즘 광고를 보다 보면 어느 맥주 광고에서 박찬욱 감독이 김혜수에게 "페이소스" 어쩌구저쩌구 하다가 맥주맛도 모르면서 너무 어렵다는 핀잔을 듣는 장면을 보게 된다.


그렇다. 요즘 이런 것이 추세다. 별 것도 없으면서 괜히 있어 보이는 말을 쓰는 것, 또는 그렇게 착각하도록 만드는 말을 쓰는 것.

국어가 너무너무 혼탁해지다 보니 이따위 허접한 외국어도 버젓이 있어 보이는 말처럼 쓰인다.

또 으레 그런 '고상한'(?) 용어를 써야 하는 자리에 올라가면 자연스레 쓰려고 부단히 노력들을 해댄다.


참... 한심한 세태다.


"페이소스"가 정말 있어 보이는 말이려면, 그리스 원어인 "파토스(pathos)"로 써야 한다.

영어... 정말 지긋지긋하다. 왜들 영어가 제일 잘난 언어인 줄 아는 걸까? 영어 쓰는 국민은 1등 국민인가?


>> 참고: http://goster.egloos.com/4426301



아무튼 저 "페이소스"는 연민, 동정, 고통과 같은 뜻의 그리스어란다. "페이소스가 강하다" 라는 식으로 많이들 사용하는데 그 의미는 "감정적인 호소력이 짙다" 정도가 되겠다. 정말 별 내용 없는 용어다.


그리고 "페르소나(persona)"는 고대 그리스의 연극에서 '배우들이 쓰던 가면'을 뜻하는 라틴어로, 타인에게 비치는 외적 성격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란다. 요즘 영화계에서 종종 사용되는데, 감독의 뜻을 가장 잘 표현하는 배우, 즉 감독의 '화신' 쯤 된다는 의미로 쓰는 거겠다.


제발들 좀! 좀!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한국말 좀 썼으면 싶다. 엉?



+Updated on 2010.06.20


"한국통신"이 "KT"로 바뀌고 "거원"이 "코원(COWON)"으로 바뀐 것이 세계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간 것이라고 믿는 한심한 사고방식을 가졌거나 그 사고방식에 동조하는 입장에서는 위와 같은 글이 "과민반응"으로 받아들여 지리라.


하긴 아예 지 자식들 이름도 영어식으로 매끄럽게 발음이 되도록 짓는 사람들이 수두룩뻑쩍한 마당이니...

조금 더 있다간 아예 영어이름으로 창씨개명이라도 할 기세.


미국 시민이 될 기회가 없어 하는 수없이 한국땅에서 사시는 분들, 삼가 애도를 표한다. 그 마음들은 충분히 알겠으나 이 땅의 말/글 문화는 그만 더럽히고 제발 좀 가만 놔두었으면 좋겠다. 하루 빨리 이 땅을 떠나 미국으로 입성하시길 진심으로 빈다...




Posted by 떼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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