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역시 어리둥절해 하고 있었다. "몹시" 비싸고, 무겁고, 느린 데다, 배터리만 빨리 닳아 불편하기만 한 스마트폰을 대체 왜 이리 미친 듯 경쟁적으로 팔고 있는 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사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 줄 알았다. 완전 착각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나처럼 초창기 스마트폰(POZ-X301 --> POZ-X501)을 아직도 쓰고 있거나, PDA를 별도로 서너 개씩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더더욱 스마트폰의 장점을 알 길이 없다. 

휴대폰은 휴대폰 기능이 무엇보다도 잘 되어야 하는데 이건... 쓰면 쓸수록 전화하기에 불편하다. 이것저것 프로그램을 설치라도 하다보면 휴대폰 기능은 물론 기계 자체가 먹통이 되는 일이 허다해진다. 음악 정도는 어떻게 들을 만 한데, 영화나 게임 한 번 하려면 배터리 걱정부터 해야 되고, 또 그러다보면 높은 CPU 사용률 덕분에 전화기능이 먹통이 되거나 걸려오는 전화도 못 받는 경우도 왕왕 생긴다. 그런 것들을 피하다 보면 결국 공장 초기화 모드에 필수 유틸 한 두 개 정도만 깔아서 사용하는 수밖에 없게 되고 이미 스마트폰의 의미는 사라지고 없어져 버린다. 

게다가 PDA로 쓰려면 무엇보다도 화면이 커야 하고 반응 속도가 빨라야 하는데, 이 가장 기본적인 두 가지를 충족하는 스마트폰은 내가 보기엔 아직도 없다. 그나마 요즘은 풀 터치폰들이 나오면서 화면은 제법 커진 것들이 나온 듯 한데, 반응 속도나 배터리, 안정성 문제에 까지 이르면 아직도 답이 없다. 휴대폰으로도 어정쩡하고, PDA로도 어정쩡하고... 값비싼 애물단지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내가 요즘 보고 있는 모델들은, 휴대폰 기능에 최적화된, 나름 화면이 큰 휴대폰이다. 약간 욕심을 더 낸다면, 요즘은 휴대폰에 300만 화소 카메라는 기본이니 거기에 DMB 기능만 하나 더 있다면 금상첨화다. 얼마전에 단종된 삼성 애니콜 SCH-B630(http://blog.danawa.com/prod/795154/C/224/225/1697/0)같은 모델이 화면만 조금 크게 해서 나온다면 두 말 않고 구입할 예정이다. 공짜로 나온다면 더더욱 좋고... 

나머지 모든 부가기능들을 위해서는 차라리 빠르고 저렴하고 안정적인 PDA를 하나 더 쓰는 편이 백 배 낫다고 생각하니까. 지금 8년 째 가지고 다니는 iPAQ-H2210... 이거 매우 훌륭하다. 무선랜 기능이 없고(SD카드가 있긴 한데 역시 초창기 모델이라 신호조차 잘 안 잡힌다.) 라디오나 DMB, GPS 같은 것이 많이 아쉽지만, 그 밖엔 동영상, MP3, e-Book, 게임 등등, 안 되는 게 없다. 툭 하면 맛이 가는 OS에도 나름 길들어 있어 늘 백업을 생활화하다 보니 더 이상 아쉬울 것이 거의 없을 정도.


-----



>> 원문: http://media.daum.net/digital/view.html?cateid=1077&newsid=20090402060306618&p=nocut

 

잘나가는 스마트폰, 국내서만 찬밥신세…왜?
노컷뉴스 | 입력 2009.04.02 06:03 | 누가 봤을까? 30대 남성, 경기

[CBS경제부 권민철 기자]

 

스마트폰이 전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어쩐 일인지 국내에서는 예상과 달리 좀처럼 '뜨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PC처럼 운영체제(OS)를 탑재하고 있어 프로그램을 설치·제거할 수 있고 인터넷, 이메일, 데이터관리도 가능해 강력한 이동통신 수단으로 기대를 모아왔다.

 

시장 조사기관 SA 역시 세계 스마트폰 시장 규모를 2006년 9100만대→ 2008년 2억1100만대→2012년 4억6000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세계 휴대폰 인구의 5.3%가 스마트폰 이용자이고 미국에서는 전체 휴대폰 가입자의 21.6%가 스마트폰을 사용중이다.

그러나 국내 성적은 민망할 정도다.

 

SK텔레콤은 2005년부터 올해까지 모두 12종의 스마트폰을 내놓았으나 지금까지 16만대를 파는데 그쳤다.

 

LG텔레콤은 그 동안 2종류를 출시해 10만 3000대 정도를 팔았고, 3종류를 출시한 KTF는 2만 3000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데 그쳤다.

 

국내 이동통신 3사가 확보한 스마트폰 가입자는 전체 휴대폰 가입자 4600만명의 0.4%에 지나지 않는다.

 

스마트폰이, 가장 발달한 이동통신 시장이라는 한국에 출시된 지 5년이 다 됐음에도 불구하고 죽을 쑤고 있는 이유는 뭘까?

 

◈ "일반 휴대폰도 충분히 똑똑해…굳이 값비싼 스마트폰 구입할 필요 없어"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우선 다른 휴대전화도 충분히 '스마트'해졌기 때문에 굳이 고가의 스마트폰을 장만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공통적인 분석이다.

 

이동통신회사 관계자는 "얼리어댑터나 과시욕의 소유자들, 일부 기업들이 스마트폰 주요 고객일 뿐, 일반인들은 가격을 빼고는 만족도나 활용도 면에서 일반 휴대폰과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따라서 "똑똑한 일반 휴대폰과 스마트폰을 구분지을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일부에서는 오히려 스마트폰이 더 불편하다는 불평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OS가 탑재돼 있어 크기만했지 오히려 일반휴대폰보다 사용하기가 어렵다"며 "굳이 복잡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스스로 머리를 학대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우리나라의 통신 환경이 외국과 다른 점도 한 몫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동전화 단말기 제조사 관계자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일과시간 이후에 급한 일이 있으면 스마트폰으로 문서작업을 한 뒤 메일로 보내는 일이 있다지만 우리는 그런 문화가 아니다"고 말했다.

 

야근이 많은 한국적 직장풍토에서 컴퓨터와 함께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아 반드시 스마트폰으로 작업할 일이 많지 않고, 인터넷 환경 역시 잘 발달돼 있어 스마트폰이 발붙일 공간이 많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 뿐 아니라 한국에서의 경험이 일천한 HTC나 소니에릭슨 같은 외국 휴대폰 메이커들까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 어리둥절케 한다.

 

어찌됐건 스마트폰이 세계적으로 '모바일 디바이스'의 대세로 굳어지고 있는 경향은 분명한 사실이어서 국내 이동통신 업계에서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어떻게 부양할지 고민이 크다.

 

twinpine@cbs.co.kr 





Posted by 떼르미
,


자바스크립트를 허용해주세요!
Please Enable JavaScript![ Enable JavaScrip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