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19 짧은생각: 코로나, TMI, 아이 휴대폰 사용 제한

코로나

코로나19 소문의 시작: “코로나 바이러스 전파 확대... 감염 우려”라는 기사가 입에 입을 거쳐 돌다가 마침내 “휴대폰 통화로도 감염될 수 있다”에 이르렀다. “전파”가 그 전파가 아닐텐데. 세상은 요지경.

2020 한국 코로나 정국을 관통하는 한 말씀,
“충분한 사실 확인 전에 먼저 보도할 가치가 있는 뉴스입니다”
가짜뉴스로 인한 파장이 일파만파 퍼지자 다시 하신 말씀,
“제가 그것까지 책임져야 합니까?”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방사능 안전하다며 일본을 10번도 더 다녀왔다는 어느 의사출신 기자라는 분이 ‘제정신’으로 한 말.
전세계 언론 신뢰도 만년 꼴찌국가, 이 나라 언론사 종업원 수준이 딱 이 정도다.

 

TMI
(토막 영어 상식: Too Much Information; Information은 수량화할 수 없는 단어[=불가산 명사]라 단수형으로 쓰고 many가 아니라 much가 붙는다)

비말, 에어로졸, 에피데믹, 판데믹, 인포데믹에 이어 중위소득, 소득분위까지.
굳이 알 필요없는, 알아봐야 속썩고 머리만 아픈 “전문가” 영역에 속한 용어들, 정보들... 일명 TMI.
이 정보 과잉 시대는 일반인들이 일반적으로 그냥 살기 참 어렵게 만든다. 쉬운 말로 풀어서 쓸 줄 모르는걸까, 일부러 그러는걸까?
세계에서 문맹률이 가장 낮다는 이 나라의 '종특'일까?

 

아이 휴대폰 사용 제한

아이들은 정말이지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서라도 해킹(?)해서 쓴다.
예전에는 S 통신사에서 만든 앱 "쿠키즈"(지금은 "ZEM")으로 사용 시간 및 사용 앱들을 제한했었는데 결국 실패했고,
요즘 단순 모니터링/위치확인용으로 쓰고 있는 패밀리 링크로는 뭐, 시간제한을 걸어봤자 오버돼서 차단되어도 아주 가볍게 우회해서 쓴다.

>> 참고: 막내아들 휴대폰 "쿠키즈"가 무력화된 사건

이런 건 막아도 소용없다. 친구들끼리 해킹 방법 다 공유하고 서로서로 누가 더 잘 뚫나(?) 경쟁도 하고 막...
윽박지르고 혼내도 며칠 뿐이고, 한달간 압수... 뭐 이렇게 해도 결국 원점으로 돌아갈 뿐이다. 부모 자식 간 사이만 더 나빠질 뿐.

어른에게나 아이에게나 휴대폰은 동등하다. 휴대폰 안에 세상 모든 것이 다 들어 있기 때문에 쓰면 쓸 수록 더 쓰게 되고 안 쓰면 또 안 쓰는대로 적응해서 안 쓰게 될 수 있다. 아이라서 본능에 더 충실하고 자제력이 더 떨어질수는 있겠지만 똥개 훈련시키듯 한다고 딱 쓸 때만 쓰고 안 쓸 때는 안 쓰도록 잘 훈련되지 않는다. 불가능하다. 중독... 어른이라고 중독되지 않나? 중독은 똑같이 된다. 누구나 언젠가는 "깨달음"을 얻고 중독에서 헤어나올 수 있게 되지만 아이일수록 그 시간이 더 길고, 아이 시절에는 그 긴 시간을 그렇게 허비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더 아까울 뿐.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제한하게 되는 것뿐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접근해야 한다.

가장 많은 부모들이 시도하는 제한 방법, 즉 아이 휴대폰을 정해진 날짜, 정해진 시간 동안만 쓰게 하려면 카톡 같이 상시적으로 써야 하는 앱들에 대한 의존성을 없애는 방법 말고는, 단언컨대, 없다. 카톡 쓰기 시작하면 그건 곧 휴대폰 사용의 시작일 뿐, 이것저것 계속 써야 하는 앱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휴대폰을 아이 본인의 소유물로 인식하고 이것저것 깔아서 쓰기 시작하면 결국 다 풀어줄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런데 카톡을 꼭 실시간 채팅용으로 써야 하는건 아니지 않나? 나는 카톡을 쓰지 않는다. 아니, 쓰긴 하되 딱 카톡 채팅 앱만 쓴다. 그것도 알림 다 꺼놓고 메일이나 문자 메시지 확인하듯이 내가 필요할 때만 켜서 본다. 그렇게 해도 나나 남들이나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급하게 연락이 되어야 할 때는 전화도 있고, 문자 메시지도 있고, 텔레그램도 있고, 방법이야 많으니까. 내가 카톡을 실시간으로 확인하지 않는다는 것을 내 주변 모두가 알게 되는 순간부터 나는 자유로워진다. 누구나 다 마찬가지일 수 있다. 그런 생각을 안해서 그런거지.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세뇌하려고 노력 중이다. 적어도 휴대폰의 노예는 되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