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돌 1~8 - 제우미디어 (2015.08)


- 전민희 지음


- "10년의 세월을 지나 다시 부활한 판타지 대작 『세월의 돌』은 『태양의 탑』과 함께「아룬드 연대기」의 한 축을 이루는 중요한 작품이다. 『룬의 아이들』, 『전나무와 매』 등을 성공적으로 출간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장르문학가로 굳건히 자리잡은 작가 전민희.『세월의 돌』은 그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다. 『세월의 돌』의 첫 번째 장을 펼치는 순간 당신은 광활하게 펼쳐진 「아룬드 연대기」의 세계에 들어서게 된다. 작가가 그려내는 장면들을 따라 정신없이 읽다 보면 어느새 은빛 머리의 미소녀 유리카와, 비밀을 간직한 나르디 등 매력적인 인물들과 함께 웃고 울며 여행하고 있을 것이다." (책 소개 글)


- 2006년, 그러니까 14년 전에 이미 읽은 책인데, 8권짜리로 재발간되었나보다. 그래서 기억도 하나도 안나고 딱히 읽을 책도 없어 다시 읽어봤다.



- 다시 보는 주요 등장 인물/배경: 파비안 크리스차넨, 미르보 겐즈, 하르마탄 섬, 님-나르시냐크, 구원기사단, 유리카 오베르뉴, 이스나에, 주아니, 로아에 종족, 캘리드리안 숲, 흰 옷의 듀나리온, 검은 옷의 아스테리온, 나르디(나르디엔 루아 듀플리시아드), 엘다렌, 미칼리스 마르나치야, 이베카 민스치야, 아르누이크 테아칸(테아키), 에제키엘 나르시냐크


- 프랑드(봄-녹색/유리카 부활), 세르네즈(여름-파란색/미칼리스 부활), 모나드(가을-붉은색/엘다렌 부활), 니스로엘드(겨울-흰색/???)


- 14개월 "아룬드"에, 점성술에, 매 장마다 첫머리에 등장하는 요상한 시에, 사계절을 일컫는 신조어 프랑드, 니스로엘드 등 희한하고 생소한 설정들이 대거 등장하여 독자 입장에서는 좀체 쉽게 읽히지 않는 극악한 단점이 있다. 득특한 자기만의 판타지 세계를 구축하려고 엄청나게 노력한 듯 하나... 지금 다시 봐도 꽤나 사춘기스럽고 유치하기까지 하다. 뭐니뭐니해도 역시 낯선 것은 어렵고 어려우면 망한다. 썩 훌륭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메이저급 판타지가 되지 못한 이유. 작가는 이후 크게 인기를 얻고 대작가(?) 반열에 오른 듯 싶지만.


- 특히 바다라고는 평생 한 번 본 적도 없는 산골 시골 출신의 18세 소년이 "마스트"라든가, "포어마스트", "미즌마스트" 등 전문가라 하더라도 실제로 봐서는 뭐가 뭔지 헷갈릴 범선의 각 부분 명칭을 자연스럽게 잘 알고 있다든가 하는 식의 중대한 에러들이 꽤 거슬렸다. 아마 그것이 1인칭 시점 소설의 가장 큰 단점이리라. 모르는 것이지만 모르면 이야기 전개가 안되니 어느 선까지 아는 것으로 처리할 지, 또는 몰랐는데 이제야 들어서 알게 된 것처럼 처리할 지 등등... 세심한 전개가 필요한 부분들을 이처럼 놓치기 쉬우니.


- 주인공 1인칭 시점의 특징이겠지만... 독백이나 의식흐름 등 묘사가 시종일관 너무나도 장황하고 디테일하다. 작가의 특징이겠지만 좀 지나친 면이 많다. 그래서인지 읽다보면 지치게 되고 건너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진다. 이것은 큰 마이너스 요인. 게다가 만 18세 "남자아이"가 틀림없는 주인공이 너무 여성스럽다고나 할까? 심지어 생각뿐 아니라 대사조차도 여지없이 사춘기 계집아이 말투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예를 들자면 이런 거. "매끄럽고 화려한 최고급 새틴, 산뜻하고 경쾌한 느낌의 모슬린, 빛을 받는 방향에 따라 빛깔이 변하는 시폰벨벳, 섬세한 주름이 아름다운 크레이프 등 갖가지 고급 천으로 만든 드레스들이 정원 가득 핀 꽃송이들처럼 연회장을 가득히 채우고 있었다." 이게 만18세 남자아이가 생각하거나 표현할 수 있는 문장인가?


- 주요 이름이나 지명 등등에 프랑스어 영향을 받은 듯한 명칭들이 많은데(작가가 고등학교 제2 외국어가 불어였던 듯), 가만 보면 또 거의 전부 일본식 발음인 것 같기도 하고, 좀 애매하게 거슬리는 이름들이 많았다. 아르- 나르- 미르- 하르- 하는 식의 이름들. 알- 날- 밀- 할- 발음이 안되는 나라말.


- 전반~중반부까지 내내 이런 장황한 묘사의 지루함? 그런 신박한 표현을 읽어 내려가는 신기함?이 지배적이다가 마지막 권 가까이 될 때부터 급격히 재미있어진다. 특히 마지막 하르마탄 섬으로 넘어갈 무렵부터 균열 저지 의식(?), 그리고 몇 년 후 외전격인 3류 음유시인 관점의 독백까지.


- 다시 본 소설이었지만 느낌이 완전 새로웠다. 새 책을 처음 읽은 기분. 해피엔딩은 아니었지만 나름 열린 결말, 좋았다. 14년 전에 쓴 독서일기와는 조금 다른 감상. 





Posted by 떼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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