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쳐라, 세계화! - 반세계화, 저항과 연대의 기록
엄기호 (지은이) | 당대




스스로를 ‘국제연대 코디네이터’라고 소개하는 지은이가 21세기 지구자본주의인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맞서서 지난 10년간 연대를 구하며 세계를 떠돌며 지켜본 '싸움'의 기록이다. 세계화가 강요한 아수라(阿修羅)의 삶을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에서 대다수 인민이 어떻게 버텨내는지, 그 속에서 어떻게 ‘희망’을 만들어가는지 보여준다.

1부 ‘망명자들의 세계화’는 세계화가 만들어 낸 21세기형 망명자들의 모습을 조명한다. 2부 ‘국가의 경계와 새로운 중세’에서는 근대 자본주의가 만들어 낸 ‘국가’라는 존재가 세계화가 진전됨에 따라 어떻게 자신의 ‘국민’을 국가의 변경으로 내몰고 방치 하는지를 보여준다.

3부 ‘공격받는 시민들’에서는 근대 국가의 기본적 의무였던 ‘국민의 보호’를 세계화 시대에 어떻게 내팽개치는지 보여준다. 세계화는 시민의 권리를 개인의 책임과 의무로 전환했다. 세계화된 세계에서 건강한 시민은 사회에 기대지 말고 스스로 앞길을 헤쳐가야 한다. 교육이나 의료처럼 시민의 당연한 권리라고 일컬어지던 권리들은 더 이상 없다.

대안이 없다는 이름으로 싸움을 포기한 이들은 정규직 노조, 지식인, 낡은 좌파이다. 싸우는 이들은 노동의 유연화에 맞선 노동자와, 물의 사유화에 맞선 빈민들과, 전쟁에 맞선 반전활동가와, 생태의 파괴에 맞선 생태활동가들과, 성 착취에 맞선 여성들과, 이성애 중심주의에 맞선 성적 소수자들과, 초국적 제약회사에 맞선 HIV 양성반응자들이다. 그들이 싸우며 만들어내는 수만 가지 상상과 가능성에 대안이 있다. 고립되지 말고 싸우고 있는 ‘세계’에 참여하는 것이야말로 대안이다.




대체적으로 난민캠프 출신들이 보다 양질의 교육을 더 많이 받은 경향이 있으며, 특히 영어 등 외국어 구사능력이 본국에 남아 있던 사람들보다 훨씬 더 우수하다고 한다. '국가'의 보호도 받지 못하고 난민촌에 문자 그대로 '갇혀' 있던 사람들이 더 세계와 접속하고 소통하며 언어를 포함한 교육자본과 문화자본을 축적한 것이다.

오히려 국내에 남아 있던 사람들이 세계로부터 고립되어 있다. 그래서 외국인 기업을 비롯해 좋은 직장이 주로 난민촌 출신들에게 돌아가는 바람에, 본국에 남아서 '탄압'받던 사람들 사이에서 불만이 생기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73쪽, '1. 망명자들의 세계화' 중에서)



엄기호 - 1971년 울산에서 태어났다. 연세대 사회학과 학부와 대학원을 마쳤고, 한동안 현장과 바깥을 ‘싸’돌아다녔다. 지난해부터 연세대 문화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했다.
2001년부터 3년간 필리핀에 사무실을 둔 국제가톨릭학생운동 아시아.태평양사무국에서 일했다. 월러스틴의 말처럼 “지역적이며 동시에 지구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다. 2004년부터 ‘국제연대 코디네이터’라는 직업을 스스로 개발.성장시켜 왔다.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만들어낸 패배주의와 냉소주의와 싸울 때 어떻게 희망의 자리를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해 우리 사회에 정직한 언어로 전달하는 데 얼마간 책임과 소명이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 ‘하자’ 글로벌학교 팀장, 우리신학연구소 연구위원, 인권연구소 ‘창’의 연구활동가로 일했거나 지금도 하고 있다. <포르노, All Boys Do It>(우리교육, 2000)을 이미 출판했다. 지금은 한국사회의 오래된 공동체에 관한 이야기, 여성이 여성으로 ‘호명’되고 ‘생성’되는 과정에 관한 이야기, 인권의 새로운 쟁점에 대한 이야기, 신자유주의의 아이들과 함께하는 페다고지 등 앞으로의 작업리스트 앞에서 머리를 쥐어뜯으며, 한편 행복해하고 있다.


