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phisto | 메피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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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너뷰] 유시민을 만나다
2008.3.31. (월) 딴지 편집국
유시민, 그는 이 시점에서, 왜 하필, 고담대구를 택한 걸까. 이번 인터뷰는 결국 이 질문 하나를 위해 이뤄졌다.
그의 답을 들어보자.
인터뷰는 2008년 3월 8일 토요일 오전 10시, 그의 대구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본지에선 총수와 너부리가 출동했고 유시민의원은 김희숙 공보특보가 배석했다.
거두절미하고 바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그래도, 알아들으니까.
총: 6년 전이죠.
유: 2002년. 6년 된 얘기죠. 6년.
총: 6년 지났는데, 그 사이 엄청난 일이 벌어졌죠. 유시민 개인으로도. 유시민이 그렇게 잘 나가게 될지 누가 알았습니까. (웃음)
유: 많은 일들이 있었죠.
총: 국회의원도 했고. 욕도 많이 먹었고. 성격상 후회는 없는 양반인 걸로 알고는 있는 데, 뒤도 안 돌아 보고. 그래도 이 정도 지나고 나면, 아차 싶었을 때, 그런 거 있죠? 후회까진 아니어도. 그러지 말았으면 더 좋았을 걸. 개인적으로든 정치적으로든.
유: 그런 순간들이 많이 있죠, 왜 없겠어요. 근데 뭐 전반적으로 보면 원래 하려고 했던 일들이 실패했으니까. 전국정당, 영남에서도 호남에서도 경합할 수 있는 그런 정당 만드는 것도 실패했죠. 또 같은 얘기지만 헌법의 원리가, 헌법이 규정하는 참정권의 원리나 국민주권의 원리가 제대로 실현되는 그런 민주적인 정당, 역시 실패했잖아요.
요새 공천하는 것 보면, 양쪽 다 마찬가지지만, 경선 같은 건 아예 없고, 무슨 신입사원 입사시험 보듯 면접 봐 가지고 막 잘라내고, 도대체 누가 위임해준 권력인지. 공천심사 위원장이나, 심사위원 안팎에서 온 사람들이 면접 봐서 사람을 탈락시키고 붙여주고 하는 게 누가 누구로부터 위임 받은 권한이에요?
총: 그 자체가 하나의 선전전이죠. 지금 민주당 자체가 존립기반이 무너졌으니까.
유: 그러니까 다 실패한 거죠. 정당 혁명가, 정당 개혁운동가, 이렇게 스스로를 규정했는데, 정당 개혁운동가로서는 지난 6년간 아주 철저하게 실패했다, 이렇게 보죠. 실패 과정을 돌아보면, 어느 하나를 잘못해서 실패했다 이런 것 보다는 그 일을 성공시킬만한 역량이 없었다. 개인적, 집단적 역량이 없었고.
지금 무소속으로 이렇게 되어 있는 건, 작년 2월 전당대회 때 그때 이른 바 대통합이라는 황당한 결의를 할 때, 그 때 전 협력을 안 하려고 했죠. 그때 이미 갈라서려고 결심을 하고 있었는데, 당시 장관직에 있었기 때문에.. 당에 있었더라면 또 어떨지 모르겠는데..
우리는 열린우리당을 지켜서 재창당하겠다, 이런 게 내 의사였는데, 이런 저런 이유 때문에 불가피하게 못했지. 그걸 하려면 장관도 사임하고 다시 당으로 돌아와 가지고 했었어야 했는데. 그 당시 국민연금법이니 이런 중요한 법률들이 국회에 막 처리되고 있는 중이라서.
그리고 이제 (노대통령이) 그렇게 하면 분열의 책임이 있으니까 협조해주라고 하시고 이래 가지고. 완전히 망한 거지, 그 때. 그 뒤로는 정당 개혁운동의 실패를 확인하는 절차에 불과했고. 솔직히 민주당에 계신 분들, 들으면 기분 나쁘겠지만, 지금은 당 같지도 않은 당.. 그렇게 하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개혁에 실패했지. 정당개혁 운동가로서.
총: 그럼 그 때 어떻게 했었어야 했다..?
유: 그 때 전당대회에서 반대하면서, (기간당원제를 폐지하는 개정안에 반대하면서) 표결 들어가고 그렇게 했었더라면 열린우리당의 뿌리가 남았을 텐데, 그랬으면 지금 어려워도 그걸 기반으로 해서 새로 시작해 볼 수 있을텐데, 지금 아무 것도 없이 쪽박차고 거리에 나앉은 거 아닙니까. 그런 게 후회되죠.
총: 그 순간 말고는.
유: 후회되는 건 없어요, 다 잘 한 건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
총: 개인적으로 내가 국회의원 출마는 하지 말았어야 했다던가, 아니면은 장관은 되지 말았어야 했는데 라던가.
유: 장관이 좀 더 일찍 됐어야 했는데...
총: 하하하.. 장관이 좀 더 일찍 됐어야 했다?
유: 총선 끝나고 바로 입각했으면 당에 그렇게, 당원제도나 이런 걸 놓고 사람들하고 그렇게까지 많이 싸우고 그러지 않았어도 됐을텐데.. 그런 거죠. 내가 전당대회 당회장 선거 2005년도에 출마하면서 상처를 많이 입었으니까.
총: 당 내에서.
유: 네. 총선 끝나고 바로 입각을 했으면 일도 좀 더 할 수 있었고, 그렇게 당에서 싸우는 일도 덜했을텐데.
총: 그 때 당에서 미움 많이 받으셨죠.
유: 네네. 오늘 아침도 조선일보에 또 나왔대, 나보고 싸가지 없이 말한다고, 그게 지금도 전설이 되어 있는데, 내가 얼마나 무얼 싸가지 없이 말했는지 모르겠는데.
총: 그 시절에...
유: 네, 나보고 싸가지 없다고 말했던 사람들이 싸가지 있게 행동한 예가 별로 있는가 한 번 찾아보세요.
총: 정치를 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나요?
유: 그건 아니에요, 내가 정치해 가지고, 국회의원하고 장관하면서, 내가 아니었더라면 누구도 하지 않았을 그런 일들도 몇 개 했잖아요.
총: 예를 들면?
유: 기초노령연금이라든가 국민연금개혁이라든가, 최근 내가 제출한 공무원연금법이라든가.. 그것 말고도 건강보험 본인부담 상한제라든가, 이런 것들은 내 브랜드라고 생각해요, 국회의원 되고부터 줄창 주장했고, 장관되서 어느 정도 해냈고, 좋은 일 했어요, 국회의원, 장관된 덕분에 하고 싶은 일들...
총: 그럼 노무현 정부가 꼭 했었어야 했는데, 못했던 건.
유: 정부가?
총: 정부가 혹은 노무현대통령이.
유: 하고 싶었지만 못한 것도 좀 있죠. 정부가 할 일은 아니지만... 선거구제 변경 이런 것들은 국회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이니까, 그리고 양극화나 이런 현상 관련해서 조금 더 일찍 인지하고, 그것들을 해소할 수 있는, 완화할 수 있는 정책수단을 확보하는 그런 준비. 그런 것들이 좀 더 일찍 됐더라면 좋았을텐데 그런 건 있죠.
전체적으로 봐서 정부가 한 일은 상당히 적절하게, 지난 5년 간 필요한 일을 했다고 생각해요. 물론 중간에 헤매고 이런 것도 있었지만. 부동산 가격상승을 초기에 못 잡았다던가 이런 것들은 있죠, 정책적인 미흡함이 좀 있고, 양극화 관련해서도 문제를 인지하는데 상당히 시간이 걸렸고...
총: 그건 왜 그렇게 오래 걸렸나요.
유: 처음엔 잘 몰랐어요, 그 정도 구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거를... 그거를 타임렉이라고 경제학에서 얘기를 하거든요. 문제가 발생하면 몇 단계의 타임렉이 발생을 하는데 제일 첫번째 단계가 레큰니션렉이라고 해서 인지지체. 문제가 진행되고 있는 데 우리가 못 느끼는 거에요. 어떤 문제가 존재할 때 우리가 그것을 인지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그 다음에 인지를 하고 나면 우리가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세우는 데에 또 타임렉이 있죠.
그리고 또 대책이 만들어지고 나서 그것이 의결 절차를 밟는 데 시간이 또 걸리고, 그렇게 확보한 정책수단을 투입하고 효과가 날 때까지 또 타임렉이 있잖아요. 네 단계의 타임렉이 모든 정책에 있어요. 이 양극화는 첫번째부터 좀 타임렉이 있었고, 그 다음 한 3~4년간 열심히 대처했지만 아직 효과가 나기엔 정책수단도 부족하고 그렇죠. 이명박 대통령이 잘 하셔 가지고 분식집도 잘 되게 하고, 미장원도 장사 잘 되게 하고 해주셔야죠...
총: 인간 노무현 말고, 대통령 노무현으로서 한계는 뭐였죠
유: 뭐 그런 걸... 그냥 열심히 하셨고..
총: 한계가 있었을 거 아닙니까?
유: 뭐 그 얘기 하긴 좀 그렇죠..
