚이었다.

아무튼 맨땅을 싫어하는 사람들 참 많다.

동네 뒷산까지 맨땅을 뭔가로 다 저리 뒤덮을 생각들일까. 참 땅 밟아보기 어렵게 만드는 나라다.





최근에 조성된 기가 막힌 명당자리. 서울이 한눈에 다 보인다. 물론 주변 나무들 때문에 시야가 방해받긴 하지만.

광각으로 찍은 거 아니다. 진짜 저곳은 저렇게 생겼다. "경관 죽이는 곳"이다.

다음에 한강 불꽃축제를 하면 여기서 봐야겠다. 정말 잘 보일 듯.





끄트머리로 나가서 주욱~ 사진 한번 찍어봤다. 내 카메라에 파노라마 기능이 어디있더라...

에이, 못 찾았다. 그냥 좌/중간/우 한방씩 찍는다. 먼저 왼쪽.





다음은 중간 정면. (역시 나무가 걸리적 거린다.)





마지막으로 오른쪽. 멀리 남산 타워가 보인다.

나무 사이로 어떻게든 찍어보려고 했는데, 역시나 별로다.





이제 산은 끝났고... 남현교회쪽으로 꺾어서 내려간다.




아... 막 걷다 보니 벌써 다 내려왔다.





계단까지 다 내려왔다. 여기가 두 번째 리턴 지점.

쉬지 않고 계속 걸었더니 여기까지 딱 한 시간 정도 걸렸다. 중간중간 쉬면서 놀면서 오면 한 시간 반 정도 코스?

다시 올라 간다.





내려올 때는 힘들지 않게 내려왔지만 올라가는 길에 계단이 겁나게 많다. 걍 막! 막! 올라간다.





이렇게 생긴 길을 따라 걷다가...





여기서 오른쪽 갈림길로 올라가야 한다. 이쪽 코스로 올 때 쉽게 찾아가기는 어렵다.

나도 이쪽 코스로 올라갈 때 처음 몇 번은 이 길인지 저 길인지 헷갈려서 헤맨 적이 있다.





내려올 때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올라가다 보면 이쪽에도 옆으로 널따란 공터가 하나 있는 것이 잘 보인다.

공교롭게도 왼쪽 코스에도 거의 끝 부분에 비슷한 공터(계곡?)가 있는데... 뭔가 좌우 쌍이 조화로운 느낌이다.





딱 저 갈림길에서 왼쪽 용화사쪽으로 꺾어 올라가야 한다.

여기부터가 이쪽 코스 중에서는 가장 가파른 길이다.

원래 힘든 길인데, 무지막지하게 더운 날씨에 한 시간 이상을 계속 걷고 난 후에 올라가려니 

기진맥진할 지경.





올라가다 보면 특이한 그림이 그려져 있는 집도 보이고...





오늘 따라 사람이 거의 없다. 땡볕에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오느라 몹시 힘들어

잠시 그늘이 있는 벤치에 서서 물 한 모금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날이 덥긴 더운 모양이다. 사람들이 거의 없고 아까도 말했던, 공사하는 사람들만 몇 명 보인다.





내려올 때는 오른쪽 계단쪽으로 내려왔으니 올라갈 때는 왼쪽으로.





왼쪽 길은 이렇게 생겼다. 근린 공원답게 군데군데 체육시설도 한두 개씩 계속 보이고...

여기다가 아까 그 짚을 엮어 만든 장판(?)을 다 깔아버린다고?

흠...





결국 마지막으로 최초 팔각정(?) 아래 갈림길까지 도착.

오늘의 고된 산책은 여기까지. 너무 더워서 제대로 산책을 즐기진 못했다.





마지막으로 기념샷 한방.





아파트 단지 사잇길로 내려가는 길.





아들 딸 녀석들이 좋아하는 "배 놀이터"도 보이고...





길거리에도 사람들이 거의 다니지 않는다.(원래도 저 길엔 사람이 별로 안 다니긴 한다.)


더운 날에는 그저 집에서 선풍기 틀어 놓고 쉬는 게 제일인 듯.

그래도 아침에 그나마 공기가 선선할 때 한 두 시간 정도 땀 잔뜩 흘리고 나니

뭔가 뿌듯하기도 하고 머리가 살짝 띵~ 하기도 한 것이 오묘한 기분이다.


오늘의 산책 끝.




마지막으로,

오늘 걸었던 길을 다음 지도에 표시해봤다.











Posted by 떼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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