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광고들 중에 유독 신경에 거슬리는 광고들이 있다.
보기만 해도 속에서부터 뭔가가 확 치밀어 올라 채널을 돌려버리게 되는...
일명 "채널 돌림이 광고"라 이름 붙여 보겠다.
대표적인 광고가, 최근에 신물이 날 정도로 지겹게 해대는 "SK Broadband"가 되겠다.
처음 봤을 때는 "어? 거, 광고 참 희한하게 만들었네."라는 반응이었고,
두번째 볼 때는 "어이구 저 광고 참 자주 보게되네."라는 반응이었고,
세번째 볼 때부터는 "에이 씨 또 저거하네, 누구 세뇌시킬 일 있나, 돌려!"가 되었다.
이처럼 순식간에 사람을 지겹게 만드는 광고도 참 드물 것 같다.
일례로, KTF의 쇼(SHOW) 광고는, 똑같이 지겹도록 광고를 해댔지만, 그다지 지겹다거나 재수없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광고가 며칠 단위로 조금씩 조금씩 내용이 달라지는데다, 여러가지 버전의 광고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똑같은 광고라 하더라도 편집을 다르게 한 건지 볼 때마다 조금씩 다른 장면이 나왔다는 점이다.
광고 제작사가 똑똑한 것인지, 광고주가 똑똑한 것인지는 몰라도 정말 시청자의 시청 패턴을 고려한 탁월한 기획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조금씩 다르게 광고를 내보내기 위해서는, 아마도 짐작이지만, 똑같은 내용만 내보내는 것에 비해서 천문학적인 금액이 더 들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그렇지만 그런 비용을 들여서라도 시청자에게 반감을 사지 않고 호감을 줄 수 있다면, 괜찮지 않을까?
SK 브로드밴드처럼, 광고를 하는 횟수는 엄청나면서도 매번 똑같은 내용으로만 지겹도록 반복하면, 이건 쓸 데 없이 돈을 갖다 버리는 일에 다름이 아니라는 내 생각이 잘못된 생각일까? 차라리 횟수는 좀 줄이더라도 여러가지 버전으로 제작해서 내보냈으면 훨씬 더 나은 효과가 생기지 않았을까?
그러고보니, SK에서 하는 광고들이 특히 "지겨움"의 측면에서는 탁월한 것 같다. 신의 저주를 받은 것도 아니고...
그 최초가 TTL이었던 것 같다. 물론 TTL은 지겨움보다는 참신함과 신기함과 모델(임은경?)에 대한 궁금증 등 광고 자체보다 광고 이외의 측면이 더 부각되면서 오랫동안 시선을 끌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름대로 다양한 버전의 광고를 선보이면서 반복적인 지겨움을 벗어나보려고 노력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러나, 이후 SK에서 수없이 내보냈던 광고들... 대체 왜 비틀즈를 그렇게 가져다 끌어쓰는지 짜증이 확 밀려올 정도의 기업 이미지 광고를 포함해서, 전혀 참신하지도 재미있지도 않고 그저 짜증만 났던 T 초창기 티저광고(롤러 스케이트 타고 휙휙 왔다갔다 하던), 이후 여러가지 버전을 선보임으로써 약간 나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지겨움을 희석시키기엔 너무나 지겹도록 많이 돌려댔던 "생각대로 T" 광고 등등...
애니콜 광고를 보자. 비슷했다. 처음엔 애니콜 광고 역시 엄청나게 자주 똑같은 내용의 광고만 반복했다. 아주 신물이 날 정도로.
그런데 요즘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다양한 버전의 광고를, 간혹 심심하다 싶을 때만 불쑥 한다. 돈이 없어서이겠는가? 천만에. 시청자들의 심리를 정확히 읽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내 추측이 틀린 것일까?
광고... 제발 분발 좀 해라!
(참고로 나는 SK에 아무런 유감이나 악감정 같은 것은 없다. 결과적으로 SK를 씹는 내용이 되긴 했지만, "광고"를 만들고 방영하는 행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다! 광고 기획사도 매우 심각한 문제의 한 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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