총: 인간적인 한계 말고, 대통령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의 한계. 한계라고 말하기 그러면.. 그러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뻔 했던...
유: 나는 노무현 대통령은 자기 운명을 사랑했던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저하고 다른 점이. 저는 별루 그러지 못해왔어요.
총: 자기 운명을 사랑했다?
유: 대통령에 도전하는 것도 운명이라고 이야기를 했고, 대통령으로서 하는 일도 운명적으로 다가온 일을 그냥 별 다른 계산이나 후회없이 맞닥드려 하신 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어요. 지금 퇴임 대통령의 역할까지. 언론과의 전쟁도. 모든 것들이 다 자기한테 다가오는 운명을 그냥 그대로 껴안은 데서 오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죠.
총: 풍운아긴 풍운아죠. 틀림없이. 그건 굉장히 인간적인 면이고. 제가 원하는 거는, 오피스로서의 대통령..
유: 아니 그건 뭐, 딴지일보가 무슨 오피셜한...(웃음)
총: (웃음) 어쨌든 제가 궁금한 건 최고의사결정기구로서의 대통령, 그걸 수행하는 데 노무현은 잘 맞는 사람이었나..
유: 네, 훌륭한 자질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고 생각하죠. 대통령을 할만한 분이고, 잘 하셨다고 이렇게 생각을 하죠. 시끄럽게 하고 국민들을 괴롭히고 그런 건 있죠. 대통령을 뽑아 줬으면 알아서 할 것이지, 왜 자꾸 국민들에게 물어보고 요구하고, 왜 자꾸 그러냐. 그런 불편함을...
총: 국민을 상대로 자꾸 직접 설득하려고 그러고..
유: 그러니까.. 그런 게 잘 안맞는 거지, 시대하고, 국민하고 잘 안맞았던 거지. 그러니까 인기가 없었고.
총: 국민 모두를 일대일로 설득할 수 있다는 착각도, 하자라면 하자죠.
유: 국민을 편하게 해주는 지도자는 아니었죠. 끊임없이 국민을 좀 불편하게 만드는... 영화감독으로 치면 어떤 감독이라 그럴까, 관객을 끊임없이 불편하게 만드는 영화, 김기덕 스타일이라고 하나, 똑같진 않지만 여하튼. 어떤 영화를 보고 나면 예쁘고 기분이 흐뭇하고 남는 건 아무것도 없지만 그 시간 동안 즐거웠던 영화가 있는가 하면, 보는 내내 내가 불편하고 껄끄럽고 내가 비싼 돈 내고 여기까지 왜 왔나, 그런 느낌이 들게 하지만, 여운이 좀 긴 영화가 있잖아요. 영화감독으로 치자면 후자 쪽의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도 좀 하고..
총: 예를 들어 대연정 제안, 5년 동안 노무현 대통령 말 중에서 제일 뜬금없었다고 생각드는 말인데..
유: 괜히 했다고 그랬잖아, 나중에.
총: 그랬죠. 근데 그 순간엔 그 생각에 빠졌지 않습니까. 정말 그럴 수도 있겠다고 스스로 생각을 한 거잖아요..
유: 그 얘긴 그만하시지 좀.(웃음) 노무현 대통령한테 직접 물어봐요(웃음)
총: 딴지일보랑 인터뷰 한 번 하라고 말씀 좀 전해주세요. (웃음)
그가 왜 대구로 왔는지에 대한 답의 일단을 혹여 과거로부터 찾을 수 있을까 싶어 이렇게 과거부터 물었다.
총: 자, 노무현 대통령 얘긴 그만 하고..
유: 나도 지겨워 이제. 내 18번 바꿨다는 거 몰라요? 무조건에서 내 인생은 나의 것으로. (웃음)
총: 파하하. 이제 노무현하고 별개의 정치적 단독자로서 유시민에 대한 얘기를 해보자면, 제가 분명하게 기억하는 건 국회의원 초기에 본인은 정치가 불편하다고 했었어요. 그리고 앞으로 대통령 할거냐는 질문에 대통령도 안 한다고 그랬었고, 본인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해서 지금 유시민에게 가장 먼저 궁금한 건 이거에요. 어느 순간부터 정치인을 직업이나 사명으로 생각한 건가. 결국 대통령 후보경선까지 출마했는데. 그런 마음을 먹게 만든 특별한 사건이 있었냐. 없었다면 어떻게 변해간 거냐...
유: 작년에...
총: 대통령 경선에도 나왔고, 어쨌든 국회의원도 한 번 더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또 정당도 만들 생각이 있다 하고… 그러다 기회가 닿으면 또 다시 대통령 출마까지 할 건지.. 정치를 본격적으로 하겠다고 마음 먹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던 거냐..
유: 아니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
총: 아니 대통령 후보경선에도 나왔는데..
유: 그거는 정말 때론 어떤 행위보다 그 행위를 통해서 드러내고자 하는 의미를 봐야할 때가 있죠. 내가 작년에 후보경선 출마했을 때 안 된다는 건 처음부터 알고 있었고, 후보가 될 수 없다는. 나는 후보가 될 수 있다고 처음부터 생각 안 했어요. 후보가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후보가 되어도 대통령이 될 수도 없다는 걸 아주 잘 알고 있었으니까.
그렇지만 왜 나갔냐. 대한민국 정치가 어디로 가고 있는 지를 보여주고 싶었던 거지. 문제가 무엇인지,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우리가 어디까지 와 있고, 이런 것들을 후보 경선에 도전하는 행위을 통해서 한 번 확인하는 거에요, 내 자신과 나를 지지하는 사람들 또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 각자..
그러니까 매번의 정치적인 행위가 꼭 성공을 거두어야 되는 건 아니라고 나는 봐요. 때로는 실패를 통해서도 그 다음에 의미 있는 행위가 어떤 것이 될까에 대해 감지해 볼 수도 있고 그런 거라고 보고. 작년에 내가 후보 경선에 나간 거는, 정치가 이렇게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거죠. 대한민국 정치가. 집권세력의 유력한 사람들이 현직대통령을 두들겨 패면서 자기 이익을 취하려는 식으로 해서도 안 된다, 그런 식으로 해서 성공할 수 없다는 거. 그리고 정치인들이 자기 야심을 위해서 정당을 만들고 부수고 허물고, 모든 민주적 의사결정을 전부 다 퇴출시키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는 거.
현실이 그렇게 되어 가고 있었지만, 그와는 다른 것을 우리가 지향해야 되고, 밀고 나가야 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고, 보여주고 싶었고. 우리가 정치를 할 때는 대의를 위해서 정치를 해야 되는 것이지, 자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 이런 것들을 말하고 싶었지. 왜냐면 아무도 그것을 말하지 않았으니까, 제대로. 그래서 한 한 달 정도 돈만 많이 나갔지. 빚만 많이 지고. 하여튼 했고.
총: 그땐 그렇다 치고 지금은 왜 계속하느냐..
유: 지금은 이제 다 무너진 상황이잖아요. 내가 국회의원으로서 입법활동이나 장관으로서 행정가로서 했던 일들, 이런 건 남아있지만, 정치적인 것들은 다 무너지고 아무것도 없어요 지금. 그러니까 새로운 어떤 것이 가능한 지에 대해서, 고양시에 그냥 또 출마해서 3선 하는 건 별 다른 의미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건 유시민이란 인간이 3선을 했다 이상 의미가 없고.
지금 현재 우리 정치에 여전히 남아있는 과제가 무엇인가. 몇가지 과제가 있겠죠. 그 과제들이 중요하고, 또 이 과제들을 어떤 식으로 해결해 나가야 되는 가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던 것이고. 또 거기에 도전하는 거지. 그것이 가능하다는 걸...
총: 그걸 유시민이 꼭 직업정치가로서 해내야 되는 거냐..
유: 이제 떨어지면 직업정치가가 안 되겠죠.
총: 그래도 정당도 만든다면서
유: 그거는 직업정치인이 아니더라도 정당 만드는 데 참여할 수 있어요. .
총: 왜 계속 플레이어로 남느냐 이겁니다...
유: 칼을 뺐으면 끝장을 봐야지, 그냥 중간에 슥 없었던 일처럼..
총: 그럼 어디까지가 끝장입니까. 대통령 될 때까지?
유: 모르지 그거야, 대통령 되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끝내지 않고 계속 가다 보니까 굉장히 처참해 지는 경우도 많잖아요. 뭐 그렇게까지 가면서.. 시대가 나를 요구하지 않는 것이 분명해 지면 접어야지. 나한테는 약간의 가능성 같은 것들이 보이니까 도전하는 거지.
이건 확실히 아니다, 시대가 나를 요구하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과제가 시대의 과제가 아니고, 내가 하고자 하는 바가 별로 시대의 요구가 아니고, 아무도 나를 원치 않는다, 이게 확인이 되면, 그럼 내가 딴 거를 해야지. 아직은 여지가 남아 있다고 보니까. 남아 있는 여지를 가지고 계속 가보는 거지. 국회의원 2번 하고 장관을 지내보니 지금은 그냥 그만두기 그렇다.. 그건 아니고..
