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뽑기나 복권 등등의 행운은 국민학교(초등학교) 이후에 완전히 사라졌다고 생각했다.

그 흔하게 걸린다는 로또 4등조차 단 한번도 된 적이 없으니.


뭐, 그런 거와 성격은 좀 다르긴 하지만 내가 주로 기거하는 커뮤니티인 투피 자유게시판에서

한국인삼열매공사(솔직히 처음 들어본 회사다, 담배인삼공사는 알아도.)라는 곳에서 만든

"천년수작 칸" 체험단 신청을 받는다고 해서 이게 뭐야, 숙취 해소 음료? 하면서

늘 그렇듯 별 생각 없이 슥~ 신청했지만 설마 내가 당첨(?)될 것이라고는 1도 기대를 하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예정됐던 당첨 발표일이 지나도 아무런 소식이 없길래

그럼 그렇지 뭐, 하면서 넘어갔는데...





그때로부터 한참이 지난 엊그제,

갑자기 전화가 왔다.


02-714-로 시작하는 은근 친숙한 번호였는데, 그런데 어딘지는 잘 모르겠는 번호.

내 이름을 확인하면서 대뜸 주소가 OO동 OOOO 305호가 맞냐고 묻는다?

그 순간 투피와 "천년수작 칸"이 팍~ 생각났다.



아니, 설마 이거 당첨된 건가!!!!????



굳이 물어보지는 않았다. 아니라고 할까봐 두렵기도 했고, 사실 그거 말곤 없었으니까.

최근에 내가 중고장터나 감자밭에서 뭔가 사거나 신청을 하거나 한 적이 없었으니까 말이다.


택배로 하루 정도 걸릴 테니, 다음날이면 오겠지?






2.


이튿날,

오후에 외근 나간 사이에 사무실로 택배가 왔다(는 걸 다음날 알았다).




사무실로 이런 박스가 배달 와 있었다.

매직으로 선명하게 적혀 있는 "체험단". ㅎㅎㅎ 바로 이거구나.


생각보다 박스의 무게가 좀 나갔다. 살짝 무거울 정도?




박스를 풀어보니 오~ 선물용으로 딱 좋게 생긴 빨간 박스가 들어 있다.


마침 전날 막걸리+소주를 과하게 마셔서 숙취가 꽤 남아 있는 상태라

이 때가 기회! 잽싸게 한 병을 꺼냈다.



  


음... 뭔가 금빛 찬란한 것이, 좀 있어 보인다!

컨O션이나 O명808 같은 음료는 디자인이 좀 구린데 이건 나름 고급져 보인다.


그런데,

섭취방법에 1일 1회 1병이라니 여러 병 마시면 별로 좋지 않다는 의미일까? ㅎㅎ

다른 음료들도 그런 건가? 한 번도 설명을 제대로 안 읽어봐서 모르겠다.




천년수작 칸은 뚜껑이 특히 멋지다.




뚜껑을 열고 원샷!


첫 느낌은 "크~ 쓰다"? 약간 떨떠름한 맛도 나고.

뭐랄까... O명수나 쌍O탕같은, 음료보다는 약에 가까운 느낌?

굳이 비슷하다면 홍삼 드링크가 좀 비슷한...


물론 인삼 열매 추출액이라니 인삼향이 강하게 나는 것은 당연했지만,

지금껏 마셔본 다른 인삼농축액들에 비해 뒷맛이 좀 개운한 듯.


숙취가 해소되는지, 속이 편안해 지는지의 여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는 일이라

몇 시간 기다려 봤다.

기다려 봤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


처음이라 그럴 수 있겠지.^^; 내일 다시 한 병 더 마셔봐야겠다.






3.


다음 날, 다시 한 병을 더 마셔봤다.




음... 75ml 양은 딱 한번에 마시기 적당한 양이다. 꾸울~꺽 하면 한번에 다 넘어간다.

아니, 그럼 50ml짜리도 있는 것 같던데, 그건 어린이용인가? ㅋㅋ


전날은 맥주에 소주를 좀 마셨지만 많이 마시진 않아 숙취가 없는 상태라

이걸 꼭 마실 필요까지는 없었지만, 후기도 써야 하고 피로 회복에도 좋다니 마셔본다.