유엔인권위원회(지금은 유엔인권이사회로 격상되었다)에서부터 세계사회포럼까지, 아프리카의 빈민가에서부터 엄격한 불교식 실행으로 대안을 실천하고 있는 태국의 산티아속 불교공동체까지, 전후戰後 최대 규모라 할 수 있는 2006 프랑스에서의 청년실업 반대 백만 시위에서부터 초국적 제약회사의 홍보부스를 급습한 에이즈 감염인들의 시위까지, 그 모든 하루하루가 '세계'를 경험하고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경험뿐만이 아니다. 이 시간들은 또한 내 눈앞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내가 경험하고 있는 사건들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언어를 필사적으로 만들어가는 배움의 시간이었다. (중략) 나는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이야기하고 전하는 것이 나에게 부여된 천부적인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이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저곳으로, 저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이곳 사람들이 알아듣고 깊은 관심을 보일 수 있도록 전하는 것, 또 때로는 저곳과 이곳을 하나의 맥락으로 묶고 이어주는 이야기꾼의 역할이 내가 잘할 수 있고, 잘해야 하는 일인 것 같다. 어느 선배의 말처럼 '배운 존재로서 내가 당연히 해야 하는 '의무'이다. ('책을 내며' 중에서)

    

책을 내며

프롤로그 낡은 투쟁과 연대가 무너지다

1. 망명자들의 세계화
청년실업 24시간 직업을 구하는 게 내 직업이다
난민 하루짜리 비자가 평생이 되다
이주노동 내일 또 누군가의 하인이 된다
성노동 산업은 있지만 노동자는 없다

2. 국가의 경계와 새로운 중세
슬럼과 성채도시 웅크리고 앉아 다음 재난을 기다린다
해방신학과 빛나는 길 국가가 사람을 악마로 만든다
공정무역과 혁명세 그래도 마오주의는 사라지지 않는다

3. 공격받는 시민들
교육권 그들을 가르치고 싶다
식량주권 내 이웃에게 닭을 팔고 싶다
건강권 이윤보다 생명이다

에필로그 다만 싸움이 충분하지 않을 뿐이다

기획의 말


    

세계화, 오딧세이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을 ‘국제연대 코디네이터’라고 소개한다. 독특하게, 그가 ‘코디네이션’하는 ‘연대’는 21세기 지구자본주의인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맞선 ‘싸움’의 연대이다. 이 책은 저자가 지난 10년간 연대를 구하여 세계를 떠돌며 지켜본 그 ‘싸움’의 생생한 기록이다. 또한 세계화가 강요한 아수라(阿修羅)의 삶을 대다수 인민이 어떻게 버텨내고 있는지, 그 속에서 어떻게 ‘희망’을 만들어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아시아에서, 유럽에서, 아프리카에서, 라틴 아메리카에서.

구성
1부 ‘망명자들의 세계화’는 세계화가 만들어 낸 21세기형 망명자들의 모습을 조명한다.
세계화가 진전된 오늘, 제3세계의 인민들은 가족을 남겨...
 

 

교형이 또 한건 했다.

잽싸게 사서 읽고 리뷰도 올려야겠다. 내일 쯤 배송되려나...


 


+ 2009-08-14 추가

책을 산 다음 읽게 되기까지 참 오래걸렸다.

 

말 그대로 세계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겪은 모험(?)들을 반세계화와 연대의 관점에서 기록해 둔 책이다.

태국, 필리핀, 홍콩, 남미, 아프리카...

 

우습게도, 세계 곳곳을 돌아다닌 흔적들을 보며 든 생각이, '비행기 값 만만치 않았겠는걸' 이었다.

자비를 들여 다니기엔 꽤 무리한 액수임이 틀림없을 법한 여행기(?)... 

 

세계화의 폐해들을 돌아보며, 정말 많은 경험치를 쌓은 흔적이 역력히 드러난다.

신자유주의와 세계화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으며, 그 속에서 반세계화 운동이 어떻게 자리잡아갈 수 있을지 밑그림이 살짝 그려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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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떼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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