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픽처 - 밝은 세상(2010-06-10)
-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 조동섭 옮김
- "더글라스 케네디의 장편소설. 전 세계 30여 개국에 판권이 팔린 더글라스 케네디의 대표작이다.「뉴욕타임스」는 이 소설에 대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 마지막 페이지가 다가오는 게 두려울 만큼 흥미진진하다!'고 극찬한 바 있다. 지금과 다른 삶을 살 수 있다면? <빅 픽처>는 진정 '나'를 위한 삶을 살고 싶었던 한 남자 이야기이다.
주인공 벤 브래드포드는 앞날이 탄탄하게 보장된 뉴욕 월가의 변호사다. 안정된 수입, 중상류층 사람들이 모여 사는 교외 고급 주택 거주, 미모의 아내와 귀여운 아이들을 둔 가장…. 겉모습만 보자면 모두들 부러워 할 대상이지만 벤 자신은 조금도 즐겁지 않다. 벤의 오랜 소망은 사진가가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의 꿈은 호사스런 취미로 남았을 뿐이다.
벤의 자괴감은 아내 베스와의 결혼생활이 삐거덕거리는 상황과 맞물려 점점 더 위기상황을 향해 치닫는다. 벤과 갈수록 사이가 멀어지던 베스는 이웃집에 사는 사진가 게리와 혼외정사에 탐닉한다. 벤은 우연히 베스가 이웃집 남자 게리의 집에서 불륜행각을 벌이고 나오는 장면을 목격한다.
그날 밤, 게리의 집을 찾아간 벤은 말다툼 끝에 우발적으로 그를 살해한다. 요트사고를 위장해 게리의 시신을 소각하고 사건을 은폐한 벤은 남은 생애를 게리의 신분으로 살아가기로 작정하고 도주의 길에 올라 몬태나 주 마운틴폴스에 정착한다. 심심풀이로 마운틴폴스의 토착인물들을 사진에 담았던 벤, 우연히 그 사진이 지역 신문에 게재되면서 일약 유명 사진가가 되는데…" (출판사 책 소개글)
- 위 책 소개글 및 책 뒤에 실린 옮긴이의 말을 보면 전체 줄거리 파악이 대충 다 가능하기 때문에 딱히 주요 내용에 대해 내가 더 쓸 내용은 없다. 옮긴이의 말을 그대로 옮겨 본다.
"지금과 다른 삶을 살 수 있다면? 누구나 한번쯤 품어본 생각일 것이다. 어린 시절의 꿈과 동떨어진 일을 하는 사람, 바쁜 일상에 매몰 돼 꿈이 바래가는 걸 무력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사람이라면 또 다른 삶에 대한 동경은 더욱 사무칠 것이다.
이 소설 《빅 픽처》의 주인공 벤은 그런 사람이다. 앞날이 탄탄하게 보장된 뉴욕 월가의 변호사, 안정된 수입, 뉴욕의 중상류층 사람들이 모여 사는 교외의 고급 주택 거주자, 아름다운 아내와 귀여운 아이들과 함께 이룬 가정……. 그저 외양만 보자면 모두들 부러워 할 대상이지만 벤 자신은 조금도 즐겁지 않다
벤의 꿈은 사진가로 성공하는 것이었다. 이제 그의 꿈은 값비싼 카메라와 장비들을 사들이는 호사스런 취미로 남아 있을 뿐이다. 벤은 원하지 않는 생을 살고 있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시니컬한 면을 보이기도 하고, 불평을 늘어놓기도 한다. 게다가 부부 사이도 심각할 만큼 삐거덕거리고 있다. 자존심 강한 미모의 아내 베스는 작가가 되고 싶었던 꿈이 좌절된 후 벤에 대한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다. 베스는 결혼해 두 아이를 낳고 키우느라 전원주택가의 가정주부로 눌러앉게 된 게 전적으로 벤의 탓이라며 감정의 골을 넓힌다. 벤은 부부관계가 원만해지기를 바라며 여러모로 애쓰지만 결국 뜻대로 되지 않는다.
어느 날 벤은 아내 베스가 이웃집 사진가 게리와 혼외정사를 벌이는 장면을 목도한다. 게리를 찾아갔던 벤은 우발적으로 그를 살해한다. 소설은 이제 범죄에 대한 은폐와 완벽한 도주를 모색하는 벤의 이야기로 돌변한다. 도주의 종착지인 몬태나 주 마운틴폴스에서 그토록 바라마지 않았던 사진가로서의 삶을 시작하게 되는 벤, 그는 과연 행복해질 수 있을까?
《빅 픽처》는 미국 중상류층 사람들의 삶에 대한 묘사로부터 시작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범죄와 도주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벤에게 주어진 두 번째 삶과 마운틴폴스에서 새롭게 시작된 앤과의 로맨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는 숨 돌릴 틈 없이 전개된다. 작가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요소들을 한데 섞고 버무려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를 이끌어낸다. 독자들은 벤이 살인자라는 걸 알면서도 살인사건이 완벽하게 은폐돼 벤이 결국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심리상태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아마도 벤이 겪는 슬픔, 아내 베스의 혼외정사로 겪는 배신감,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해 좌절하는 모습이 벤에 대한 연민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일 것이다. 총3부로 된 구성에 4백 페이지가 넘는 긴 내용이지만 손에 집어 드는 즉시 단숨에 읽어나갈 수 있을 만큼 속도감 넘치는 소설이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 더글라스 케네디 소설은 처음 접하는데, 나름 재미있다. 역시 베스트 셀러 소설가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야기를 긴장감 있게 잘 끌어가고 일반 독자들이 별 흠미 없을 내용조차도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적당히" 전문적이고 "적당히" 통속적으로 잘 표현했다.
"특히 사진 촬영 및 현상, 인화에 대한 묘사는 나의 흥미를 만족시켜주기에 충분했다. 덤으로 사진이 신문이나 잡지, 방송매체를 통해 발표되는 과정에 대해서도 나름 자세히 알게 되었다."
이 말 역시 옮긴이의 말에 들어 있는데, 나름 공감한다. 2천년 초반 한때 독신/총각들 사이에 들불처럼 유행했던 카메라/렌즈 수집, 출사 등등의 대열에 동참하지 않고 일정 거리를 두고 지켜보던 입장이었던 나로서는 아직도 사진에 왜 그리 사람들이 열광하는지 별로 공감이 가진 않지만, 아무튼 과거 스쳐 지나면서도 많이 봐 왔던 관련 작업들에 대한 이해가 나름 조금 깊어진 것 같긴 하다.
- 내가 느낀 이 소설의 전체 맥락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이거다. "죄 짓고는 맘 편히 숨어 살기 어렵다." 아무리 하고 싶던 일을 하더라도 그게 떳떳하지 않다면 결국 모든 것이 허사로 돌아가고 남는 것은 불안과 공포, 허무뿐이라는... 일종의 교훈적인 소설이라 생각된다.
- 이런 류의 소설, 참 오랜만인데, 나름 읽을 만하다. 앞으로도 틈틈이 찾아 읽어봐야겠다. 심심풀이 오징어 땅콩이 무협/판타지뿐만은 아니구나, 라는 생각.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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