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전,

그러니까 2001년 무렵부터 내 생활에서 딱 한 가지씩 거부하기로 했다.

동종의 수많은 선택 가능한 사항 중에 딱 한 가지씩만.

둘 이상은 힘들기도 하고 너무 폐쇄적인 느낌만 강해질 뿐이라는 생각에서.


물론, 거부를 위한 명분으로 내세울 만한 것이 있어야 하니까

"건강한 환경을 위해"라는 애매모호하고 알량한 공통 키워드를 붙였다...

(남들이 대부분 길거리에 쓰레기를 버린다고 나도 덩달아 버릴 것인가?)



가장 먼저 만든 목록은 아래와 같다.


1. 교통: 자동차 운전 거부

2. 스포츠: 골프 거부

3. 신문: 조중동 거부

4. 음주: 양주 거부

5. 습관: 담배 거부 (2004년 추가)


2004년 무렵에 마지막 5번 담배 항목을 추가하면서는 타이틀을 뭘로 달아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습관"이 가장 무난한 듯 싶었다.

담배는 중독이니 치료의 영역이니 말들이 많지만 내가 실제로 겪어본 바에 의하면 그냥 "나쁜 습관"일 뿐이다.

모든 나쁜 습관이 그렇듯, 계속 무의식 중에 반복, 발현되려고 하지만,

나쁘다는 것을 스스로 강하게 인지하고 무 자르듯 잘라 버리려는 의지만 있다면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결국 고쳐지게 되는...

애매하게 처음부터 대체재를 찾거나, 잠시만 끊었다가 다시 피우겠다는 등등의 마인드로는... 글렀다.

나쁜 습관 고치는데 무슨 대체재며 무슨 잠시란 말이냐고? 그냥 단호하게 끊어야지.



위 다섯 가지 거부 목록을 꾸준히 잘 지켜 오다가 2007~8년 무렵에 거부 목록이 대폭 추가됐다.


6. 생활가전: 삼성제품 거부

7. 신용카드: 삼성카드 거부

8. 인터넷 포털: 네이버 거부

9. 라면: 농심 거부
10. 우유: 남양 거부 (2003년 추가)

여기서,
농심 라면은 저 위의 3번 "신문: 조중동 거부"와 얽혀서 한 때 잠시 들어 갔었는데
실상 오해스러운 측면도 많았을 뿐만 아니라
이미 굳어버린 내 입맛에 적당한 대체재를 찾을 수가 없기도 해서 결국 접었다.

무엇보다도, 맛있는 라면이니 간짬뽕이니 짜짜로니니 여러가지 도전을 해봐도
"신라면", "짜파게티", "너구리" 이 3종 세트는 절대 넘사벽이었던 것도 한 몫 했다.
결국 최종적으로,
라면 먹는 횟수를 아예 대폭 줄이는 것으로 스스로 타협 했다.
(원래 일주일에 두세 번 이상 먹던 것을 월 1~2회 이내로 줄였다.)

남양 우유는,
나 스스로는 원래 스무 살 이후로 우유를 마시지 못하는 체질이 되어 버린 관계로
굳이 거부할 이유도 명분도 없어, 가장 마지막에 추가하긴 했지만 있으나 마나한 목록이었는데,
아내나 아이들이 마시려고 구입하는 것까지 간섭하기에는 뭔가 그럴 듯한 명분이 부족해서
어지간하면 자제하고 아무리 싸게 팔더라도 한번 더 생각하고 사자는 정도로 끝냈다.
(커피나 기타 식품까지 확대하기엔 더더욱 명분이 부족한... 밀어내기는 남양만의 문제가 아니니까.)

여기에

살면서 또 무엇이 더 추가될까?





Posted by 떼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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