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란티어: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 1~6 - 황금가지(2013.04)

- 김민영 지음

- "2011년, 백주 대낮에 국회의원이 괴한에게 살해당한다. 수사팀의 형사 장욱은 친구 원철로부터 첨단 온라인 게임 '팔란티어' 속 캐릭터와 괴한이 비슷하다는 말을 듣고 게임 속에서 보다 많은 단서를 찾아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나 무의식으로 조종하는 원철의 게임 캐릭터 '보로미어'가 예상에 없던 돌출 행동을 일삼아 컨트롤에 애를 먹는다. 진척이 더디자 형사 장욱은 게임 회사를 급습하고, 살인자의 물품을 빼돌려 조사하는 등 동분서주하지만 오히려 의문의 세력으로부터 강압적 수사 압력을 받고 수사팀에서 제외되고 만다. 그 와중에 원철은 '팔란티어' 안에서 우연히 괴한의 흔적을 발견하고, 수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과연 살인 사건과 온라인 게임은 연관된 것인가?

현대 스릴러 소설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

'팔란티어'의 최대 장점은 모든 독자들이 인정하는 굉장한 흡인력이다. 네이버의 문답 게시판에서 한 독자는 이 책에 대해 ""어떤 연령층 어떤 독자라도 재미만은 100% 느낄 수 있다""라고 강조할 정도로 손에 잡으면 놓을 수 없는 확실한 재미를 보장한다. 첨단 기술을 둘러싼 각종 음모론과 서울대학병원 전임의 출신의 작가가 선보이는 정신 의학적 복선은 현대 스릴러 소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댄 브라운의 '디지털 포트리스' 나 로빈 쿡의 '의학 소설 시리즈' 등 해외 유명 스릴러들도 이러한 요소가 적절히 조합되어 밀리언셀러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국내에서는 테크노 스릴러와 심리 스릴러가 결합된 방식은 '팔란티어'가 처음 선보인다. 

현대의 온라인 게임 중독을 예견하고 비판한 화제작

한국은 지난 5년 사이에 무려 72%의 초고속 인터넷 보급율이라는 세계 최고의 IT 국가로서 거듭났으나 급성장에 따른 부작용으로 2000년 불과 1000여 건에 달하던 사이버 범죄가 5년만에 10만여 건으로 폭증했으며, 이중 50%는 온라인 게임 중독으로 인해 벌어지는 범죄이다(경찰청 수사국 발표). 정보문화진흥원 발표에 따르면 청소년 10명 중 3명이 게임중독 증세를 보며, 온라인 게임으로 범죄에 빠져든 청소년은 연간 1만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소설 '팔란티어'는 이런 게임 중독이 불러올 사회적 문제를 스릴러라는 장치를 통해 독자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특히 현실에서는 평범하던 사람이 인터넷에서 '악플러', '마녀몰이꾼' 등 각종 선동자가 되는 이중성을 작품 속에서 가상 현실 부적응이 만들어낸 다중인격으로 풀어내어 극의 재미를 더한다." (책 소개글)

- 알고보니 원래 1999년 PC통신 하이텔에 연재된 통신소설이었다. 배경도 2011년이 아니라 2003년이었는데 뒤늦게 책으로 발간되면서 배경이 조금 수정된 모양.

- 01411 전화 모뎀 통신이 일반적이었던,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이전 시기였던 20년 전 소설이라기엔 굉장히 현대적이었고(심지어 미래적이었다!), 이후 출간된 다른 많은 게임소설들, 예를 들면 소드아트온라인이나 달빛조각사, 하룬 등등과도 일맥상통하는 공통점 - 뭔가를 덮어쓰거나 들어가서 게임을 하고 게임에서의 캐릭터 성장이 현실에 영향을 크게 미친다는 설정 - 이 있어서 친근했다.

- 특이한 점은, 이 소설은 나름 현실세계의 살인사건이 주요 배경이고 그것을 중심으로 하나하나 연관되고 펼쳐지는 추리물 형식이라는 점이 기타 다른 게임소설들과의 큰 차이라면 차이라 할 수 있겠다.

- 그동안 수많은 비슷한 종류의 책을 읽었지만 이런 멋진 책이 있는 줄은 전혀 몰랐다. 그것도 후대의 아류작이 아닌, 거의 초창기 선구자적 소설이었다니. 역시 세상은 넓고 읽을 책은 많다!

- 소설 중 등장하는 머드 게임인 팔란티어가 J.R.R. 톨킨 반지원정대의 배경 설정을 차용한 게임이라 배경이나 등장인물 이름 등이 익숙한데, 이 소설이 쓰여진 20년 전에는 용어나 지명 등이 요즘과는 조금씩 달랐던 것 같다. 그것을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

- 게임소설, 라이트 노벨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 만한,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Posted by 떼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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