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루미아 925 강화유리가 박살났다는 글을 올리고

A/S를 맡기려고 보니 비용이 상당히 많이 들 것 같았다.

해외로 FedEx로 보내고 받는 비용까지 다 하면 최소 20만원은 들 지경.

물론 여행자 보험을 들어서 이러저러하게 증빙을 하면 보상을 받을 수는 있어 보였지만

해외구매품인데다 비싼 배송비까지 보상해 줄 가능성은 낮아보였다.






그래서 이리저리 며칠간 검색한 끝에

강화유리가 내부의 디지타이저와 접착되어 있는 관계로

일반적인 DIY 수리는 불가능에 가깝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튜브에 강화유리만 교체하여 성공한 영상이 몇 건 올라온 것이 보였다.

물론 내 제품인 루미아 925는 당연하게도 없었지만.


루미아 925는 강화유리 교체 말고, 나머지 분해 방법에 대한 동영상은 있었다.

>> 참조: http://youtu.be/M4ONeSWTG_M


강화유리만 교체한 동영상 중 그나마 젤 참고가 될 만 했던 것은 삼성 갤럭시S4.

>> 참조: http://youtu.be/S_BadHtLPbU




그래서... 그냥! 나도 한번 도전해보려고 마음먹고

이베이에서 몰테일 배송대행으로 강화유리만 주문했다. 14.98달러. 배송비는 몰테일만 11달러.

다 합해도 3만원도 안된다. 성공만 하면 엄청 절약하는 거였다.

(Glass로 검색하면 어지간한 모델들은 다 나온다.)



...



오늘(토요일) 오후에 집으로 드디어 배달이 왔다.

월요일에 주문했으니까 6일 만에 온 거다. 와... 미국내 배송에다 몰테일 대행까지 했는데도 상당히 빠르네?




역시 딱 제품사진에서 봤던 강화유리랑 간단한 수리도구들이 들어있다.

슬슬 작업을 한 번 시작해볼까?




기본 준비물품으로는 일단 헤어 드라이어.


일단 유튜브 동영상에서 본 것처럼 한참을 가열한 다음에 뾱뾱이(공기압축기)를 붙이고 잡아당겨 봤지만 꿈쩍도 안 함.-_-a

전면 유리와 프레임 사이에 뭘 쑤셔넣을 틈이 도대체 생기지가 않아 1차 멘붕이 왔지만

열심히 궁리를 하다보니 방법이 하나 떠올랐음. 그것은 바로, 깨진 유리부분을 먼저 공략하는 것.


깨진 부분을 집중적으로 가열한 다음 수리공구에 포함된 십자 드라이버 같은 날카로운 도구를 쓰니

드디어 조각이 하나씩 떨어져 나오기 시작한다.




헤어 드라이어로 작업을 하다보니 한 가지 문제는 빼낸 유리 조각이 바람에 마구 날린다는 것.

뭔가 전용 작업장이 있거나 아니면 주변 위험이 배제된 안전한 공간이 필요할 듯.


나 혼자서 뭔가 열심히 하고 있긴 한데 답답해 보였는지, 아니면 재미있어 보였는지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시퍼런 칼을 들고(!) 아내가 동참했다. 덕분에 작업 속도 x3배.




유리조각을 떼어낼 떼 본체를 힘주어 잡다보면 자꾸 전원 버튼이 눌러져서 전원이 들어온다.

이거 참 처치곤란인데, 그렇다고 전원 버튼을 빼버릴 수도 없고... 그냥 조심조심 안 건드리도록 주의해야 했다.

한 서너 번째 전원이 자꾸 켜지니 짜증이 막...




아, 유리 조각 떼어낼 때 또 하나 주의할 점은

휴대폰 하단의 버튼 부분에는 위 사진처럼 별도의 칩이 들어 있으므로 손상되지 않도록 신경을 더 써야 한다.

(발광 다이오드, LED 같은 것이 들어 있어서 하얀 색 불이 들어오는 역할을 하는 칩으로 보였다.)




유리 조각을 완전히 제거한 사진.

에혀... 뭔가 깔끔한 기분은 아닌데, 뭐 아무튼 이제부터 남은 접착물 제거를 시작할 때.





일단은 이미 준비된 도구를 이용해서 열심히 긁어본다.

그렇지만 역부족.

집안에 있는 온갖 청소도구는 모두 다 동원된다. 윈덱스에서부터 청소박사, 키라키라까지.

키라키라가 짱이었다. 스폰지에 묻혀서 슬슬 닦아주니 의외로 잘 닦인다.




접착제가 완전히 제거된 상태.

반짝반짝 광까지 나지만 중간에 뭘 잘못했는지 디지타이저 화면 여기저기 긁히고 눌린 자국이 보였다.ㅜ.ㅜ

어쨌든 전원을 켜보니 잘 들어오고 터치도 아주 훌륭하게 잘 된다.


여기까지는 일단 대성공!


다음 작업은 구입한 강화유리를 붙이는 일인데

여기서 엄청난 멘붕을 겪었다!


구입한 강화유리가 글쎄, 접착이 되어야 할 접착면에 접착제도, 양면 스티커 같은 것도 전혀 없었던 것.

그냥 생짜 유리만 덜렁...

대체 어찌 붙이라고!!!!


그 순간, 이미 봤던 유튜브 동영상이 생각났다. 양면테이프를 잘라서 붙이던 장면이 떠올랐던 것이다.

그제서야 왜 그런 장면이 있었는지 이해가... 아하~


부들부들 잘 보이지도 않고 잘 잡히지도 않는 크기로 잘라서 붙이고 자르고 떼고 버리고 하다 보니

옆에서 보고 있기 답답했던지 또다시 아내가 개입. 나머지 테이핑 작업을 다 해줬다.^^;




마지막으로 강화유리를 살며시 부착.

그리고 사정없이 헤어 드라이어로 뜨거운 열을 마구 난사. 꾹꾹 눌러주기는 덤.





짜짠~

아주 훌륭하게 복구됐다!

(위 마지막 사진은 쓰던 액정보호필름을 다시 붙여본 건데, 영 아니올시다라 사진찍은 직후 바로 떼서 버려버렸다. -_-a)

대략 준비시간까지 합해서 3시간 반 쯤 걸린 듯. 헐... 오래도 걸렸다.

1시간 만에 가능하다는 동영상 올린 유튜브, 찾아서 야이~ ㄱㅅㄲ 하면서 욕 좀 올려야쓰겄당...

어디서 전업 수리공같은 소릴... -_-a


한가지 아쉬운 점은, 강화유리 안쪽 면에 손가락이 대체 언제 닿았던건지 지문이 묻어있어

빛에 비춰보면 은근히 얼룩덜룩하게 보인다는 점! 크윽...ㅜ.ㅜ

초보의 실수가 다 그렇지 뭐.



아, 그리고, 또 한 가지 살짝 아쉬운 점은

양면 테이프가 뭔가 좀 부족한건지 부착이 된 후에도 단단하게 붙었다는 느낌은 없고

이쪽을 누르면 저쪽이, 저쪽을 누르면 이쪽이 살짝 들썩들썩하는 느낌이 있다는 것.

뭐, 다음에 또 깨질 경우에 갈기만 편해지니 좋은건가? ^O^;;





Posted by 떼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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