두 번째 마시는 기분은...
첫 번째와 똑같았다. 첫 느낌은 쓰다, 그 다음은 어? 생각보다는 깔끔하네.



이렇게 지금까지 두 병을 마셨는데,

하루에 한 병씩만 마시다 보면 어느 세월에 다 마시고 어느 세월에 후기를 쓰지?,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렇다면,

에라, 모르겠다. 어차피 마시고 난 느낌이나 소감이 중요한 것이니

주변 사람들에게 한 병씩 돌려야겠다.


먼저, 전날 나랑 함께 술 마신 사람들부터.




나: 이거 하나 마셔봐요. 새로 나온 숙취 해소 음료라는데, 주절주절...

장OO 부장: (꼴꼴꼴꼴) 크~~~~ 씁~네, 쓰버.




엄OO 부사장: (쭈우욱) 좋은데?




김OO 차장: 얼굴 좀 가려줘요. (꿀꺽) 음...




마OO 과장: 으~ 냄새 독해요. 전 이런 거 안 마셔요, 안 마신다고요, 안 마... (꿀꺽)... !!




김OO 부장: (꿀꺽꿀꺽) 크~ 한 번 마셔봐서는 잘 모르겠는데.

김OO 부장: (꿀꺽꿀꺽) 크~ 두 번 마셔봤지만 잘 모르겠는데.

(이 분에게는 이틀간 2병을 제공했다... 의미 없다, 의미 없어. 이제 더 안줄란다.)



...


이제 2병 남았다.


숙취 해소는 잘 모르겠고,

이제 남은 건 소주에 타서 "인삼주"를 만들어 마셔봐야겠다.


반 병을 넣으면 진한 인삼주, 1/3을 넣으면 조금 약한 인삼주라고...

난 진한 것이 좋으니 반 병을 넣어서 마셔봐야겠다.






4.


기회는 바로 찾아왔다.




비가 많이 내리는 날, 본래 의도와는 다르게 소주가 아닌 막걸리에 타서 마셔봤다.

최근에 막걸리도 종류가 엄청 다양해져서 온갖 과일맛 막걸리도 많은데

천년수작 칸을 아주 소량 섞으니 건강에 좋은 한방 인삼 막걸리로 자연스럽게 변했다.

인삼 막걸리, 어디서 분명히 몇 번 마셔봤는데, 어디서 마셔봤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

아무튼, 그 때 마셨던 그 막걸리와 아주 비슷한 맛이 났다.


다만, 양 조절하기가 좀 어려워 생각보다 많이 들어갔는지 맛보다 냄새가 좀 쎘다.

인삼 성분이 좀 들어갔다고 막걸리가 독해지는 건 아닐 텐데, 실제로는 독한 기분이...

적절히 넣으면 괜찮을 것 같다.


특히,

여름이고 곧 보양의 계절이 돌아오는데, 모여서 삼계탕 먹을 때 소주에 살짝 타서 마시면

따로 인삼주 시켜 마실 필요 없이 아주 적절할 것 같다.





5.


마지막 남은 한 병은 오늘 아침에 출근하자 마자 마셨다.

아침 공복에 마시는 세 번째 천년수작.


마시고 10분쯤 되니 위장이 꿈틀꿈틀하는 것이 느껴진다.

비어있던 위장이 뭔가 강한 자극을 받아 격렬히 활동하는 거겠지.

보통은 물도 마시고 커피도 마시고 하면서 희석이 됐을 텐데

오늘은 아무 것도 추가 섭취하지 않고 가만 있었더니

몸으로 퍼져가는 인삼 기운이... 느껴질 리는 없지만, 왠지 그런 것 같은 기분이다.


뭐, 약장사가 파는 만병통치약도 아니고

대단한 효과가 있을 리도, 있어서도 안되겠지만

인삼향이 강하게 나는 진한 음료라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건강음료라 할 만 하다.

왜? 난 인삼을 좋아하니까!


후기 끝.





Posted by 떼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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