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오타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이다 보니 제대로 쓴다고 써도 어쩔 수 없이 오타가 나는 거야 당연한 일이고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오타 자체를 좋아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부끄러운 일이라 생각하는 사람이다...


한 십여 년간 거의 매일 들르는 모 사이트 게시판에는 유독 오타쟁이들이 많다. 예를 들면 '없어'를 'ㅇ벗어'로, 일부러 장난스럽게 의도적으로 오타를 내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데, 그런 경우와는 달리 간혹 보다 보면 정말로 잘못 알고 잘못 쓰는 사람들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띄어쓰기를 제대로 못하는 거나 표준어 또는 외래어를 정확히 제대로 쓰지 못하는 거야 충분히 그럴 수 있는 거라 생각하지만(나도 정말 많이 틀리게 쓴다. 띄어쓰기는 정말 답도 안 나온다... 한국어는 그런 의미에서는 너무 복잡하고 어렵다. 표준도 너무 자주 바뀌고.),


"안되는 것", "병이 깨끗이 낫다/아이를 낳다" 같은 거라든가,

"서류 결재/카드 결제" 혹은 "역할", "삼가주시기 바랍니다"와 같은 말들을


"않되는 것", "병이 깨끗이 낳다/아이를 낫다",

"서류 결제/카드 결재", "역활", "삼가해 주시기 바랍니다"처럼 초중딩시절 받아쓰기 또는 기본 국어 교육만 제대로 좀 신경 써서 받았어도 틀리지 않을 말을 틀리게 쓰는 걸 보면 대략 가슴이 답답해진다...


저런 건 의도하지 않은 오타가 아니다. 제대로 잘못 알고 있는 거다.


그럴 때 그걸 지적하면 글의 내용은 안보고 오타 몇 개 가지고 괜히 말꼬리 잡는다고 시비나 걸고... 달을 가리키는데 달은 안보고 왜 손가락에 때가 낀 것만 보냐고 나리나리 개나리... 난리를 치는데, 달을 손가락이 아니라 바지 까내리고 ㅈ대가리로 가리키고 있다면 과연 달이 제대로 눈에 들어올까?


내용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내용을 구성하는 형식도 내용 못지 않게 중요하다. 달을 가리키려면 가급적 손가락으로, 그것도 새끼나 중지가 아닌 검지 손가락으로 정확히 가리켜야 하지 않을까? 손에 눈이 너무 가도록 튀는 치장을 하거나 너무 더러워서 눈에 확 띄는 것도 지양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정말로 달을 가리키고 싶다면 말이다.


위에 쓴 저런 예는 '다른' 것이 아니고 '틀린' 것이다. 계속 그렇게 틀리게 쓴다고 해서 국어 맞춤법 표준이 그렇게 호락호락 바뀌어지진 않을거란 말이다. 이외수씨가 트위터나 [하악하악]에서 쓴 글 중에 명언이 있는데, 미국 사람이 영어를 틀리게 쓰면 쪽팔리는 일이듯 한국사람이 한국어를 틀리게 쓰면 쪽팔리는 일이 맞다. 제발 좀 쪽팔려하자.


그리고 쪽팔린다면 제대로 고쳐쓰면 되지 않겠는가!




Posted by 떼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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