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

낙서장 2011. 12. 6. 10:29

온라인 게임


내가 그동안 접해본, 아니, 깊이 빠져본 온라인 게임은 사실 몇 종류 안된다.

첫 번째가 스타크래프트, 두 번째는 영웅 온라인, 세 번째는 오게임, 네 번째이자 마지막이 룰 더 스카이다.

나머지 게임들도 꽤 있지만 사실 맛보기 수준이었고 깊이 빠져본 게임이라고 하긴 어렵다.

그렇다면 여기서, "깊이 빠져본"이라는 의미가 뭔지 궁금할 수 있겠는데, 그건 다음과 같다.


거의 매일 최소 한 두 시간 이상은 꾸준히 해 본,

그래서그 게임의 발전 방향 및 히스토리, 장단점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전체 스토리와 맥락을 이해하고 있는,

한 마디로, "내가 운영자라면 훨씬 더 잘 운영할 수 있을 것 같은" 경지를 말한다.



이 경험으로 "온라인 게임" 이라는 것에 대해 나름대로 정리해본다.


1.온라인 게임은 죄다 소셜(Social) 게임이다.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주고 받는 것이 있는 모든 온라인 게임은, 그 정의 자체로도 이미 소셜 게임이며 가상 현실이다.


2. 온라인 게임은 내가 게임을 하든 하지 않든 어쨌든 지금 이순간에도, 계속 실시간으로 진행 중이다. 게임의 종류에 따라 내 소유물이 저절로 성장하기도 하고, 시켜놓은 어떤 일을 한 다음 내 명령/승인을 기다리고 있기도 하고, 내 소유물이 남에 의해 파괴당하거나 강탈당하고 있기도 한다. 모든 것이 다 자동 진행 중이지만 오직 내가 참여해야만 증가시킬 수 있는 내 경험치(!)만 제외다. 이건 철저히 수동이다.


3. 먼저 시작한 사람이 거의 항상 앞서간다. 물론 일부 후발 주자 중 현금 도배 및 광게임을 통해 추월하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나 그것은 아주 예외 상황이다. 어떤 스킬과 팁을 이용하건간에, 설사 아무리 레벨업에 최적화된 활동만 하더라도, 시간을 많이 투자한 사람에겐 못당한다.즉, {시간=레벨}이다. 몇 개월 이상만 차이가 나도 그 간격을 극복하기란 넘사벽에 가깝다.


4. 새로운 소통의 매체이며 또다른 현실이다. 이미 바로 옆사람과의 대화조차 컴퓨터나 휴대폰 채팅으로 대체해버린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 현실에서, 즉 오프라인 소통이 온라인 소통으로 대체되어 가는 현실에서 트위터, 페이스북으로 대변되는 직접적인 대화 방식의 SNS 서비스뿐만 아니라 액션과 리액션으로 표현하는 온라인 게임 역시 중요한 소통의 도구임에는 틀림없다.


5. 게임사측의 일방적인 관리시간, 즉, 점검시간이 되면 모든 진행중인 게임 속 가상현실은 중단된다. 이 시간을 얼마나 더 효율적으로 운용하느냐가 사실 해당 게임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봐도 무방할 듯 하다. 게임 유저들이 가장 민감해하는 사안.


6. 인기를 끌기 시작하는 게임의 99%는 서버 접속장애라는 고질병을 반드시 앓는다. 서버와 네트워크는 결국 돈 문제니까. 접속 장애를 비롯해 게임에 접속하지 못하는 시간과 현실의 스트레스의 관계는 정비례에 가깝다. 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가가 게임사의 능력이라 단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7. 온라인 게임은 분명 매력적이다. 한 번 빠져들면 헤어나기 힘들다. 돈으로, 아이템으로, 게임 내 정해진 시간 등등으로... 계속 얽어매고 유혹하는 요소들이 있기 때문에. 게임에 빠져든 정도에 따라 현실세계에서의 다른 어떤 일보다 우선순위에서 앞서기도 한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내려놓는 순간, 그것은 이미 아무 것도 아니다. 일종의 해탈. 이 경지를 한 번 이상 접해본 사람들은 두 번 다시 온라인 게임에 중독되는 일이 없다. 중독과 유희와의 경계선, 그 적절한 순간을 스스로 본능적으로 알게 되어 자제하거나 내려놓을 수 있게 된다. 처음 그 경지에 도달하기가 어려울 뿐이다. 사람에 따라 그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 지출해야 하는 비용은 천차만별. 어떤 사람은 별 어려움 없이 도달하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은 수 백~수 천만원의 금전적 손해를 보고 나서야, 어떤 사람은 직장을 잃고 나서야, 어떤 사람은 이혼을 당한 후에야, 또 어떤 사람은 사기를 치다 고소를 당하고 나서야 도달한다. 그래서라도 결국 그 경지에 도달할 수 있으면 다행. 그래도 깨닫지 못하면 영원한 중독의 나락에서 헤어나기란...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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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떼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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