총: 그럴 수도 있죠.
유: 그럴 수도 있겠죠. 사람들이 자기가 직접 확인하기 전까지는 받아들이지 않으니까.
그를 움직이는 것 중 관성은 얼마나 될까.
총: 혹시 아쉬움 때문에?
유: 아쉬움은 별로 없어요.
총: 아쉬움이 남아서. 그걸 그렇게 꼭 했었어야 했는데 못했기 때문에… 계속 갈 수도 있는 거고. 아니면 저기까진 꼭 가야 하는 데, 그게 대통령이건 뭐건, 저 목표를 꼭 성취해야 하기 때문에 계속 갈 수도 있는 건데..
유: 아시잖아요. 호남도 정치가 개판이 됐고, 영남도 그렇고. 사람들이 이제는 모든 게 익숙해 져요. 10년 전만 하더라도…
총: 그렇다고 본인이 그걸 짊어지고 가야 할...
유: 짊어지고 가는 건 아니고 내가 그걸 잘 못 견디겠으니까. 내 스스로가. 정치가 이렇게 가면 안 되지, 영남도 일당 구조, 호남도 일당 구조, 누군가는 이걸 깨야 돼.. 그런데 내가 아예 정치를 안 하고 있다면, 누군가 깨겠지 뭐 이런 생각하고 말겠지만 기왕에 5-6년 동안 해 온 입장이잖아, 그럼 이게 참 중요한 일인데 이렇게 생각을 하면, 그 중요한 일에 도전하고 이런 건 자연스러운 일이 아닌가? 뭐가 이상해요?
총: 예전처럼 정치 평론가가 되서 문제제기하고 환기시켜 주는 게, 직접 플레이어로 나서 자기 이익이 걸린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상쇄되는 효과를 감안하면, 훨씬 더 파괴력이 있을 수 있잖아요.
유: 그렇죠. 하지만 정치평론가야 아무 때나 할 수 있으니까. 정치 평론가야 내가 선택만 하면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건데, 그것이 목표가 되거나 그럴 필요는 없잖아요.
총: 목표 달성을 위한 효과와 효용 측면만 생각한다면 그럴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유: 떨어지고 정치 평론가가 되나, 그냥 그만두고 정치 평론가가 되나 뭐가 달라요? 자기가 선택하면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일인데.
총: 내가 정치 평론가로서 그 문제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거론을 하는 게 더 효과적이겠다 싶으면 그걸 의식적으로 선택할 수도 있었을텐데..
유: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그건 아무 때나 할 수 있잖아요. 그걸 꼭 2008년 3월달에 해야 되는 건 아니잖아요.
총: 2008년 4월 달에 유시민이 국회의원이 되는 건 왜 꼭 해야 되는 겁니까?
유: 한나라당 말고도 될 수 있다는 거, 중요한 거 아니예요, 의미있는 거 아니예요?
총: 그게 어떤 의미인가요? 예전 노무현의 부산출마는 지역감정에 정면으로 충돌하는 건데. 물론 지금도 그런 면이 없는 건 아니죠. 근데 그게 지금 시대적으로 가장 중요한 우선과제냐. 지금? 아니잖아요?
유: 그렇지 근데 내가 늘 뭐 가장 중요한 과제를 해야 되나요?
총: 그럼 왜 대굽니까 대구?
묻고 묻고 또 물었다.
왜, 지금, 대구에서, 유시민이어야 하느냐.
왜, 왜, 왜...
유: 대구. 집이니까. 여기서 혹시라도 내가 성공을 하면, 사람들이 한나라당에 기대지 않고도 어떻게 해 볼 수도 있겠구나, 생각할 수도 있을 거 아니에요. 호남에서도 민주당에 안 기대고, 어떻게 해 볼 수 있는 사람이 생길 수 있고.
그러니까 모든 지역들이 내부에서부터 다양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나는 있는 거죠. 쉽게 말하면 대구 사람들이 유시민을 뽑아주면 사람들이 웃긴다고 할거라고. 좀 신기한 일이라고 할 거라고. 이게 별로 대구에 나쁠 게 없잖아요.
정치하면서 거시적인 목표나 이런 것도 중요하겠지만… 상상해볼 때 굉장히 기분 좋은 일일수 있는 일.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거참 신기하네, 거참 기특하네, 거참 괜찮네 라고 생각할 수 있는 어떤 일이 뭘까. 내가 대구에서 당선되면 사람들이 상당히 흐뭇해 할 거라고.
총: 신기하게 생각할 수는 있겠지만..
유: 신기하게. 흐뭇하게도 생각할거라고, 난 그렇게 봐요, 해 놓고 나면..
총: 하하.. 근데 왜, 어느 순간, 대구를 떠올린 겁니까?
유: 오래 전부터 생각났어요.
총: 언젠가는 내려간다?
유: 네. 대구에 간다고. 왜냐하면 지난 총선 끝나고 나서 아, 이번에도 안 됐구나. 그런 게 있었고, 여기 오면 뭐 자슥 니 봉화마을 안 갔나, 거기서 출마하지 왜 여기서 나왔냐 에서부터 시작해 가지고.. 이 나쁜 놈의 새끼들아.. 노무현이 하고 한통속 돼 가지고 나라 망쳐먹은 놈아, 욕하는 노인네들까지 다 있다고요... 근데 그런 거 하고 부딪혀 보는 게 의미가 있는 거 같아요. 슬슬 피해다니기 보단. 뭐 깊숙이 뜻을 찾으려고 하진 마요.
그냥 그런 놈이 하나 있는데, 인생이 심심하면 못 견디는 놈이라서 하던 데서 하는 건 재미가 없고, 이제 대구에 가서 함 부딪혀본다. 뭐 그렇게 봐 주면 되지. 너무 그렇게 깊은 의미를 두려고 하지 마요.
편: 그게 너무 구시대적 요구를 앵콜 하는 거 아니냐, 그것보다 좀 더 의미있는 일, 있을 수 있지 않느냐.
유: 나는 이게 상식을 메고 가는 일이라고 보는 거죠. 우리들의 기초적인 상식이 짓밟히는 상황을 놓고 우리가 고상한 채로 나아갈 수 있느냐, 그런 거죠.
총: 한나라당 간판 달고 광주에 가서 당선 되겠느냐.
유: 그렇지. 내가 여기에 대통합신당 달고 왔는데, 심재철이 한나라당 간판 달고 광주 가는 거랑 똑같지, 외견상 볼 때는. 그치만 심재철이 한나라당 간판 달고 가도 되겠어요? 그 사람의 정치 행위가, 당이 한나라당이라는 걸 떠나서 그 사람이 한나라당 속에서 했던 정치 행위가 광주사람들의 신임을 받겠느냐는 거에요. 나는 내가 한 정치행위를 가지고 대구에서 도전해 보는 거거든요.
총: 한나라당이 아닌 것만으로 이미 대구에선 배신 아닌가요.
유: 배신은 무슨 배신, 대구가 뭐 한나라당껀가?
총: 전 진해에서 태어났고 부산에서 자랐어요. 그래서 경상도정서에 익숙한데, 어른들도 경상도 분들이고.. 이 경상도 서민들은 자기들은 한 번도 누려본 적도 없는 허구의 기득권을 가져본 적이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렇게 지난 30여년간 상징조작 당해왔죠. 정치인들에 의해. 그래서 이 패권주의, 선민의식 이런 게 습성처럼 배여 있죠. 실제 서민들은 한 번도 그런 대우를 받아 본 적이 없단 의미에서 사기당하고 있는 건데.
그래서 난 경상도 출신으로 이게 부끄러워요, 안타깝고, 그런 게 먹히는 게. 근데 경상도 사람에게 유난히 이런 게 잘 먹히는 이유가 있어요. 기질적으로 앗쌀한 거 좋아하죠. 경상도 사람들. 한 방에 딱 감이 오면서 심플하게 피아 구분되고 그런 거. 논리 이전에. 그래서 기질적으로 배신은 안 된다는 게 아주 중요한 덕목이 되죠.
유: 나는 원래부터 한나라당은 아니었어요. 나보고 배신했다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총: 그 말이 아니라. 대구 출신으로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게, 이미 배신이란 거죠. 대구에선.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아닌 유시민을 선택하면, 그건 배신이라 이겁니다.
유: 한나라당에 대한?
총: 그렇죠. 한나라당에 대한. 한나라당을 미워하고 욕하고 또 주는 것 만큼 받지 못해 항상 섭섭하고 야속하지
만. 그렇다고 한나라당이 아닌 걸 선택하는 건 단순히 더 잘하는 놈을 선택하는 당연한 유권자의 권리가 아니라, 배신이란 거죠. 그래서 유시민에게 표를 준다는 건 대구사람들에겐 배신행위가 되는 거라고. 정서적으로.
유: 전혀 그런 거 같지 않던데…
총: 하하하… 어쨌든 대구사람들 입장에선 유시민에게 표를 던지자면, 배신까지 할 만한 앗쌀한 이유가 있어야 되는 건데.. 그게 뭐냐.
