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개로 나뉜 리뷰글을 블로그 이전하면서 하나로 합쳤다.)


극악서생 1 - 자음과모음 (2000-03)

극악서생 2, 3, 4 - 자음과모음 (2000-03) (읽음: 2006/07/10 00:29)

극악서생 5~9 - 자음과모음 (2002-03) (읽음: 2006/07/10 11:32)


 

- 유기선 씀

 

- "막 군대에서 제대한 특전대 하사 진유준. 룰루랄라 집으로 돌아가던 그의 발걸음을 잡은 건 신비로운 여인 '진'. 결국 진유준은 베일에 싸여 있는 이 여인으로 인해 비화곡의 최고 권력자 '극악서생'의 몸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졸지에 극악서생이 되어 버린 진유준의 눈앞에 펼쳐지게 될 세상은.......

 

한 학자는 자신의 저서에서 밀레니엄 컬처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 첫째를 '경계 허물' '퓨전화'라고 정의한다. 판타지가 이 땅에 유입된 지 5여 년. 한때 대안 문학으로까지 평가받은 판타지 문학은 초기의 신선함을 더 이상 간직하지 못하고 있다. 소위 톨킨식 세계관, 북구의 신화를 바탕으로 컴퓨터 게임의 줄거리가 합성된 이상을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거의 비슷비슷한 이름에서부터 차별성이 없는 이야기 등 이제 초기의 신선함은 식상함으로 까지 여겨지고 있다.

이에 일부 반기를 든 작가들이 나타나기도 했으나-이우혁이 그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그의 책, 《왜란종결자》에서 왜 판타지는 북구 신화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 그것은 또 다른 사대주의가 아닌가라고 비판하며, 한국형 판타지를 제안한다-그것은 단발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그런 점에서 도서출판 자음과모음에서 펴낸 《극악서생》은 주목해 볼 만하다.《극악서생》은 기존의 북구 신화를 배경으로 삼지 않는다. 아니 어떤 신화와도 결합되는 것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 굳이 신화가 결합되지 않더라도, 그리고 그 시공간적 배경이 중세 유럽이 아니더라도 판타지가 판타지일 수 있는 요소는 무궁무진하다고 믿는 듯하다.

《극악서생》은 그 가운데 무협 소설과의 가로지르기를 시도한 작품이다. 정리된 개념은 아니지만 일부 판타지 매니아들이 무협 소설을 '동양적 판타지'라고 정의했던 것에서도 알 수 있듯 무협 소설은 판타지적 요소로 가득한 장르이다. 무협 소설과의 퓨전화, 그를 통한 새로운 판타지 소설의 탄생, 그것이 바로 《극악서생》이다.그렇다고 《극악서생》이 무협 소설은 아니다. 공간적 배경을 중원으로 하고 있다는 점, 시간적 배경을 중국의 어느 때라고 하고 있다는 점 등은 무협 소설의 그것과 유사하나, 이 책의 주인공이 한국인이라는 점, 그리고 그 인물이 현재의 인물임에도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 여행을 하는 것처럼 어떤 사건을 통해-그에 대해선 아직 1권에선 자세히 드러나 있지 않다- 그 세계에 편입된다는 점, 새로운 세계의 안내자로 등장하는 초소형 로봇 '몽몽'은 주인공의 시대보다도 한참 후의 미래 세계에서 왔다는 점 등은 이 소설을 무협 소설로 보기 어렵게 만든다. 오히려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로의 귀향, 즉 판타지 소설의 미덕을 그대로 담고 있다. 

그런 점에서 《극악서생》은 식상함에서 벗어나고자 하고 있는 판타지 문학의 새로운 전형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배꼽 터지게 하는, 하지만 웃을 수만은 없는《극악서생》은 무협 소설과의 퓨전화를 통한 새로운 판타지 유형의 개척이라는 측면 외에 배꼽 터지게 하는 웃음의 미학을 담고 있다. 쉴새없이 웃게 만드는, 소위 신세대들의 가장 큰 덕목이라고 하는 유머나 조크가 《극악서생》의 미덕이다.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한참을 웃다 보면 가슴 서늘하게 하는 무언가가 《극악서생》에 있다.

