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두 번씩 전쟁 치르듯 벌어지는 KTX 예매.
"순번 대기제"로 바뀌면서 그나마 미친 듯 클릭해야 했던 과거의 노가다는 없어지긴 했지만
최대 3~4000번 이내 빠른 순번이 아니면 사실상 원하는 시간대의 표를 얻기란 불가능.
그런데,
아침 6시 정각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지 단 0.1초 차이에도 수천 번 이상이 뒤로 밀리게 될 뿐 아니라
시스템을 오픈하는 시각도 어느 시계 기준인지 매번 들쭉날쭉하여 어느 때는 59분 40초에도 열리고,
오늘같은 경우에도 59분부터 계속 클릭을 했는데 50초가 넘으니 이미 열려 있었다.
클릭하고, 팝업창 닫고, 다시 클릭하는 그 짧은 순간에 이미 11600여명. 불과 영점 몇초 차이에... 헐...
(스샷을 찍을 때는 시간이 좀 지나서 그새 숫자가 조금 줄었다.)
저 화면을 보는 순간, 오늘은 글렀다, 싶은 생각이 내 머리를 헤집고 훅~ 들어왔다.
어쩌나... 그래도 해 보긴 해 봐야겠지?
그 때,
갑자기 급 복통! 윽... 간밤에 뭘 먹었더라? 왜 갑자기 설사가...
배를 부여잡고도 화장실에 가지 못하고 몇 분간 앉아서 화면을 쳐다 보고 있다가,
급기야 더는 참지 못하고 화장실을 다녀 왔는데...
(평소 내 화장실 이용 시간은 뒤처리하고 온수로 마사지하는 시간까지 평균 20분 이상이다)
평소의 반도 안 되는 6분 정도의 시간도 엄청 길게 느껴졌지만, 아무튼 다녀와서 화면을 딱 봤는데,
아직도 남은 숫자는 10000이 넘고... 제길, 괜히 서둘렀다... 아직 다 싸지도 못했는데.
이후 다시 화장실로 가서 씻고 옷 입고 찍어 바르고(?) 다듬고(?) 등등을 다 하고 돌아오니
30분쯤 지났나? 그런데도 아직 남은 숫자는 3000번대. 제길.
결국 40분이 넘어서야 간신히 내 차례가 돌아왔지만,
예상대로 원하는 시간대의 표들은 다 매진되고 없었다. 다행히 돌아오는 표는 두 번 만에 구하긴 했지만...
앗, 그런데, 예약 요청 횟수가 6회로 제한이 되어 있다!
예약 가능 시간만 3분으로 제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횟수도 제한되어 있다니! 뭐 이런...!
어느 새 4번의 기회를 날리고 남은 기회는 두 번뿐.
그 짧은 순간에 머리를 급회전시켰다. 어느 시간대의 표가 있을까?
일단 하루 전 금요일 저녁으로!
꽝.
이제 남은 횟수는 단 한 번.
오전부터 오후까지 대충 다 찍어봤는데 없으니... 에라 모르겠다, 저녁.
오오... 다행히 걸렸다!
재수!
올해도 이렇게 예약은 간신히 성공했다.
제주도 왕복 비행기 표보다 비싼 KTX 표.
그 비싼 표를 내 돈 다 내고도 마음껏 구하지 못하는 황당한 현실.
언제쯤이면 이 전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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