유: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죠. 한나라당만 맨날 시켜놨더니 한나라당이 대구 망쳤다 이렇게 주장하는 분들도 있어요, 다니다 보면. 한 쪽으로만 몰아줬다간 안 좋다 그런 인식일 수도 있고, 쟤가 맘에 든다 그런 것일 수도 있고, 여러가지 이유가 겹쳐서 선거에선 나타나니까. 물론 선거는 불리하죠. 기본적으로 한나라당 지지율이 75프로나 되는 지역이니까.
총: 유시민이 대구 출신으로 똑똑하다, 여기에 이론을 제기할 대구 유권자는 없을 겁니다. 제 말은 유시민 표는 그것만으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정서적 배신감을 유권자들 스스로가 극복해내야 할텐데 그럴 만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느냐... 그게 뭐냐… 사실 경상도 사람들도 알거든요, 때론 자기 표가 부끄럽다는 걸. 하지만 배신보다는 나으니까 자기합리화하면서 표를 던지는 건데..
유: 모르겠어요, 열심히 마음 얻어 봐야죠. 자꾸 많이 얻다보면 이기겠지 뭐.
총: 너무 인터뷰를 꽁으로 하시는 거 아닙니까. 하하하..
유: 하하하하
총: 그럼 이렇게 이야기 해보죠. 대구 정치의식의 본질이 뭡니까? 대구이즘이랄까.
유: 대구를 다니면서 느끼는 건, 자부심이 굉장히 강한 지역인데, 특히 정치적 자부심이나 문화적 자부심이 굉장히 강한 지역인데, 그 자부심에 상처를 많이 입었죠. 상처받은 자부심 그런 게 있어요. 어떻게 해야 이 자부심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 치유할 수 있을까, 그 고민들을 하죠.
대구 GRDP가 16개 시.도 중에 꼴찌가 된 게 이미 17년째 이렇게 돼 있는데, 그러니까 17년 전부터 꼴찌였다는 걸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요 몇 년 사이에 김대중 노무현 때 꼴찌가 됐다고 생각하지, 실제로는 노태우 정권 때 꼴찌가 돼 가지고 쭉 꼴찐데...
제가 다니면서 보면, 김대중 노무현 때 전라도만 키우고 대구를 완전히 소외시켰다 이런 인식도 굉장히 많고요, 그러니까 사실에 의거한 토론이나 이런 것들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한 지역 이라고 봐야죠. 내가 나중에 TV토론이나 이런 걸 나가게 되면, 기본적인 사실 관계에서부터 시작해서 대구경제가 이렇게 어려운 이유, 대구가 전반적으로 침체한 이유, 이런 것들에 대해서 원인 진단부터 다시 새로하고 처방도 새로 하고, 이렇게 한번 해 봐야 되겠다.
지금 대운하 문제만 하더라도 다른 지역보다 여기가 지지율이 높아요. 답답하니까 그거라도 돌파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이럴 때 그걸 하는 것이 대구경제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는 논리적 접근이 별로 허용이 안 돼요. 그렇게 되어 있어서, 그러니까, 선거가 어려운 거지. 뭔 얘기든 합리적으로 척척 할 수 있으면 선거가 쉽죠.
총: 제 말이 그겁니다. 대구에서 논리적인 접근으로는 돌파가 안 되고, 에이 그래 난 유시민한테 표 준다. 그 이전까지는 느껴본 적 없는 어떤 정서적 자극을 받아야 그렇게 표가 갈 수 있다..
유: 내가 그런 감정을 느끼게 할 방법은 없고, 나는 나한테 없는 걸 가지고 유권자들하고 대화할 수는 없어요.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것, 내 안에 있는 걸 가지고 대화하는 거에요. 내 안에 있는 어떤 것이 사람들에게 무엇을 불러 일으킬지는 잘 모르기 때문에…
나의 내면에 있는 그 어떤 것도 대구 시민들에게 뭔가를 불러 일으키지 못한다, 그러면 선거는 참패하겠지. 그러나 그 중에 어떤 것이 어떤 것을 불러 일으켜서, 뭔가 사람들로 하여금 그 친구 불쌍해서 표를 주든, 뭐를 해서 표를 주든, 표를 좀 줘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분들이 많아지면 선전을 할 수 있겠죠.
총: 그냥 유시민으로 간다..
유: 네 그냥, 원래 내 모습대로 그냥 간다.
총: 유시민에 대한 편견이 없을 때는 모르겠지만..
유: 편견이 있어도 할 수 없다, 그러면 어떡하겠어요.
총: 오래 전부터 대구 오실 생각하셨다면서..
유: 없는 걸 어떡할 거에요, 그냥 있는 대로 사는 수 밖에 없지.
총: 그 방향에서의 전략은 없으세요? 한 방에 유시민의 진정성을 전달할..
유: 그런 건 없어요, 그런 건 없고, 대구시민들이 선택해야 되는 건 제 있는 그대로죠. 정책이든, 철학이든, 정치노선이든, 공약이든. 그리고 대구 시민들 생각에 쟤가 우리한테 필요하냐 아니냐, 쟤가 진짜 필요하다.. 생각이 거기까지 가면 표를 얻는 것이고, 주호영의원이 뭐 새 정권의 실세고 대통령의 오른 팔이니 왼팔이니 그러니까 가를 다시 당선시키는 게 지역발전에 유리하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한다면 그렇게 가는 거고.
요는 대구 시민들의 생각에 쟤가 우리한테 얼마나 필요한가, 얼마나 절박하게 필요한가, 이런 것들에 대해서 얼마나 소통할 수 있느냐에 달렸는데… 어렵지. 보도도 안 해 주니까, 나 혼자 시장바닥에 돌아다니니까, 근데 주호영의원 쪽에서 슬쩍슬쩍 미디어 쪽을 피해버리니까 장이 안 서는 거지. 그 쪽은 그게 합리적인 전략일 수도 있는 거고.
나중에 TV토론도 제대로 될 지 그것도 잘 모르겠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홍보물이나 통해서 이야기하고, 돌아다니면서 만나서 이야기하고, 동문들 만나서 형님 아우님 만나서 도와주세요 하고, 남들 하듯이, 그 분들이 큰 힘이 되는 것도 사실이고, 그렇게 지금 가는 거지...
총: 대구 사람들한테 유세할 때...
유: 유세가 없어요.
총: 만날 때...
유: 만날 때, 그런 거 없어요. 돌아다니면서 토론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기 때문에, 그냥 돌아다니면서 인사하고, TV에 보던 것보다 잘 생겼네 못 생겼네 그런 얘기 듣고. 이야기해 보니까 소탈하네, 집이 원래 어디라메, 학교는 어디 나왔다메, 뭐 이런 이야기하고 다니는 거에요. 그리고 이제 시민들은 압도적으로 대구경제가 잘 되도록 해라.. 그건데, 어떻게 하면 대구 경제를 살릴 수 있을지 토론을 하자는 건 또 아니에요.
총: 그러면 이렇게 질문을 바꾸죠. 대구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유시민의 방안은.
유: 그런 것도 연구를 하고 있고, 하지만 절대적으로 뾰족한 방법이야 있겠어요. 경제적으로 쇄락해 가는 지역이 경제적으로 번영해 가기 위해선 굉장히 큰 변화가 필요한데, 지금 시민들의 기본적인 생각은 공단 같은 거 좀 하고 그러면 되지 않을까,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내가 하는 얘길 들으면 시민들이 구름 잡는 얘기처럼 들린다고 생각할 지도 몰라요.
총: 그 얘길 좀 해보죠.
유: 우리가 한 지역의 경제적 번영을 결정하는 변수가 뭐냐, 여기서부터 논의를 시작해야 되겠죠. 참 긴 얘기가 필요한데..
총: 축약버전으로.
대구를 어쩌겠다는 거냐.
유: 사실 현재로서 대구는 발전가능성이 거의 없는 곳, 객관적으로, 땅도 없고, 사람들은 다 빠져나가고, 외부에서 인재는 안 들어오고, 그렇거든요. 어디를 둘러 봐도 대구광역시라는 하나의 행정 단위 안에 있는 지역이 하나의 경제단위로써 새롭게 번영의 길로 갈 수 있는 요소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게 냉정한 판단입니다.
하나의 경제단위가 살아나는 데는 여러 가지 조건이 필요한데, 제가 우선 대구 경북을 합쳐야 된다, 주민투표를 통해가지고. 무슨 경제통합이니 이런 되지도 않는 얘기 하지 말고, 완전 하나의 행정단위로 합쳐야 된다, 대구하고. 그래서 대구, 경북 전체를 놓고 산업 재배치를 하고, 대구는 허브 기능, 고급서비스나 금융서비스 이런 쪽으로 허브 역할을 하자는 공약을 지금 내놓고 있고.
그 다음 경쟁력 있는 분야를 살펴보니까 기계부품 이런 건데 대구 경북 영천 쪽 가는 길에 독일 바이에른과 바덴뷔르템베르크 주의 관련 분야기업들을 유치 해 가지고 세계적인 기계부품 클러스트를 한번 만들어 보자, 이런 공약도 들어 있고.
