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절"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잘못 쓰고 있는 단어 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정확한 뜻은 국립국어원을 찾아보면 될 일이고...
>> 참조: https://www.korean.go.kr/front/onlineQna/onlineQnaView.do?mn_id=216&qna_seq=42694
원래 분/초 단위의 정확한 시간 개념이 없던 그 옛날엔
차 한잔 마실 시간(다경),
밥 한끼 먹는 시간(식경),
이런 멋드러진 문장으로 짧은 시간을 표현했고,
좀 긴 시간으로는 "시진"이라는 시간 개념을 쓰기도 했지만
일반 서민(농민)들은 하루 해 길이를 기준으로 더 많이 썼다.
종일, 하루종일, 즉 아침(새벽)에 해 떠서 저녁에 해가 질 때까지의 시간은
계절마다, 지역마다 조금씩 달랐지만
일반적으로는 여름 기준으로 6시진, 즉 최대 12시간 정도를 기준으로 삼았다.
온종일 걸었다, 라고 하면 최대 12시간 정도 걸었다는 뜻.
여기서 "나절"이라는 절반 개념이 나왔는데,
하루종일의 절반, 즉 나절은 대략 3시진, 즉 최대 6시간 정도를 말한다.
한나절 걸려서 겨우 다 마쳤다, 라고 하면 다 마치는데 6시간 정도 걸렸다는 뜻.
아침부터 저녁까지 온종일 걸린 경우는 "한나절"이 아니고 "하루종일"이라고 해야 맞다.
여기서 다시 "반나절"이라는 개념이 또 나왔는데,
나절의 절반, 즉 1.5시진, 즉 최대 3시간 정도를 말한다.
반나절은 1시진(2시간)보다는 약간 긴 시간 개념이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절대 2시진(4시간) 이상의 긴 시간 개념은 아니었다.
즉, 요즘 흔히들 낮시간의 절반, 즉 5~6시간 정도라는 개념으로 잘못 쓰고 있는 "반나절"은
사실 "한나절"이라고 해야 맞고, "반나절"이면 그것의 절반,
즉 길어도 약 3시간 정도 이내의 비교적 더 짧은 시간의 의미인 것이다.
이상의 기준으로 대략 짧은 시간부터 정리해 보자면,
- 차 한잔 마실 시간(일다경一茶頃): 약 15분(5~20분 사이)
- 일각(一刻): 15분
- 밥 한끼 먹는 시간(한식경一食頃): 약 30분(20~40분 사이)
- 반시진(半時辰): 1시간
- 한시진(一時辰): 2시간
- 반나절(반반종일半半終日): 약 3시간(2~3시간)
- 한나절(반종일半終日): 약 6시간(5~6시간)
- 종일(終日): 약 12시간(10~12시간)
- 하루: 24시간(자시[23:00~01:00]~해시[21:00~23:00])
이쯤이지 않나 싶다.
'나랏말싸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마스크, 그런데 “비말”?? (0) | 2020.02.05 |
---|---|
굿즈(Goods)가 뭐니? (0) | 2019.07.08 |
ㄴ뒤에 ㄹ이 올 때 발음: 대관령 한라산 (0) | 2019.01.30 |
[뻘글] 호부호형? 자부매형(姉夫妹兄)을 허하라? (0) | 2018.09.27 |
맞다 vs. 맞는다 (1) | 2018.09.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