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세스 1~5권 - 문학동네 (1997-03 ~ 1997-05) (읽음: 2004-11-10 04:58:09 PM)
- 크리스티앙 자크 지음, 김정란 옮김
- "소설의 재미를 더하고 줄거리를 이끄는 것은 등장 인물이나 사건의 갈등 구조다. 갈등 관계를 얼마나 잘 배치하느냐에 따라서 소설이 싱거워지기도 하고 복잡하게 얽히기도 한다. 복잡한 갈등 관계는 소설을 단순하게 만들지 않지만, 자칫하면 그 안에 함몰하는 수도 있다. <람세스>에는 갈등이라고 할 만한 상황이 잘 보이지 않는다.
<람세스>도 소설이기에 갈등이라고 하는 것이 아주 없겠는가만, 다른 소설에 비해서 순탄하게 풀리고 만다. <람세스>에서의 갈등은 다음으로 사건을 진전시키기 위한 소도구이다.
이런 구조가 소설을 재미없게 만드냐고 묻는다면 그 반대다. 오히려 갈등의 순탄한 해결 구조가 이 책의 매력을 증가시키는 이유는, 갈등을 읽는이가 위기라고 느끼는 순간까지 몰아 갔다가 주인공에 의해서 시원하게 해결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람세스>의 참맛이 있다.
어쩌면 이런 갈등의 해결 방식이 싱겁게 느껴질 독자도 있으리라. 하지만 짜증이 날 만큼 갈등을 깊게 잡아 끄는 것보다 오히려 이쪽의 방법이 더욱 재미를 줄 수 있다. 아주 어려운 하나의 문제를 힘들여 푸는 맛도 맛이지만, 연달아 놓여 있는 쉬운 문제들을 마음 편하게 푸는 재미도 쏠쏠한 법이니까.
한 가지 덧붙이자면 <람세스>에 서술되는 역사적인 사실의 왜곡이 비판의 대상이 되는 건 부당하다. 어디까지나 이 책은 소설이고, 소설은 무엇보다 작가의 상상력이 우선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역사적 사실은 <람세스>의 재미를 효과적으로 꾸리기 위한 장치일 뿐이다.
오히려 크리스티앙 자크는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역사적 사실을 소설의 얼개 안으로 끌어들여 독특한 시각과 해석을 통해 일종의 역사 추적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우리가 그저 평범하고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던 사실이 소설로나마 상상력에 의해 명징하게 드러난다는 것은 얼마나 가슴 두근거리는 일인가! - 임지호(1999-04-02)"
- 예전에... 아마 군대 제대하던 무렵에 1권을 붙들고 읽다가 흐지부지 덮었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 이북으로 다시 읽었다. 너무 흥미진진하여 한권 한권 읽어나가기가, 마지막 페이지 덮기가 아까웠다. 정말로!!
- 람세스, 아메니, 아샤, 모세, 세타우... 이 5명의 우정과 주어진 길을 걸어가는 모습은 꽤나 장관이다. 아버지 파라오였던 세티1세, 그리고 람세스의 아내였던 네페르타리, 이제트... 참 훌륭하고 흠 없는 캐릭터다.
- 형인 셰나르부터 시작해서 각국의 갖가지 모함과 함정과 위험을 온 몸으로 돌파하고 헤쳐나가는 람세스는 진정 "위대한" 람세스로 묘사되고 있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모세가 바로 람세스의 친구로 등장하는데 이 소설의 묘한 재미를 더해주고, 트로이 전쟁과 "일리아드 오딧세이"의 저자 호메로스도 등장한다. 참으로 놀라운 상상력의 소유자가 아닌가, 작가는!
- 참 재미있고 많은 생각을 하며 읽은 책이다. 모세가 유일신을 따르게 되는 과정이 매우 억지스럽고, 그것을 묘사하는 뉘앙스가 다분히 비판적인데, 아주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다. 너무나도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유일신 야훼보다는 차라리 다양하고 인간적인 이집트의 여러 신들이 훨씬 가깝다. 적어도 이 소설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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