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과 동떨어진 사고.
사고와 동떨어진 행동.
행동과 동떨어진 사상.
사상과 동떨어진 습성.
이게 나다. 따지고 보면 남들을 욕할 처지가 아닌 게다.
남들이 알아 들을 수 없는 말을 공개적인 장에서 저 혼자 주절거린다고 욕할 일이 아니다. 나 역시 그러지 않았을 리 없다. 왠만하면 그냥 물어보든가.
남들이 맞춤법 너무 못 지킨다고 욕할 일이 아니다. 저마다 할 수 있는 만큼 하는 거지, 나는 내 한계 이상으로 잘 지키나? 왠만하면 이해하고 넘어가자. 아니면 사심 없이 지적해서 고치게 하든가.
남들이 좀 유명해졌다고 이전에 하지 않던 짓 한다고 욕할 일이 아니다. 나라고 그러지 않을 쏘냐? 지나치지만 않으면 그냥 좋게 봐 주자. 사람이 다 그런 것을...
남들이 기대한 만큼 제대로 일하지 못한다고 욕할 일이 아니다. 나 역시 제대로 일하고 있다 할 수 있나? 원래 기대치와 현실은 다른 것이 정상인 법.
남들이 쥐새끼짓을 하건 닭짓을 하건 파렴치 적반하장이든 욕할 일이 아니다. 내가 그들보다 나은 점이 뭐 있단 말인가?! 그들만큼 성공을 했나 그들만큼 사회에 기여한 것이 있나 그들만큼 (비록 거짓일망정) 세상을 위해 무언가를 해봤나, 기껏해야 내 밥그릇 챙기는 일조차 허덕인 게 다일 뿐.
아, 생각해보니 하나 있긴 있다. 뉴스타파, 노란봉투. 기부. 최소한의 양심을 지키기 위한 정말 최소한의 면피 행위.
그것마저도 자랑스럽지 않고 부끄럽다.
...
20여 년을 보지 않았던 친구(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는 사람)의 소식. 부고(訃告).
20여 년을 보지 않았는데 어떻게 지금 친구랍시고 훌쩍 보러 갈 수가 있냐는 한 쪽 마음.
20여 년을 보지 못했으니 지금이라도 볼 핑계가 생겼으면 보러 가면 되지 않겠느냐는 다른 쪽 마음.
며칠을 싸우다 한 쪽이 다른 쪽을 이겼다.
이건 내가 한 쪽 마음이 다른 쪽 마음보다 더 크기 때문인 걸까, 그냥 단순히 게으르로 귀찮아서일까?
난 내 스스로가 딱 보이는 그 만큼 만이라도 냉정하고 침착하고 딱 부러지고,
할 것은 하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불쑥불쑥 들 때가 많다.
그러지 못하다 보니 늘 불편하고 늘 괴롭고 늘 미안하다.
차라리 최소한 미안한 마음이라도 없으면 지금보다 열 배는 더 편히 살 것을.
소심함...
이것도 다 팔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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