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 온다 - 창비(2014)

- 한강 지음
- "비가 올 것 같아.
너는 소리 내어 중얼거린다.
정말 비가 쏟아지면 어떡하지
너는 눈을 가늘게 뜨고 도청 앞 은행나무들을 지켜본다
흔들리는 가지 사이로 불쑥 바람의 형상이 드러나기라도 할 것처럼.
공기 틈에 숨어 있던 빗방울들이 일제히 튕겨져나와,
투명한 보석들같이 허공에 떠서 반짝이기라도 할 것 처럼
너는 눈을 크게 떠본다. 좀 전에 가늘게 떴을 때보다 나무들의 윤곽이 흐릿해 보인다.
언젠가 안경을 맞춰야 하려나.
네모난 밤색 뿔테 안경을 쓴 작은형의 부루퉁한 얼굴이 떠올랐다가,
분수대 쪽에서 들려오는 함성과 박수 소리에 묻혀 희미해진다." (책 소개글)
- 주요 등장인물 및 배경: 너(동호), 정대, 도청/충장로
- 내용에 대해서는 (구입할 때도 그랬지만) 자세히 알아보지 않고 몇 년 전에 구입해둔 내 라이브러리 소장 책들 가운데서 덥썩 집어들고 읽었다. 내용이야 뭐, 짐작도 했고 이미 알고 있던 것들이 대부분이기도 했지만... 여전히 충격적이고 여전히 아프고 괴로웠다. 특히 1인칭 2인칭으로 묘사되는 내용이라 더.
- 처음엔 왜 "나"가 아니라 "너"인지 의아했고 묘하게 신경을 거스르는 인칭 표현이었다. 에필로그를 제외하면 총 6장으로 구분되어 각각의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모두 너를 중심으로 또는 너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좀처럼 볼 수 없는 특이한 구성이면서도 점점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굉장히 마력있는 스토리라인이었다.
- 요즘 하도 긴 초장편(웹소설들)에 익숙해 있다보니 300페이지 정도면 "장편"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물론 주말이기도 했지만 이틀만에 다 읽어버려 시원보다는 섭섭에 더 가까운 느낌?
- 275페이지 근처에서 한번 끊어갈 수밖에 없었다. 눈물이 주체없이 흘러서 계속 읽어나가기 어려워 두어 시간 다른 일을 하며 감정을 추스려야 했다.
- 소설이라기보다 이건 혼과 대화를 나누고 받아적은 다큐멘타리 또는 에세이라고 봐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잠깐 했다. 쉽게 읽히고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으니 518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특히 많이 봤으면 싶다. 강추!
- 별점: 5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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