딴 거 보다 중요한 게 대구는 인재가 나가서는 다시는 안 돌아와. 다른 지역에서 배출된 어떠한 인재도 대구에 와 본 일이 없고. 대구가 아이들을 잘 키워 가지고 소위 일류대학에 보내는 숫자가 강남에 있는 왠만한 학교들보다.. 여기 수성구에 있는 학교들이 더 많아요. 서울대 한 해 20-30명씩 넣고 그러니까. 애들 잘 키워서 서울에 갖다 받치는 거야.
근데 최근 미국에서 나온 연구서들도 그렇고 전반적으로 보면, 한 지역이 경제적으로 번영하는 걸 살펴보면 새로운 지식 기술이 집적되는 곳에, 그 지역이 번영한다는 거에요, 테크놀로지가 집적되는 데가. 그리고 테크놀로지는 어디에 집적되느냐를 살펴보면, 탤런트가 집중되는 데,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는 곳에 테크놀로지가 집적이 되고, 거기에 기업이 생긴다는 거지, 일반적으로.
왜 탤런트들은 특정지역에만 많이 살고 다른 지역에는 안 살까? 그 사람들은 자기가 살기 편한 지역에. 그러니까 20가지 정도로 꼽히는 공학, 이학, R&D, 생명공학, IT, 건축설계, 공연예술, 영화, 출판, 금융서비스, 법률서비스, 뭐 이렇게 쭉 20여개 유망산업들이 있어요, 그런데 이 분야에 종사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인재들은 지 살고 싶은데 가서 산다는 게 결론이더라고.
근데 그 사람들이 와서 굉장히 자유롭게 문화적으로 풍요롭게 살 수 있는 인프라를 안 깔아주면, 유형무형의 인프라를 안 깔아주면, 그걸 깔아주지 않는 지역에는 인재집중이나 기술집중이 일어나지 않고, 그래서 망한다는 거에요.
최근 미국 보면 옛날 자동차 금속공업 중심지들이 다 망해가지고, 시급 15불짜리는 전부 없어지고, 6불, 7불짜리 서비스 일자리만 남아 있다는 거 아니에요. 그런 지역들이 왜 망했냐를 보면 그 보수성 때문에, 집단주의, 그런 문화가 망하게 만드는 거거든. 재능있는 사람들은 다 캘리포니아나 이런 쪽의 리버럴한 곳으로 가버려요, 전부. 그게 이른 바 게이지수라는 건데, 게이 지수하고 하이텍 지수하고 같이 간다는 거지, 특정지역의 주민들 중에서 동성애자가 차지하는 비율하고 그 지역의 기술집적도와 같이 간다는 거에요.
그게 왜 그럴까 보면, 동성애자 중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 게 아니고 동성애자는 최종적 차별의 대상이 되는 집단이죠. 문화적 소수자 중에서도 인종적 소수자 중에서도 가장 끝까지 차별을 받는 집단이 동성애자 집단이죠. 그 동성애자들 사이에 어디가 살기 좋다 소문이 나서 거기 사람들이 모인다는 얘기는, 그 지역이 그 어떤 인간 집단도 다 받아들이는 아주 개방적인 곳이라는 증거거든요.
하이 테크놀로지를 가진 사람들은 그렇게 개방적인 지역에 몰린다는 거에요. 우리 나라도 미국처럼 뚜렷하진 않지만 이미 그런 현상이 많이 나타나고 있어요. 그런 점에서 보면 대구는 지극히 불리한 지역이에요. 그러니까 새로운 산업 또는 미래형 신성장산업이 들어서기에는 황무지와 같은 곳이라고 봐야지.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지금의 대구는 별로 희망이 없다, 대구 경북을 통합하고, 경제자유구역을 저렇게 두고 이렇게 하는 것이 의미는 있겠으나, 종국적으로 대구가 그 누구든 와서 능력 있는 사람들, 재능 있는 사람들이 와서 여기서 같이 비비면서 살기에 편한, 그런 문화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고는, 대구지역의 산업적 하락을 막을 수가 없다, 이게 이제 제 판단이에요.
대구는, 실제로는 어떻든 간에, 대외적으로는 앵똘레랑스의 전형이 되는 도시처럼 간주되고 있다고. 인터넷에서 보면 고담 대구라고 그러더라고요. 이렇게 해서는 21세기 지식정보화 시대에 한 지역이 살아남을 수가 없다. 그런 얘기를 나는 지금 해요. 근데 시내 다니면서 그런 얘기를 할 수가 없잖아요. 나중에 내가 주호영하고 TV 토론을 하게 되면, 대구경제 살린다는 데 지금까지 노무현 정권이 돈 안 줘 가지고 아무것도 못했다.. 이렇게 얘기를 많이 했는데.. 이명박씨가 대통령이 돼서 돈을 얼마나 받아 내서 도대체 뭘 할건지, 대구 경제가 지난 25년간 내리막을 걸은 원인이 어딨는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토론을 한 번 해보는 거죠.
대구는 지식정보화 사회로 가는, 이 문화적인 변화에 적응을 못한 지역이에요. 나는 그렇게 분석을 하고 있어요. 대구 시민이 화딱지 날 지 모르겠지만 진실은 그랬어요. 그러니까 옛날의 자부심, 아까 선민의식이라고 했죠. 그런 자부심이 어느 순간 상처를 입었는데, 이 상처 입은 자부심을 가지고 내면적으로 성찰을 하면서 무엇을 바꿔야 할 것인가 따지면서.. 적응을 해 나갔으면, 나았을 텐데, 자꾸 밖에서 원인을 찾고 누군가를 원망하고, 안으로 뭉치는 경향을 많이 보였다는 말이죠.
이대로 놔 두면 제가 볼 때 대구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경제적으로 별 볼일 없는 지역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무지무지 많아요. 이런 얘기가 총선 때 얼마나 가능할 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나는 이 얘기를 하려고 그래요, 희망 없다, 대구에, 이대로 가면.
지역 출신 대통령이 못 나와서 그런 것도 아니고, 그런 얘길 좀 하고. 그 다음에 뭐 자잘한 국회의원 후보들이 흔히들 하는 로컬 지역공약 있어요. 기업에 관한 거, 문화에 관한 거, 작은 도서관, 작은 문화 공간, 공립고등학교, 연구소문제 이런 것들도 있어요. 교통문제 이런 것도 있고… 큰 틀에서 보면 괴짜들이 와서 맘 편하게 살 수 있는 지역이라야 경제적으로 번영할 수 있다. 그건 확실한 거에요. 그런 얘길 어떤 방식으로 할까 고민 중이지.
대구에서 이런 걸 하겠단다.
총: 대구에 출마하겠다고 생각한 건, 지금 말씀하신 문제의식이 먼저 있었고 그리고 내 고향이니까. 내가 직접 한 번 깨 보겠다, 혹은 나를 받아주면 그게 깨지기 시작하는 거다...
유: 선거라는 거는 진짜 기둥목 고르기 같은 거라, 누군가 후보가 나오기 전에는 뭔가를 깨고 싶어도 깰 수가 없잖아요, 유권자들 입장에서 보면. 근데 여기는 인력의, 인재의 불균형 현상이 굉장히 심하잖아.
근데 여기를 누가 오냐고.. 맨날 서울에 앉아서 대구에 뭐 행사 있을 때나 내려오면서. 그러면서 독립운동처럼 하고 있는 우리 동지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그런 소리나 하고 돌아가고. 그래서 난 사실은 김부겸 의원이나 추미애 의원이나 다 같이 여기 내려와서 같이 했으면.. 그런 생각도 했었는데, 뭐 그 분들은 또 자기 나름 생각이 있으니까 말아버렸죠.
총: 내가 아는 경상도에서 유시민, 불가능하다고 봐요. 본인은 이게 진짜 가능성 있는 짓이라고 생각해요?
유: 가능성이야 얼마가 있든 간에 다 있지, 전혀 없진 않지.
총: 내가 전에도 한 번 이야기했지만 이거 멋진 척 하다가 아예 죽는 거 아니냐 …
유: 근데 멋을 부릴 수 있으면 죽어도 괜찮잖아, 우리 또 인생관이… 꼭 사는 게 가치 있는 건 아니고..
총: 근데..
유: 그게 이런 거에요. 유시민이 국회의원이 되느냐, 주호영이 국회의원 되느냐 이게 사실 유권자에겐 별로 큰 문제가 아닐 수가 있어요. 주호영이나 유시민한테는 중요한 문제지만. 그러니까 선거라는 것은, 어떤 선거냐가 중요해요. 이거는 4년 마다 계속 반복되는 거잖아요, 국회의원 선거는.
당사자들에게는 죽고 사는 문젠데, 사실은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 목적인 정치라면 유리한 곳을 택해야 맞죠. 물론 국회의원 되는 건 상당히 중요해요, 자신의 정치적인 지향을 추구하는 데 있어서. 떨어지고 나면 일 할 공간이 없거든, 그건 분명한데… 근데 되느냐 떨어지느냐 보다 더 중요한 게 어떤 선거를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보는 거죠. 그 생각을 하니까 대구에 오지, 안 그러면 어떻게 대구에 오겠어요.
