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전주교구 은퇴신부의 강론 중 발언 한 토막을 가지고 연일 정부·새누리당과 메이저 언론들이 물어 뜯는다.

부화뇌동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맞장구쳐대고 항의 전화에 협박 전화에, 심지어 명동성당 폭파 협박까지... 가관이다.




니미럴... 그럼, 연평도 포격이 북을 자극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 아니었다는 말인가? 아무 자극도 안했는데 심심해서, 또는 원래 그런 사악한 것들이기 때문에 괜히 쏜 것이란 말인가? 말이 되나? 누구나 추론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가치 중립적인 발언이 어째서 "종북" 발언이 되는 거란 말인가? 연평도 사건 얘기할 때는 무조건 "북한 개객끼"만 외쳐야 하나?


뭐, 부정선거 규탄 강론 시간에 할 얘기로 (결과적으로 물타기 할 빌미가 됐다는 점에서) 꼭 적절한 것이었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꼭 못할 얘기도 아니지 않은가? 그 발언의 맥락에 "북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일" 이라든가 "북의 잘못이 아니라 남의 잘못"이라는 식의 의미가 들어있나? NLL 문제 거론하다 보면 누구라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지... 참으로 한심하고도 짜증나는 물타기... 이번에 다시 또 확인된 것은, 이 나라 언론, 특히 조중동뿐만 아니라 지상파까지 확실히 전멸했다는 것. 저렇게 급속히 어용화된 것이 자의일까 타의일까 몹시 궁금할 뿐이다.


지난 5년, 대통령 하나 잘못 뽑았을 뿐인데 나라가 어떻게 망가질 수 있는지 확실히 보고 또 봤다. 아직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가 아닌 듯. 대통령 하나 누굴 뽑느냐에 따라 이렇게 좌지우지되는 나라가 어찌 민주주의 국가일 수 있단 말인가. 제왕이 통치하는 (유사) 봉건국가지. 물론 누군가의 말마따나 "모든 국가는 그 국민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가진다"는 말이 맞는다면, 아직 이 나라에는 제왕적 대통령이, 그 통치를 필요로 하는 국민들이 그렇지 않은 국민들보다 더 많기 때문일 수도 있긴 하겠다. 제길.




이 타이밍에,


서울대교구장이라는 모 주교가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사제들이 정치적, 사회적으로 직접 개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정치구조나 사회생활 조직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교회 사목자가 할 일이 아니며, 이 임무를 주도적으로 행하는 것은 평신도의 소명으로 강조하고 있다"라며 사제의 정치 참여가 정상적이고 올바른 일이 아니라고 얘기해서 또 다른 물타기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 참조: http://www.yonhapnews.co.kr/politics/2013/11/24/0505000000AKR20131124047200005.HTML?template=2085


아니나 다를까, 각 언론들이 일제히 제목을 섹시하게들 뽑아서 마구 투척하고 있다.


- 서울대교구장 “정치 개입, 사제가 할 일 아니다”

-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교리상 사제의 정치 직접개입 금지"

- 서울대교구장 '사제들의 정치참여 비판'



훌륭하다. 좋다~

아니, 이건 섹시한 게 아니지 않나, 외설적인 거지.


이로써, 시국미사를 주도한 "일부" 신부들은 가톨릭 교회의 공식 입장도 아닐뿐만 아니라 "윗 분 말씀"도 어기고 결정적으로 "금지된" 교리까지 어긴, 괘씸한 "불순분자"들이 되었다. 그렇게 딱지 씌우려는 정권과 수구 언론들의 입맛에 딱 맞는 그림이 완성되었다. 짝짝짝...


서울대교구장이 어떤 인물인지는 모르지만, 말씀으로는 맞는 말씀이다. 법은, 염불은, 교리는, 그 자체로만 보면 늘 옳다. 구구절절 바른 말씀이긴 하다.

사제가 정치에 직접 참여하면 안 되는 거, 맞다. 평신도가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끌고 인도해야 하는 것이지, 직접 나서는 것은 교리상, 역할상 맞지 않다.


그래서, 사제들이 여의도 국회로 들어가서 한 자리씩 차지하기라도 했나, 아니면 거리로 뛰쳐나와 화염병이라도 들었나? 기껏해야 시국미사를 한 것을 가지고 "정치 직접 참여"라고? 이거뜨리 지금 말장난하나? "미사"가 "정치"라고?


입이 아프니 더 이상의 말은 생략하겠다. ㅈㄱㅌㄱㄸ




Posted by 떼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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