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를 뭐, 두 편 밖에 안보긴 했지만, 등장인물들도 마음에 들고 나름대로 재미있게 만들긴 했지만, 이건 뭔가 좀 아니다 싶었는데

그 "아니다" 싶었던 느낌을 제대로 말로 풀어낸 글이 있어 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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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웅크린 감자의 리뷰(식객 3회 - 김소연, 남상미의 몸매만큼도 못한 음식들!)


 


식객 3회
2008년 6월 23일 방송분
방영: SBS
연출: 최종수
극본: 박후정
출연: 김래원, 김소연, 남상미, 권오중, 최불암 등

3년 숙성된 묵은지를 광천수에 깨끗이 씻은 다음에요
살짝 볶아주고 대친 시금치와 무순
 가늘게 썬 대파와 홍고추를 
유자청과 콩물로 만든 두부소스와 함께 버무려서 만들었습니다.


3회를 통해서 이 작품은 연출이 문제임이 확연히 드러났다. 연출자가 조리와 음식에 대해서 몰라도 너무 모른다. 어찌 저리도 휘황찬란한 고급 음식들을 어쩌면 그리도 맛없게 보이도록 만드는지 실로 대단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식객'에 등장하는 음식들을 보며 시청자들은 한번 맛보고 싶다기 보다는 그저 '세상에 저런 요리도 있나보네.'라는 느낌을 받을 뿐이다. 꼭 맛보고 싶다거나 군침을 꼴깍꼴깍 삼키게 되지 않는다. 비록 조리과정과 맛의 감상이 지난 1, 2회 보다는 나아졌으나 연출자는 아직도 조리의 핵심이 무엇인지 맥을 짚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에서는 요리대회가 그다지 인기를 끌지 못한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요리를 그저 멀뚱히 구경하기 보다는 직접 참여하여 만들고 또한 맛보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즉, 일류 조리사가 솜씨를 부려 만드는 최고급 요리를 멀뚱히 구경하고 있기 보다는 차라리 집에서 김치 부침개나 부쳐먹고 있는 편을 더욱 선호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식객'의 문제점은 무엇일까? 도무지 시청자들이 조리과정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비록 조리과정자체가 생략되었던 지난 1, 2회 보다는 나아졌지만 3회에서도 빠른화면 속에서 조리과정이 순식간에 스쳐지나간 후 나중에 요리사들이 주저리주저리 과정을 읊어대었다.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아들을 수 있겠지만, 시청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요리의 문외한들은 그 장면이 피부로 와닿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조리하는 과정에서 나레이션을 넣어주는 것이 시청자들을 조리과정에 참여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 볼 수 있다. 주인공 성찬(김래원)이 도대체 무엇을 만들고 있는지? 잘 만들고는 있는지? 어떤 솜씨를 부리고 있는지? '식객'은 전혀 가르쳐주지 않은 채 나중에 완성된 음식을 놓고 등장인물들이 주저리주저리 설명하는 것으로 성찬(김래원)의 요리솜씨를 포장한다. 혹여 요리에 조금이라도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것이 설득력을 갖겠지만 요리에 전혀 지식이 없는 시청자들로서는 등장인물들이 왜 그토록 감탄하는지 쉽게 이해가 안될 수밖에 없다.

여기저기서 계속 지적되는 이야기이지만, 이런식으로 조리과정과 음식을 보여주려 했다면 애초에 시청자들과 밀접한 음식들을 소재로 삼았어야만 했다. '식객'이 시청자들 중에서 요리대결에서 만들어지는 음식들을 보고 맛본 시청자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그 요리에 대해서 잘알고 맛본 사람들은 '식객'의 요리대결에서 등장하는 음식들을 보며 감탄하고 군침을 삼키겠지만, 대부분의 일반 시청자들로서는 생전 듣도보도 못한 음식들을 놓고 출연자들끼리 쑈하는 것으로밖에 비추어지지 않는다. 막말로 본적이 있어야 잘된 요리인지 평가를 하고, 맛을 본적이 있어야 군침을 흘릴 것이 아닌가? 차라리 김치찌게 맛있게 끓이는법, 라면 맛있게 끓이는법 등등으로 요리대결을 벌였다면 시청자들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음식들을 보며 공감하고 군침을 삼키겠지만, 현재 '식객'에 등장하는 음식들은 일반 시청자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 

현재 시청자들은 음식들이 주인공인 '식객'을 보며 조리과정에 참여도 못하고 만들어진 음식을 공감하지도 못하고 있다. 대신 엉뚱하게도 한몸매 하는 김소연과 남상미의 몸매만 실컷 감상할 뿐이다. 이건 마치 소문난 음식점에 음식 맛보러 들어갔다가, 음식은 먹는둥 마는둥 한 채 야한 유니폼을 입은 여종업원의 몸매만 훔쳐보며 실컷 눈요기하고 나오는 꼴이다. 차라리 노출이라도 있다면 그것 나름대로 재미라도 있을텐데 김소연과 남상미는 마치 짜기라도 한듯 몸매의 굴곡만 드러낸 채 시원한 노출은 하지 않고 있다. 실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마지막으로 이 드라마가 얼마나 현실과 동떨어지 있으며 엉성한지 하나만 더 짚어보자. 성찬(김래원)이 요리대결에서 돈 안들이고 쉽게 해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면서 내놓은 김치 샐러드의 조리과정은 참으로 아이러니했다. 대체 어느 가정에서 3년이나 숙성시킨 묵은지를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며, 묵은지를 광천수를 씻는 호사가 과연 일반 서민들이 할 수 있는 조리과정인지 궁금했다. 더불어 유자청과 콩물로 만든 두부소스라는 것이 동네 슈퍼나 혹은 대형마트에서 파는 것인지도 묻고싶다. 묵은지도, 광천수도, 유자청과 콩물로 만든 두부소스도 일반 서민들에게는 모두 돈이 있어야 살 수 있는 것들이다. 즉, 이 드라마의 작가도 연출자도 우리네의 음식문화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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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떼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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