총: 그러니까 멋진 척 하다가 죽는다는 거지. 내 말이..(웃음)
유: 영화 제목도 있잖아요, 죽어도 좋아. (웃음)
총: 하하하.. 노무현 시대엔 심플했어요. 지역감정. 정면돌파. 간단하잖아. 그런데 지금 말씀하신 건, 복잡해.
유: 그렇지 복잡하지. 노무현 대통령은 경상도에서 콩이면 전라도에서도 콩이어야 하고, 전라도에서 팥이면 경상도에서도 팥이어야 된다, 그렇게 심플하게 얘길 하셨거든. 나는 복잡해요. 그래서 대구 시민들도 저 새끼가 왜 왔지, 저게?
총: 본인이 설명하는데도 한참 걸리고.
유: 그러니까 복잡해요.
총: 그러니까 진짜 문제는 그 다음이라는 거죠. 장렬하게 전사까지는 좋다 이거야.유: 그 다음은 이제 4월 9일이 지나고 나서 생각해야지. 미리 결혼식장에 와서 이혼하면 어떡 할거냐 물으면 곤란하지. 결혼식을 앞 둔 신랑을 인터뷰하면서 결혼해서 잘 살면 모르겠는데 혹시 이혼하게 되면 그 다음에 재혼하실 겁니까? 뭐 독신으로 사실 겁니까? 이렇게 물어본다는 것은 아무리 저널리스트지만 특권을 남용하는 거 아니에요?
총: 그건 결혼은 할 수 있을 때나 말이죠. 지금 유시민은 기혼자한테 와서 그 사람 버리고 나랑 결혼해 달라는 거거든.
유: 또는 프로포즈 하러 왔는데, 처가에서 받아주면 결혼 하겠지만, 퇴짜 맞으면 어떡할래요, 딴 여자한테 또 갈래요, 아니면 계속될 때까지 할랍니까, 뭐 상대방 여자가 딴 신랑이랑 결혼해 버리면 그래도 계속 따라다닐 겁니까, 이렇게 물어보는 거랑 비슷하잖아.
총: 아니죠. 여기는 청혼을 하러 왔는데 상대가 안 받아 주면 다음 기회가 있는 게 아니라 아예 죽여버려. 그런 거랑 비유해야죠.
유: 낙선하면 국회의원이 아닌 대한민국의 시민으로써..
총: 낙선하는 것으로 획득할 수 있는 정치적 상징이 노무현에 비해 너무 작다는 거죠..
유: 작으면 어때요, 그릇이 노무현하고 나하고는 다른데.
총: 그릇이 문제가 아니라..
유: 아니, 왜 총수가 고민을 하시나. (웃음)
총: 그러니까, 죽으러 가는 데 그 죽음이 장렬이라도 했으면 좋겠는데 장렬하지도 않을 거 같단 거죠. 장렬만 해도 안 막는다 이거지.
유: 장렬한 거 별로 안 좋아하거든 나는.(웃음)그렇단다.
편: 진보를 살리는 정당을 말씀하시던데, 혹시 대구에서 먼저 하실 건가요.
유: 정치 학자들은 그런 용어를 쓰던데, 옛날 식의 대중정당, 이거는 지식정보화가 오면서 오프라인에 대규모로 모이는 그런 상시적으로 활동하는 당 조직을 만들기에는 이제 힘들다. 미디어를 통해 대중적 지지를 많이 받는 정치인 중심으로 일정한 이념적 성향을 가진 유권자들이 결합하는 형태의 정당, 이런 게 21세기에는 보편적인 정당이 아닌가, 이런 얘기가 있거든요. 그럼 당을 새로 만들어야죠. 2010년 지방선거를 겨냥해서.
총: 국회의원 당선 안되도 여전히 정당 만드나요?
유: 안 되면 내가 깃발을 들고 맨 앞에 서긴 어렵겠죠. 아무래도 현실정치는 현역 국회의원 중심으로 가니까. 진짜 이루어져야 될 일이라면 나 아니라 딴 사람이라도 누가 또 하지 않겠어요.
총: 안 할거라 봅니다.
유: 그 문제가 심각해지면 또 길은 열려요. 너무 그렇게…
총: 사실 유시민이 대구에서 당선될 수 있으면 유시민이 필요 없는 거예요. 유시민이 대구에서 당선될 정도면 유시민이라는 정치인이 더 이상 필요 없다고 사실은. 그러니까 당선 안 된다는 거지 내 말은. 대구에서. 유시민은. 만약 떨어지면 이제 뭐 합니까? 정치 평론가로 돌아온다?
유: 누가 창당한다고 그러면 강연 같은 거 하고, 가서 모임 만들고, 그런 걸 할 수도 있고, 여러 가지 할 수 있죠. 나도 먹고 살아야 하니까 생계비 버는 게 일차적인 게 될테고.
총: 뭐로?
유: 글 써야지…그렇단다.
여기서부턴 덤이다.
총: 이명박 정부의 첫 번째 위기는, 뭐 이미 왔다고 볼 수도 있지만, 언제 올까요? 어떤 식일거라고 예상하십니까?
유: 위기는 5년 내내 계속될 것입니다. 왜냐면 이명박 정부는 21세기 첫 10년의 막바지에 있는데, 지금 제기되고 있는 그런 사회정치적 과제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철학의 빈곤이란 말로 전문가들은 이야기 하는데, 아직 많이 안 드러나서 그런데, 한 마디로 말해서 아무 개념이 없어요.
노무현 대통령은 정말 대단한 분이에요, 그런 점에서 비춰보면. 아주 많은 악조건 속에서도 자기 철학을, 어떤 사람은 참여정부 철학이 없다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렇지 않아요, 그 얘기 하는 사람들은 자기 철학을 돌아봐야 되고. 노무현 대통령이 철학가는 아니지만 자기 시대에 주어져 있는, 직면해 있는 도전과제나 숙제에 대해서 비교적 잘 천착하고, 대응 능력은 부족한 점이 있었지만 대응하기 위해 제대로 노력해 온 정권이었거든요. 이명박 정부는 지금 뭘 해야 될 지를 모르는 정권이에요 지금.
총: 애초 자기가 왜 대통령이 되야 하는 지부터 모르는 사람이죠..
유: 뭘 해야 될지도 모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뭘 해야 될지 어느 정도 감을 잡는 경우에도 어떤 방법으로 그걸 해야 될지에 대해서 참 생각이 없어요. 그래서 5년 내내.. 지난 2주간 봤던 거와 같은 혼돈, 이런 것들이 5년 내내 계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요.
총: 그래도 결정적 변곡점. 예를 들어 노무현의 대연정 같은… (웃음)
유: 흐흐흐
총: 대운하 아닐까요?
유: 저는 이명박 대통령이 뭘 하고 싶어하는지를 모르겠어요.
총: 하긴 대운하 말고는 뭘 하겠다는 건 지 아무도 모르죠. 자기도 모를 걸. (웃음) 대운하로 인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유: 모르겠어요 그것도, 어떻게 할는지.
총: 대구에서 대운하 얘기해 보면 어때요?
유: 찬반이 반반이죠. 내가 반반 된 이슈가 어딨어요. 지지율이 6대2인데.
총: 6대2요? 지지율 제법 되네요.
유: 시작부터 6대2이고 지금까지 6대2인데, 특별한 민심변화가 느껴지지 않아요.
총: 그럼 이번에 뭘로 싸우실 거에요, 대운하로 싸우실 거에요?
유: 구도 좋잖아요, 이명박 정권의 실세라고 하니까. 끝난 정권의 한 때 실세였던 사람하고.
총: 푸하하하..
유: 클 거자 거물과 갈 거자 거물의 대결이라고 이야기 했었는데, 둘이 앉아 가지고 경제 살리기가 주요 테마니까 뭐 어떻게 하면 대구 경제 살릴 건지. 처방이 뭐냐, 이런 거 가지고, 그게 더 쟁점이 되겠지.
총: 이명박 인선 짧게 평가하면.
유: 개념없는 인선이지 뭐, 조각자체가. 어떤 가치, 어떤 정책적 목표를 겨냥해서 한 인선인지를 알 수가 없어.
총: 김성이 복지부 장관 더러 영이 설지 모르겠다고 했던데 그게 무슨 말입니까.
유: 장관이 가면 공무원들하고 소통하는 게 제일 중요해요, 소통을 해서 공무원이 우리 장관이 해결하려고 하는 문제에 대해서 내가 최선의 아이디어를 갖다 드려야겠다. 또 이 아이디어를 집행하는 과정에서 이런 저런 장애물들이 있을 텐데, 이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다, 이런 걸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어야 돼요.
그리고 장관은 그걸 알아보고, 받아줘야 되고. 그 추진해 나갈 때 생기는 장애물을 같이 넘어줘야 되고, 역풍이 불 때 그걸 막아줘야 되고, 공무원들의 힘이 부족할 때는 뚫어줘야 되고, 같이 밀어주고, 그렇게 해야 일이 되거든요.
