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스 1 ~ 15권 - 너와나미디어 (2001-08 ~ 2003-08)
- 박성호 지음
- "퓨전판타지 소설. 지루한 물리수업 시간 웬지 모를 두려움으로 하여금 영웅은 약간 긴장한다. 방과 후 독서실 앞에서 성준을 만나기로 한 영웅은 횡단보도 앞에서 금화(?)를 줍는다. 자정이 가까워 집으로 가기위해 독서실을 나섰을때 영웅의 발 밑을 중심으로 거대한 원이 그려지고 순간 정신을 잃게 되는데..." (다음 책소개글)
- 인내심을 가지고 읽었다. 최근에 난 왜 이따위 책들만 집어들게 되는걸까. 얼마 전에 읽었던 SKT도 그렇고, 이 책 역시 흥미진진 내지는 박진감이라고는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는 그저 그런 어설픈 소설이었다.
- 아이언스 이그리드라는 희대의 9클래스 마스터가 있었다. 주인공이 그에게 잡혀(?)왔다. 드래곤 여러 마리가 나온다. 사일런스 지니와 샤이 사일런스 일루니아 남매가 나온다. "라이"로 시작하는 우스꽝스러운 보조 캐릭터들이 여럿 나온다.(라이레얼, 라이미안, 라이코스...). 그게 다다. 그러더니 원래 세계로 돌아간다. 끝. 아무런 개연성도 없고 어떠한 흥미를 유발하는 소재도 없다. 아, 있긴 있다. 아이리스라는 국가의 전략과 성장 과정? ... 그건 있을 뻔 했다. 드래곤과의 사투? 애시당초 개연성이 너무 부족해 흥미를 끌어내기 어려웠다. 결국 내용도 흐지부지하게 끝냈다. 그 밖엔 아무 것도 없다. 그냥 농담 따먹기가 전체 글의 90% 이상이다. 쓰지 않아도 될 말을, 한 마디면 끝날 얘기를 쓸 데 없이 주저리 주저리 길게 늘어놓다가 나중엔 그럴 리가 없단다. 그런 식의 이야기가 너무 많다. 짜증이 솟구쳐오르는 대목들이다.
- 주인공(박영웅=아이언스 히로)은 무능력한데다 소심하기까지 한 "주변인물"일 뿐이지만 대부분의 스토리는 주인공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주인공은 그 어느 일 하나 제대로 해내는 것이 없다. 그저 허황된 망상에, 지 잘난 맛에 산다. SKT와 너무나도 흡사한 이야기 전개다. 게다가 소설 내에 난무하는 수많은 오타들... 예를 들면 "마차에 짐을 실다"(X --> 싣다)라든가... 지금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무튼 분명히 잘못 알고 쓴 오기들... 눈에 많이 거슬렸다. (아니 이건 오타라 할 수도 없다. 작가의 조악한 국어 수준, 지적 수준을 의미하는 적나라한 증거다.)
- 판타지류의 소설들을 싸잡아 쓰레기라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이전까지는 그런 평가에 대체적으로 동의하지 못했다. 내가 읽은 판타지들은 아주 몇몇 "쓰레기"(가즈나이트라든가, 뭐 그런 유사한...)를 제외하곤 하나같이 나름대로 어떤 면에서는 인정해줄 만한 점들이 최소한 하나 이상씩은 있는 것들이었으니까. 그런데, 이 아이리스를 보면서는, 지적으로 이렇게 수준 낮은 글도 책으로 엮어질 수 있구나 하는 새삼스러운(?)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고나 할까. 내용의 재미나 구성의 치밀도, 뭐 이런 것을 떠나서, 작가의 수준이 너무나도 형편없어 보이는 이런 글은 참 드물게 본다.
- 어쨌든 15권 분량이나 되는 글을 쓴 작가의 그 엄청난 인내심에는 경의를 표한다. 이렇게 허접한 글을 그렇게 오랫동안 끊임없이 쓸 수 있었다는 사실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게다가 2부까지 써냈다니!!! 이 다음에는 2부를 볼 텐데, 이런 짓을 하고 있는 나 스스로에게도 경의를 표하고 싶다.
... 나, 너무 잡식성 아닌가 모르겠다. 쓰레기까지 예고해가며 먹다니.
- 아무튼 이 책을 읽고 내가 하고픈 말은 이렇다.
"중삐리, 고삐리들은 아무리 쓰고 싶더라도 그냥 습작만 쓰고 말아라. 돈 준다는 말에 현혹되어 책 펴내지 말고! 제발 좀!! 응?"
나중에 후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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