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에 최근 한국과 적대 관계로 돌아선 태국 동맹 요새에 다수 병력이 집결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밤11시 공격을 진행하기로 했다. (늘 싸움거리를 찾아 헤매는 우리 동맹 수장;;; 멋짐!)
37부대면 최소 백만 단위 이상은 집결해 있을 것으로 추정.
그래서 내가 직접 첩자를 보내봤다.
뭐 이런... 업데이트된 첩보 기능이 상당히 짜증나고 불쾌했다.
요새에 첩자를 보낼 수 있게 된 것까지는 괜찮았는데, 이건 뭐...
첩자 점수 49점에 왕복 1시간, 첩보시간 15분씩이나 걸려서 얻어낸 정보가 뭐 이 따위!
아무튼, 병력이 꽤 있는 것만은 사실인 듯.
자, 그래서 공격~~~~~~!!!
밤11시가 되어 공격 갔더니 다 도망가고 없었다.
얘들은 늘 이렇게 도망을 간다. 지난 번에 이어 또 허탕...
이렇게 많은 부대원이 참여해서 공격을 갔건만... ㅜ,.ㅜ
맨 아래 6800 궁병을 보낸 아이디는 내 부캐. 오늘 첫 출전이었는데... 허탕을 쳤다. 끙.
아니, 그런데!
허탕이 아니었다. 요 녀석들이 역공을 시도했다.
11시 45분부터 줄줄이 우리 동맹 요새로 역공을 들어오는 것이었다.
적 부대의 주력은 12시 정각에 시간을 맞춰 들어왔는데,
추측컨대
원래는 45분으로 역공하기로 잡았다가 다수가 시간 맞추기가 어려워 12시 정각으로 조정한 모양...
일부 45분으로 알고 미리 보낸, 거리가 먼 몇몇 유저들이 45분에 맞춰 보내버린 듯.
그게 아니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시간 맞춰 공격하는 것 같은 기본도 모르는 유저들?
11시 45분에 처음 들어온 공격. 끊기를 시도했다기엔 뭔가 병력이 많고 어설펐다.
45분인 줄 알고 거기에 맞춰 보냈거나, 아니면 실수로 미리 보낸 듯.
이 와중에도 달랑 1명 매크로 공격으로 들어와 끼어 있는 흑암기사(黑暗騎士) 녀석.
참 정신병자 치고는 꾸준하다. 고생이다. 물론 그 녀석 컴퓨터 혼자 고생하는 거겠지만.
덕분에 적 병력을 적절히 끊어서 분산시켜 주는 수준까지 해내지는 못했지만,
아무튼 공격자들을 헷갈리게 만들어준 역할은 제대로 했다.
우리편이었던가? 공로장이라도 하나 줘야 하나? ㄱㅅㄲ
11시 52분에 들어온 두 번째 공격.
참 시간 제대로 못 맞추는 유저들 많다. 저렙이거나 공격에 서툰 유저들이겠지...
어쨌든, 태국 동맹의 이번 전술은 나름 괜찮았다.
요새를 비워 허탕을 치게 만들고,
그 사이 상대방 병력이 복귀하기 전에 상대방 요새를 치는 허허실실 전술!
(내부 첩자에 의한 사전 정보 유출이 의심되는 정황도 없지는 않았지만, 그러기엔 너무 느슨한 역공이었다.
아예 11시 또는 평균 복귀 시간 근처 11시 30분 정도에 공격했으면 꼼짝 없이 당할 수밖에 없었는데.
우리가 늘 공격 시간을 11시로 잡는다는 것도 이미 경험적으로 알려질 만큼 알려져 있었으니...)
그런데 그 전술에는 결과적으로 몇 가지 문제가 있었다.
첫째, 우리 동맹 주력은 대부분 요새 근처에 있다는 점,
둘째, 장군 이동속도 풀업이 유행이라 어지간한 거리는 20~30분 이내에 다 도달 가능하다는 점.
셋째, 역공은 최대한 빠르고 정확한 시각에 전체 병력을 집중해서 공격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점,
마지막으로, 우리 동맹 대부분 유저들은 풀업 전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이상을 간과했던 것이 태국 동맹으로서는 좋은 전술을 구사하고도 성공하지 못한 패착이었다.
400 마일 가까이나 떨어져 있던 나조차 보병을 제외한 전 병력을 공격 예상 시각 10분 전에 지원 보낼 수 있었으니
이건 할 말이 없을 정도...
그리고 결정적인 문제, 1시간의 시차.
역공은 원래 복귀하는 병력이 돌아오기 전에 미리 요새에 남은 잔당을 해치우거나
돌아와도 일부만 돌아온 상황에서 먼저 돌아온 병력을 잡기 위해 쓰는 전술이다.
따라서 적절한 시각 선정이 매우 중요한 요소.
태국 동맹의 이번 역공의 목적이 대체 무엇이었는지 의문이다.
그냥 힘으로, 쪽수로 한번 밀어붙여 보려는 것이었을까?
"No english not play game as you (You) lost time"
마침 뭔가 게임 내 동맹메일로 날아 왔는데 태국어라 무슨 말인지 알아먹을 수가 없어
영어로 쓰라는 우리 동맹원의 답변 메일에 다시 날아온 이 메일 내용이 한 가지 힌트가 될까?
즉, 우리 동맹 전체를 상대하지 않고 요새만 털거나, 복귀해서 지원 나온 일부만 잡으려는 목적?
원래 공격 예정시각으로 추정되는(아닐 수도 있지만) 45분에 집중했다면 그랬을 수도 있었으리라.
그 시간이면 나를 비롯, 꽤 상당수가 돌아오는 병력을 다시 지원 보내기에 부족한 시간이었으니까.
그랬다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도 있었으리라. 최소한 요새 빈집털이라도.
아무튼,
결과적으로,
뜬금없는 단결력을 과시라도 하듯 전후 다 합해서 200부대 가까운 대 병력을 이끌고 공격을 왔지만
여러가지 치밀하지 못한 사소한 실수들로 인해 결과는 위 화면대로 아군의 압승!
(사실 보병 전원에 기병까지 2/3 정도 손실됐으니 "압승"이라고 표현하기엔 아픔이 작지 않다.)
저 엄청난 유저 목록을 보시라.
총 병력 숫자로는 최대가 아니겠지만
참여한 실제 유저 수로는 지금까지의 전투 중 최대 규모였던 것 같다.
이렇게나 많은 태국 동맹원들의 저 많은 병력들이
우리 동맹원들에게 장군 점수를 한아름 안겨주고 모두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덕분에 내 장군 순위도 몇 단계 상승했다.)
그리고 이어진 잔당 소탕전.
말이 좋아 잔당 소탕이지,
그냥 뒤늦게 와서 요새 방벽에 헤딩하고 몰살당한 불쌍한 병력들...이란 표현이 어울리겠다.
아무튼 이로써, 한 밤에 벌어진 태국 동맹과의 요새 공방전 끝.
역시 이번에도 멋지게 승리했다. (사실 심장 쫄깃, 아슬아슬하긴 했다.)
바치 서버, 점점 그림이 재미있게 만들어 지고 있다.
그간의 중국 위주의 세력 구도가 깨지고 한국 동맹 대 나머지 전체로 바뀌려나...
서버의 공적(公敵)? 그건 좀 곤란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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