공무원들 컴퓨터 안에는 버전 A부터 B, C, D, E, F에 이르기까지 장관의 노선에 따라서 갖다 줄 수 있는 모든 아이디어들이 이미 다 들어있거든요. 그런데 공무원을 자발성을 끌어낼 수 있도록 소통할 수 있을 것인가.. 그게 제일 중요해요, 행정 하는데. 그런데 김성이 장관은 잘 소통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신뢰도…
총: 공무원들의 자발성을 유시민은 끌어내줬다?
유: 공무원은 인사라든가 보직 승진, 이런 걸 가지고 당근을 삼을 수도 있는데, 또는 잘못했을 경우에 역시 인사나 성과급, 평가 이런 걸 가지고 채찍을 삼을 수도 있고. 근데 당근과 채찍으로만 움직이는 존재는 아니에요. 공무원들은. 자발성이 굉장히 중요해요. 당근이나 채찍 가지고는, 그것만으론 움직이지 않거든. 우리 장관님을 위해서 충성을 다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갖도록 하는 게 중요한데, 김성이장관이 그게 될 지 모르겠어요.
총: 공무원들은 장관을 어떤 존재로 바라보던가요.
유: 장관은 공무원들에게 충성의 대상이기도 하고, 동시에 이용의 대상이죠, 그건 일정 부분 처음부터 그렇게 인정하지 않으면 안 돼요. 충성했을 때는 반드시 당근이 따라야 되고, 충성하다가 오류가 빚어지거나 실수가 있을 때는 감싸줘야 되고, 그리고 충성심이 없더라도 기본은 해야 되는데 그나마 안 할 때는 징계를 해야 되고, 그런 게 다 있어야 되는데… 그게 참 힘들어요, 해 보면.국회의원이 지역구 활동하는 거나 장관이 부처 활동 하는 거나 비슷한 점이 많이 있거든요. 마음을 사기 위해서 해야 되는 많은 일들이 있어요. 경조사를 챙기는 건 기본이고, 각종 동호회 활동, 누가 애로사항 있을 때 해결해 주는 것, 그런 거 포함해서 많은 시간을 직원들하고 보내야 돼요. 때로 고달프고 해도, 낚시도 가야 되고, 등산도 가야 되고, 축구도 하러 가고…
총: 사적으로 곰살맞게 구는 거, 그거 노무현이 잘 못하는 거 아닙니까. (웃음) 그래서 본인은 성공하셨어요?
유: 완전히 성공했다고 말 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많은 시간 같이 대화를 하고 고민을 하고.. 그 결과 나는 어느 정도는 우리 공무원들이 진심을 가지고 함께 일해줬다, 그렇게 느꼈어요. 그래서 많은 어려운 일들을 해냈지. 예를 들어서 국민연금법 같은 경우에 국회에서 심의를 안 해주니까, 국민연금법이란 거는 처리한다고 데모하는 사람도 없고 처리 안 한다고 데모하는 사람도 없어요. 불특정 다수와 관련되어 있는. 그런 게 무동력 법이거든요, 그게.
법 중에 그런 법들이 있어요, 굉장히 중요한데, 동력이 없는 무동력선처럼. 예인선이 필요한거죠, 예인선은 이해관계자가 분명히 있는 법이죠. 보통 데모하고, 이런 사람들이 있는 법이 동력이 있는 법이죠. 국민연금법이 안 된 이유는 무동력선이기 때문에 움직이지 않는 거에요. 앞에 예인선을 붙여준 게, 기초보장연금법였거든. 그 법은 노인단체가 관심을 가져요. 두 개를 묶어 놓고, 앞에 배를 움직이면 예인선에 자동으로 끌려오게 묶어놓고는 공무원들 지방으로 다 보냈지, 고향으로.
서기관, 사무관부터, 서기관이나 사무관은 촌에 가면 대개 고위직이거든. 왜냐면 행정고시 합격했을 때 동네에서 플랭카드 걸렸다고. 그 사람들 보내가지고, 그 지역 노인회 회장들하고 임원들을 모셔라, 그 동네에서 최고 좋은 식당으로, 그 자리에 국민연금 공단 지부장, 지사장, 보건단체사장 다 모셔라, 유관단체… 이름은 노인복지정책 간담회 이렇게 해가지고, 우리 장관님이 데리고 오라 해서 데리고 왔습니다. 그럼 노인들 좋아하시잖아. 제일 좋은 식당 가서 밥 대접하면서, 국민연금법이 돼야 기초보장연금법도 같이 됩니다, 같이 가는 법이니까, 지역국회의원한테 얘기 좀 해주세요.
거기서 바로 전화를 걸어요. 대게 국회의원들은 지역 노인회 회장님은 표의 영향이 크기 때문에 전화를 안 받을 수가 없거든. 국민연금 안 해준다며, 왜 안 하는 거야, 그게 돼야 우리가 10만원씩 받는다는 거 아니야, 뭐 이런 식으로 하는 거지. 때로는 국회의원들 데려다 놓고 같이 하기도 하고, 그 작업을 굉장히 오랫동안 했어요. 많은 복지부 공무원들이 그것 때문에 지방출장을 갔거든, 그런 작업들을 같이 했고…
총: 그 아이디어는 누가 낸 겁니까.
유: 그 아이디어 내가 낸 거지.
총: 하하하… 공무원으로 동력을 붙인 거네요.
유: 그렇지, 동력을 붙여준 거지. 나중에 국회에서 기초보장연금법만 통과시키고 국민연금법은 부결시켰잖아요. 예인선 줄을 끊은 거라고 그게. 사고가 난거지. 그때 게임 셋이라고들 생각할 때, 내가 사표를 던졌잖아. 사의 표명으로 다시 호루라기 불어 가지고 연장전 돌입해서, 예인선 다 연결은 못하고 일부만 연결시켜서 반 쪽짜리 개혁이라도 한 거지.
그거 이제 사례로 발표 많이 하나 보더라고. 공무원들이 국민연금법을 어떻게 해서 통과시켰냐, 그 사례발표를 해 봐라 그러면, 그 이론을 가지고 설명을 해요, 아무리 좋은 것도 무동력이면…
총: 좋은 비유인데, 무동력법이란 표현은 그럼 누가 만든 겁니까.
유: 그것도 내가 만들었지. 그러니까 그 전략회의를 하고 나니까, 공무원들이 좀 자신감을 가지더라고. 처음에 내가 국회에 있을 때, 효도연금법 낸 게 있어가지고 우리 장관이 국회의원 때 낸 법이니까, 이거 좀 해 보자 이렇게만 생각했는데, 원래부터 내가 이 법을 낼 때 국민연금하고 엮어서 낸 거다, 묶어서 같이 가보자고. 그리고 담당 국장이 독실한 크리스챤인데 아침마다 기도했거든. 노길상 국장이라고 원래 장애인 국장하던 사람을 막판에 데려다 놓고… 아침마다 기도하라고, 기도까지 팍팍 미쳐야 이게 통과 된다고 그래가지고.. (웃음)
총: 파하하하하
유: 그러니까 그 정도로 열심히 했고… 결국은 꾀를 모아야 돼. 어떤 경우엔 내가 아이디어를 내기도 하고 어떤 경우엔 공무원들이 아이디어를 내서 합의해서 같이 가는 거죠, 재밌어요 그런 게.
총: 통과됐을 때 복지부 열광 했겠네요.
유: 어마어마 했지, 상임위 통과하는 날이 제일 그랬는데, 상임위 통과 될 거라고 담당국장도 그날 기대를 안하고 왔는데, 위원장이 두드리게 하기 위해서 엄청나게 공작을 했거든. 우리가 불법도 많이 하고… 예를 들어 발렌타인 30년 이걸 억쑤로 좋아하는 분은 그걸 선물로 줘야 돼… 장관 판공비로 마련을 하던가 뭐로 하던가. 그리고 상임위 위원들, 지역에 보건소 이런 거 하나씩 다 새로 지어주고, 아니 그렇게 안 할 수가 없어요.
선거로 보면 기부행위에 해당하는 건데, 예산에 보건소 20년 걸려야 한 번 새로 지으니까. 우선순위 바꿔주는 거죠. 쭉 알아보고 이 동네는 노인복지회관이다, 이 동네는 보건소 새로 짓는 거다, 이 동네는 아동 병원이다 이런 게 있으면, 그걸 순위 조정 해 가지고 해당 상임위 의원 지역구로 옮겨주는 거에요. 술도 갖다 드리고, 국산비아그라 있잖아(웃음) 그런 것도 동아제약 회장님한테 얻어다가 눈치 봐 가지고 예쁘게 빨갛게 포장지로 해 가지고, 의원님 선물하나 비서관 맡겨놨는데 나중에 댁에 가서 보십시요.
그런 거에 이르기까지 정말 성심성의를 다 해가지고 모셨어요. 근데 그날 결국 한나라당 의원들이 반대를 하고 퇴장을 했는데, 김효석 의원이 민주당에서 들어와 가지고 그 당시, 11명이 됐어, 김태용위원장이 일어나서 친거야 그냥. 막 공무원들이 눈물이 글썽글썽하고 그랬었어요 그 날. 너무너무 신기하다고 상임위에서 통과된 게. 그래 가지고 본회의로 끌고 간 거지.
