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예문부터.


"만일 그런 내 생각이 맞다면...."


"흑마법사들이 맞군!"


이 두 문장은 문법적으로 완전히 틀렸단다. 나도 마찬가지고, 대부분 보통 다 저렇게들 쓰는데 최근 문법 자동 교정이 가능한 편집기들을 사용하다 보면 저 두 문장은 아래와 같이 바뀌어야 한다고 나온다.


"만일 그런 내 생각이 맞는다면...."


"흑마법사들이 맞는군!"


어라? 뭔가 좀 이상하지 않은가?

아니라고? 요즘은 죄다 자동 교정기에 의해 저렇게 바뀌어서 다 저렇게 사용하고 있으니까 저런 표현도 더 이상 안 이상하다고?




...




먼저, 맞다라는 표현이 무엇인지 부터 살펴본다.


맞다: 자동사(제움직씨). 어긋나거나 틀리지 아니하다. 틀림이 없다. ...

[출처] http://dic.daum.net/word/view.do?wordid=kkw000084089&q=%EB%A7%9E%EB%8B%A4


그렇다. "맞다/틀리다" 라는 표현은 자동사로, 국어에서 동사는 어근을 그대로 사용하는 법이 없고 반드시 시제 보조사를 넣어서 쓴다. 그래서 "맞는다/틀린다" 로 써야 한다. 이것이 사전에 정의된 올바른 표현법이다.


>> 참고: http://legacy.www.hani.co.kr/section-009000000/2003/06/009000000200306041903200.html



그런데 우리는 이 "맞다"의 더 자주 사용되는 표현을 하나 더 알고 있다. 바로 "얻어 맞다" 할 때의 그 "맞다", 즉 타동사(남움직씨)로써의 "맞다"를 일상 생활에서 더 많이 쓴다. 그래서 "맞는다"라고 하면 앞에 "얻어"가 생략된 것으로 보통 생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몽둥이에 맞는다. 야구 방망이에 맞는다.

또 조금 다르긴 하지만 역시 타동사로

손님을 맞는다. 8-15 해방 제 100주기를 맞는다. 비를 맞는다.

등등의 표현으로도 많이 쓴다.


그러다 보니 "맞다/틀리다"는 자동사가 아니라 형용사처럼 그저 "맞음/틀림"으로 시제를 빼고 써버리게 된 것 같다. 시제를 넣어서 "는"이라는 현재형으로 고쳐쓰는 순간 "(얻어)맞는다"와 같이 타동사로 인식되어 버리기 때문은 아닐까?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맞다/틀리다가 왜 자동사인지 잘 모르겠다. 이해가 잘 안된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동사 같지가 않은데... "옳다/그르다"와 같은 형용사로 봐야 하지 않을까?)


나는 여전히 맨 위의 표현에서 "는"이 빠진 형태의 표현이 더 어울리고 적절한 표현 같다. 문법상으로 틀렸다니 그런가보다 하긴 하지만.


차라리 현재형이 아니라, 과거형으로 쓰면 어떨까?


"만일 그런 내 생각이 맞았다면...."


"흑마법사들이 맞았군!"


그것도 좀 이상하다면, 말을 조금 길게 써서 이렇게 쓰면 어떨까?


"만일 그런 내 생각이 맞는 것이라면...."


"흑마법사들이 맞는 게로군!"


그냥 기계적으로 "맞" 다음에 "는"을 쑤셔넣는 것보다는 조금 더 자연스러우면서도 문법에도 맞는 표현 아닐까?


아닌가? 아님 말고...




Posted by 떼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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