중국의 어느 시대, 극악서생(極惡書生)으로 불릴 만큼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극악무도한 행동을 일삼았던 비화곡주 진하운.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인해 그의 몸 속에 들어간 주인공 진유준은 자신이 실제 극악서생이 아니라는 점만 밝혔어도 죽지 않았을 26명을 생각하며 괴로워한다. 그가 매일 밤 술을 마시는 이유도 그것 때문이다. 하지만 초기의 그런 괴로움도 시간이 갈수록 엷어져만 간다.

순진했던 청년 진유준은 서서히 권력의 단맛을 느껴간다. 처음에는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자신의 위치를 부담스러워하던 그도 자신이 가진 권력의 힘에 자연스레 동화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극악서생》은 이조차도 심각하게 처리하지 않는다.부부 싸움을 삶의 활력소로 삼는 지총관 부부와 말보다는 주먹이 먼저 나가는 곡 내 2인자에 대한 처벌 내용이다.

《극악서생》에도 문제점은 있다. 370,000여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던 화제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장난의 남발, 피시 통신에서 활동하는 필자들에게서 흔히 드러나는 글쓰기의 약점 등이 여전히 《극악서생》에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무협 소설과의 퓨전화를 통해 새로운 유형의 판타지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작지 않은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 (Yes24 책소개글)

 


[1권 리뷰]


- 작가가 나보다 연장자라는 사실은 굳이 작가 소개를 보지 않더라도 '하사 진유준'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일반 병사가 하사를 달고 분대장을 하고 제대하는 것. 최소한 나보다 3~4년은 먼저 군대를 갔단 얘기고 그만큼 나이도 더 들었단 얘기이리라. 솔직히 판타지 소설을 쓴 작가 중에 나보다 연장자를 보긴 정말 힘들었는데, 나름대로 의외라고나 할까. 좌우지간, 그런 점들을 떠나서, 나도 언젠가 이런 류의 글을 써보고 싶었는데... 그런 기회는 없을 것 같고 대신 이 책을 통해 대리만족을 해야 겠다. ^^

 

- 주인공이 현대에서 1000년전의 과거로, 그것도 중국으로 갔다는 소재는 조금 특이하면서도 재미있었는데, 무엇보다 신선했던 것은 소위 무협 시대로 갔다면 최강의 먼치킨이 으레 나오겠거니 하는 생각을 무참히 깨버리고, 머리만 좋지 아무 힘도 없는, 그러면서도 마도(?) 사파(?)의 우두머리라는 아이러니한 인물로 설정이 된다는 점이다. 재밌다.



[2권 리뷰]


- 꾸준히 재밌다. 솔직히 소설 소개글에 소설을 깔아뭉개는 평가가 나오긴 참 드물고 힘든 일인데, 1권 리뷰 글에도 옮겨썼듯 이 책은 그렇다. 그런데 더 웃긴 것은, 이 책은 차라리 그나마 굉장히 나은 편이라는 것이다. 말장난... 피씨 통신 글쓰기의 단점이라는 점이 지적이 되었는데, 지금껏 읽어본 판타지 소설 중에서는 가장 낫다고 하긴 힘들어도 상위 톱5 안에는 들 만큼 군더더기없고 깔끔한 글이었다. 구성도 좋고 내용 전개도 긴장감 있고 좋다.

 

- 대교, 소교, 소령, 미령 4자매를 중심에 둔 이야기들이 참 재밌다.

 


[3권 리뷰]


- 극악서생 진하운의 탈을 덮어쓴 특공하사 진유준. 갈수록 점점 더 흥미진진해진다고 볼 수는 없지만 꾸준히 재미있다. 간간히 튀어나오는 말장난과 유머가 돋보인다.

