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평등주의... 음...
그러나, 과연 부동산 대폭락은 "실현"될 수 있을까? 집 가진 자라면 그 어느 누구도 바라지 않는 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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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http://www.sun4in.com/news/articleView.html?idxno=41423

 

‘한국형 평등주의’를 넘어서  
[강준만 칼럼] 
 
 2008년 11월 16일 (일) 21:17:31 강준만  kjm@chonbuk.ac.kr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

 

선대인·심영철의 주장이자 그들이 최근에 낸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너무도 뻔한 이치인데도 우리가 늘 속아 넘어가는 속설의 격파다. 저자들은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주택 수급 상황이다. 이 같은 착각을 바탕으로 한 언론 보도나 부동산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엉터리 주장도 많다. ‘아직 주택보급률이 100%에 이르지 않았으니 집이 부족하다’거나 좀 더 국지적으로는 ‘강남 같은 여건을 갖춘 아파트는 부족하다’는 식의 주장이 그렇다.”며 다음과 같이 반박했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런 주장들이 얼마나 황당한지 알 수 있다. 주택보급률이 지금보다 훨씬 더 낮았던 1990년대 초·중반 집값이 하락했던 상황이나, 주택보급률이 110~120%에 이르는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집값 거품이 발생하는 사실을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집에 대한 수요는 집을 사고 싶다는 욕구만 있다고 해서 생기는 게 아니다. 극단적인 예로, 땡전 한푼 없는데 아무리 집을 사고 싶다고 해서 집을 살 수 있을까? 집을 사고 싶다는 욕구와 더불어 살 수 있는 구매력이 있어야 유효수요가 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강남에서 살고 싶다고 해서 그들 모두가 강남에서 살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주택보급률이 110%를 웃도는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35% 전후의 주택 미소유자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제, 특히 부동산은 심리다. 모두가 집값이 오른다고 믿으면 실제로 오르지만, 그렇게 믿지 않으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저자들은 책의 마지막을 다음과 같은 호소로 장식했으리라.

 

“더 이상 결정을 미루어서는 안 된다. 하루라도 빨리 현재의 자산을 대폭 구조조정해야 한다. 지금의 어려운 결정이 당신의 10년, 아니 노후의 빛깔을 정할 수도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면 된다. 어렵지 않게 우리는 부동산에 취해 있거나 미쳐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자신과 자식들을 위해, 더 나아가 이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부동산의 거품을 걷어내는 데 동참하기를 기대한다.”

 

경제를 망치지 않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부동산 대폭락을 실현하는 데에 우리 모두의 뜻과 지혜를 모아야겠다. 어디에서부터 출발해야 할까? 이른바 ‘한국형 평등주의’를 의심해보는 것이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한국형 평등주의는 ‘나도 부자가 되어야 한다’이다.”

 

『88만원 세대』의 공저자인 박권일이 『시사IN』(2008년 10월 11일자)에 쓴 ‘부자에게 유리한 한국형 평등주의’라는 칼럼에서 한 말이다. 한국형 평등주의의 자매품엔 “내 새끼도 서울대 가야 한다”와 “나도 MBA 따야 한다” 등이 있다고 한다. 즉, 일반적 평등주의는 ‘사회 전체의 비대칭’을 문제삼는 데 비해, 한국적 평등주의는 ‘부자와 나의 비대칭’만 문제삼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부자들이 “평등주의 근성이 나라 망친다”고 외치는 건 헛소리가 된다. 한국형 평등주의가 얼마나 부자에게 유리한 이념인지 모르고 하는 소리라는 게 박권일의 주장이다.

 

날카로운 분석이다. 한국은 세계 최고의 ‘각개약진 공화국’이 아니던가. 각개약진(各個躍進)이란 적진을 향해 병사 각 개인이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개별적으로 돌진하는 걸 뜻하는 군사용어다. 각개약진은 한국적 삶의 기본 패턴이다. 공적 영역과 공인에 대한 불신이 워낙 강해 사회적 문제조차 혼자 또는 가족 단위로 돌파하려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각개약진을 할 땐 하더라도 해선 안되는 경우도 있는 법이다. ‘협동의 문화’를 어떻게 국민적 공감대하에 실천으로 옮기느냐에 한국사회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전북대 신방과 교수





Posted by 떼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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