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자비 납치사건 1, 2 - 해냄 (2001-08) (읽음: 2001-09-20 03:26:20 PM)
- 김진명
- 눈에서 떼기 힘들 정도로 흥미진진함, 그 이상의 마력을 가진 김진명 특유의 긴박한 줄거리가 느껴지는 책이다. 무엇보다도 역시, 현실과 가상의 세계가 모호한 등장인물과 배경이 더 흥미를 끌었다.
- 명성황후 시해사건(1895년 을미사변)과 일본의 황태자비 납치사건을 교묘하게 연결시켜 한국인의 그 어떤 민족성(?), 자존심(?)을 일깨우려고 노력하는 듯한 작가의 의도가 진하게 풍겨나온다.
- 진중권의 표현을 빌리자면, 김진명의 소설은 하나같이 "꼴통 극우 딸딸이"다. 내가 볼 때엔 이현세의 만화들처럼, 그런 면도 없진 않지만, 그보다 무언가 '민족적' 차원에서의 한국인들의 각성을 요구하는, 약간은 고차원적인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썩 '극우 민족주의'라고만 폄하하기엔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는 느낌을 지워버릴 수는 없었다.
- '민족주의'가 '악(惡)'이라는 평들을 요즘 많이 한다. 그러나 나는 한국의 진보와 개혁을 위해서라도 아직 '민족주의'는 유효하며, 그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것이 수구적, 반동적 이데올로기로 악용될 소지도 많고, 절대 그래서는 안되겠지만.
- 흥미진진하게 하루만에 두 권을 끝까지 다 읽어버렸지만, 별로 남는 것이 없다. 일본에 대한 적개심을 불러일으키고자 하는 것이 김진명의 목표인가, 아니면, 한국인들의 무감각함, 냄비성을 꾸짖는 것인가. 뭔가 재미있다는 느낌 외에 없다. 아무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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