 


[4권 리뷰]


- 극악서생 진하운(진유준)이 대교를 어떻게 성장시키는지, 사람의 목숨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깊이 있지는 않지만 잔잔하고 짜임새 있게, 그러나 나름대로 통찰력 있게 잘 그려내고 있다. 작품 중 주인공의 독백과 공상 부분만 없다면 판타지 소설이 아니라 잘 씌어진 한편의 무협소설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5권 리뷰]


- 여기서부터 2부의 내용이고 실제 책으로 출간되고 있는 2부는 내용상 3부라고 할 수 있는데, 내용을 합쳐서 9권까지 1부로 봐야 할 것 같다. 작가가 참 오랜만에 글을 재개했다. 주인공이 K2 소총과 수류탄을 제작하여 갖춘다. 슬슬 판타지(?)적인 요소들이 섞이고 현대와 오버래핑되면서 점점 더 재미를 더해간다. 그러면서도 시간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주인공의 의지(?)도 재미있다.

 


[6권 리뷰]


- 극악서생이 드디어 죽는다. 그러면서 하사 진유준이 세상이 모습을 드러낸다. 비화곡 내부의 반역. 점점 흥미를 더해간다. 진유준이 설마 "기연"을 얻어 절대 강자가 되는건가. 그렇게 되면 먼치킨이 되어 세상을 호령하는 기존 판타지류와 내용 전개상 흐름이 비슷해지는건가. 뭐 아무튼 정말 재밌다.

 

- 흑주의 인간성을 되찾아주려는 주인공의 노력이 눈물겹...지는 절대 않다. 작가야 뭐 그런 식으로 스토리를 이어가고 싶었을 것 같긴 하지만 그런 면에서는 조금 역량이 달리는 듯 하기도 하고, 흑주 이야기를 너무 부각시켜서 나중에 어떻게 수습을 할 지 걱정도 된다. 흑주가 중요 인물이 되어 버렸는데, 과연 그만큼 비중있는 역할을 계속 줄까? 작가가?

 


[7권 리뷰]


- 진유준... 정말 절대강자가 되는군. 연옥도에서 천이단의 천우신과 함께 수백년 전의 절대강자 패도광협 유운일과 그의 형 연옥서생의 기연을 얻어 절대강자로 탈바꿈된다. 미래머신 몽몽도 요정 몽으로 점차 분화된(?) 인격(?)을 가지고 금모신원 금동이도 나온다. 간혹 원판 극악서생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요점이 특히 재밌다.

 


[8권 리뷰]


- 지하무림의 마군황이 되는 진유준. 그 과정에서 점차적으로 더욱 강해지게 되어 별로 그를 대적할 인물이 강호상에는 없어질 듯 하게 된다. 수백년 전의 사형(?)격인 패도광협을 능가하게 되는데... 과연 대적할 만한 자가 있을까? 없겠지. 미래로봇 몽몽도 있는데.

 

- 막판이 되어 갈수록 어찌 이야기들이 마무리되어 갈 것인지 궁금증이 더해가고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된다. 미래여자 '진'도 다시 등장을 하고, 대천마에게 복수는 언제 하고 현대로 돌아가려는지...

 


[9권 리뷰]


- 드디어 1부가 완결되는 시점에 모든 일이 마무리된다. 조금 골때리는 것은, 통역이 필요할 것 같은 시점에도 통역 없이 모두가 말을 알아듣는다는 것. 진과 진유준이 대화를 중국어로 한단 말인가? 그래서 대교가 다 알아듣는건가? 그냥 그렇게 이해하고 넘어가야겠지만 그렇게 잘 안된다. 뭐 어쨌든 마무리... 나름대로 깔끔했다. 대교를 데리고 현대로 가게 되면 어떻게 이후의 일을 또 쓸 것인지 궁금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주인공은 대교를 못 데려간다. 이후 대교와 꼭 닮은 홍콩 아이돌 스타의 등장. 2부의 스토리 예고 정도... 겠지. 봐줄 만 하다. 무엇보다도... 말장난 마저도 흥미롭고 재미있다. 소설 곳곳 군데군데에서 웃음을 자아내는 장면이 그리 어색하지 않고 유쾌하다.







Posted by 떼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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