법사위 통과될 때, 그 땐 마산시 국회의원 때문에 국립마산병원 땅을 5만평을 줬잖아. 5만평을. 내가 준 건 아니고, 그 때 마산시 도시계획을 새로 하는데, 거기 15만평짜리 병원이 있거든, 옛날엔 후진데 있었는데 지금은 도심속으로 가까이 들어와 가지고, 5만 평 잘라서 그 쪽에 넣어주고, 이 쪽에는 보상금 받아서 병원 새로 짓고 이런 프로젝트를 만들어 가지고 국민연금법만 법사위 통과되는 데 협조해 주시면…
이게요, 해 보면 지역구 국회의원 하는 것보다 더 복잡한 일들이 많아요. 그거를 공무원들이랑만 해서는 잘 안 되는 일들이 많아요. 그래서 보고서 써 가지고 국회의원실마다 다 찾아간 거 아니야, 전부 다. 장관이 노가다처럼 뛰니까 공무원들도 같이 뛰어주는 거지. 장관은 가만히 있는데 너거는 지방출장가라 이러면 대충 하고 온단 말이야. 장관이 보고서 직접 써가지고 홈페이지 올리고 직접 가지고 다니면서 다 나눠 주고, 그리고 나서 한 바퀴 더 돌고, 본회의 하기 전에.
그 날, 날아갈 뻔한 날, 공무원들이 다 울었어, 담당팀장하고 와 가지고 억울하고 분해가지고 울고, 야 아직 안 끝났으니까 울지마 그래 가지고, 그 다음 날 제가 사의표명 발표하고 여론이 나쁜 놈들 이러면서… 뒤집혔지. 장관이 형식적으로 보고만 받고 그렇게 해서는 그런 일들은 안 되고, 진짜 몰입해가지고, 몰입 행정을 해야지 돼요.
총: 장관하신 거, 굉장히 자랑스러운가 봐요.
유: 그렇지 굉장히 큰 보람이죠, 생각해 보면, 장관마저 안 해봤으면 내가 5년 공직자 하면서 뭐했나 싶은 생각이 들겁니다. 왜냐면 정당운동가로선 실패했기 때문에.
총: 몇 을 하셨죠 장관?
유: 1년 4개월
총: 짧으면 짧고..
유: 그래도 많이 했지.
총: 그래서 떠날 때 복지부 공무원들이 뭐라고 하던가요?
유: 뭐 진짜 고생하셨다고 그러고, 모르겠어요 그냥…
총: 뭐 짠한 거는 없었어요?
유: 공무원들 뭐 장관 왔다 갔다 하는 게…
총: 그래도 짠한 거라도 하나…
유: 기억도 안 난다…
총: 하하 거짓말..
유: 좋았다고 그러데, 나 있는 동안. 좋은 기억으로 남았을 거에요 나름대로, 공무원들한테는.장관시절을 회고하며 그는 행복해했다.
그처럼 들뜬 유시민을 본 건, 처음이었다.총: 총선 이후 어떻게 될까요? 대충 시나리오를 그려보자면, 한나라당은 대충 어느 정도는 하겠고, 통합민주당은 대충 어떻게 될 거 같고,
유: 총선은 한나라당이 과반수 득표는 기본으로 하겠죠. 200석이 넘냐 안 넘냐 그런 정도.
총: 200석이야 넘겠어요.
유: 넘을 수도 있어요.
총: 그렇게 생각하세요?
유: 네, 왜냐면 수도권의 지지율의 격차가 아직도 50대 18이거든. 다른 지지율 격차가 20프로를 넘으면 후보간의 경쟁력 차이로 극복하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일부 수도권에서도 역량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이미지가 좋은 현역의원들은 살아 나오기는 살아나올 텐데, 서울 경기 인천에 109개인가 그럴 텐데 그 중에서 한나라당이 80개는 기본인 거 같아요.
수도권에서 80개 하고 영남지역이 89개인가 그런데, 지금 5개 시도 합쳐가지고, 60개는 할거라고 못해도, 그럼 그거만 합쳐도 지역구가 140개 아니에요, 충청권에서 1/3하고 강원도에서 한 반 넘게 하고 그렇게 잡으면 기본으로 지역구 의석수가 160-150개를 넘어간다고 봐야지. 243개 중에 지역구를 160개 정도는 한다고 봐야지. 그러면 비례대표 지금 추세로 보면 30정도는 할 것 같으니까 내가 보기에 180-190은 가는 그림이… 좀 더 잘 나오면 200개가 넘어가는 거고 …
총: 그럼 통합민주당은 한 70-80개?
유: 70-80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지. 호남에 26개 밖에 안 돼요. 수도권에서 한나라당 빼고 다 먹는다고 해도 그게 30개 정도 불과하거든, 지역구에선 한 50개 많아야. 충청권 다 합쳐야 한 50-60개. 비례대표 15-18개. 한다 하더라도 70개 넘긴 힘들죠. 그 계산 때문에 한나라당이 200개를 넘을 지도 모른다는… 따로 먹어갈 당이 없어요. 이런 굉장히 파괴적인 결과가 올 거라고 보거든요.
총: 그럼 어떤 일이 생길까요. 대운하 관련법도 다 통과 될 거고.
유: 그렇지. 그렇게 되면 그거는 정치 이외의 수단, 의회에서의 정치적 수단이 아니고, 정치 바깥의 수단을 통한 대결이 벌어질 공산이 상당히 크지. 야당이 장외투쟁 나가고, 시민 단체가 드러눕고, 이런 식의 비 정치적 수단에 의한 대립으로 갈 공산이 크죠.
총: 그 과정에서 한나라당이 망한다?
유: 꼭 망한다고 볼 수 없지, 이 쪽이 너무 약하니까. 이 쪽이 어떤 미래 지향적 비전도 못 보여주고 있잖아요.
총: 그럼 유시민은 대운하가 아니라 5년 동안 이걸 해야 한다고 말할 게 뭐죠?
유: 나는 거시개혁은 거의 다 끝났다고 봐요 대한민국이. 만약 이명박 대통령이 큰 틀에서 지난 10년간 대한민국이 해 왔던 것을 완전히 허물어뜨리지 않는다면, 공안정국 조성하고 대북관계 파탄 나고 사람들 잡아 가두고, 완전히 부자들 기득권 층을 위한 정치를 펼치고 이렇게 되지만 않으면…
총: 근데 그렇게 될 거 같지 않나요. 요새 하는 걸 보면.
유: 나는 지금은 미시개혁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하고, 국가가 사람들 개개인에 대해서 훨씬 더 세밀한 배려와 기회제공을 하는 시대. 내가 대한민국개조론에 썼던, 사람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게 기회를 열어주고, 탈락한 사람들 재교육 시켜주고,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정밀하게 유권자들이 자기를 대변하는 정치세력을 발견을 하고, 그 안에서 절충과 타협이 이루어지면서 국가정책이 조정돼 가는 이런 선진적인 단계로 들어가야 할 시점이라고 보는데.. 그런데 지금 선거과정이 너무 폭력적이니까 그런 과정이 지체되고 있는 데, 종국적으로 기존 선거제도의 변화 없이는 안된다..
총: 노무현까지 이룩한 것들은 지켜진다는 전제 하에선 그렇게 말할 수 있지만 지금 봐선 이명박이 많은 부분을 빠꾸시킬 거 같은데. 정말이지 이번 정권은 막 할 거 같은 분위기 나지 않나요. 정권초기부터.
유: 초기 정도가 아니라 2주밖에 안 됐는데도.
총: 정권 말기 같은 피로감이 들지 않나요? 희한하게.
유: 봅시다. 미래를 어떻게 예견하겠어요.
총: 선거 끝나고 나면 서울로 오실 건가요?
유: 그것도 생각해 봐야죠.
총: 아니 떨어지면 서울 오셔야죠.
유: 대구서 먹고 살 게 있나 찾아봐야지.
총: 한 동안은 살아보실 겁니까 대구에서?
유: 그래야죠.
총: 혹시 대구에서 내가 너 떨어져도 먹고 살게 해 줄테니…그런 독지가 없어요.
유: 없어요.그렇단다.
정치적 단독자로서 유시민은 과연 성공할 것인가. 그것도 대구에서. 대한민국이 이명박을 선택하는 시대에, 대구가 유시민을 선택하길 바라는 건, 금치산적 사고다. 그럼 남는 질문은 두 가지다. 먼저, 그만한 가치는 있는 건가. 제 정치적 영혼을 불살라 한 줌 재로 바칠만큼의 가치가 대구에 과연 있긴 있는 건가. 내게 묻는다면 단호하게 없다, 답하겠다. 지난 30년간 대구가 한 거라곤 오로지 자신에게 투표한 거 밖에 없다.
나머지 하나의 질문은 이거다. 이 사건은 과연, 기억될 것인가. 대구가 유시민을 털도 안 뽑고 삼킨 사실은 과연 기억될 것인가. 글쎄다. 정치에서 기억되지 못하는 것보다 치명적인 건 없는 데 말이다.
씨바..
담배나 펴야겠다...
- 딴지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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