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5.22


"교수 인증은 없盧?"


내가 사는 동네에 있는 한 대학의 교수로 추정되는 자가 쓴 일베충 인증 글이란다.

저 글 하나로 다시금 떠들썩해지고 있는 분위기에는 별 관심없다. 한글이 들어갈 자리에 굳이 한자가 들어간 것이 고인에 대한 비하의 의미라든가 하는 사실을 굳이 전국민이 알아야 할까? 관심을 가져주는 것 자체가 그들이 원하는 목적 아닐까. 그러든가 말든가.


난 저 문장을 보며 "문법적 오류"라는 다소 생뚱맞은, 이 시점에서 별 의미는 없을 생각이 떠올랐다. 남들은 다 알고 있었을 지 모르지만 나로서는 최근에야 알게 된 충격적인 규칙(법칙)!


경상도 사투리에서 의문문의 끝이 "노?"로 끝나려면 반드시 그 문장에 의문사가 들어가야 한다. 이른바 5W1H라는, 국어로는 "6하 원칙"의 그 "6하"라는,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에 해당하는 의문사가 들어가야 의문문의 어미가 "노?"가 될 수 있다. 의문사가 생략되면 "나?"가 되어야 한다.


처음에는 이 얘기를 들었을 때 피식, 웃어 넘겼지만 곰곰히 따져보니 실제로 그런 것이 아닌가! 경상도에서 자연스럽게 말을 배워 아무 생각 없이 말을 써 온 나로서는 매우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일상 생활 언어조차, 심지어 사투리조차 일정한 규칙의 틀 속에서 이루어져 있다니!


"밥 문나?"

"밥 어데서 문노?"

"밥 안 문나?"

" 밥 안묵고 댕기노?"


...


할 말을 잃게 만드는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규칙이다!


>> 관련 참조 글: http://blog.ohmynews.com/songpoet/178551



이걸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사람은 경상도 출신이 아니다. 또는 경상도 출신이라도 이미 "표준화 된" 경상도 출신일 것이다. 가끔 책이나 글, 심지어 TV나 영화에서도 이걸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보는데 이 간단한 규칙만 알아도 타지 출신 사람들이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기가 훨씬 쉬워질 것 같다.


"교수 인증은 없나?"

"교수 인증은 와 없노?"


이왕 쓰려면 이렇게 제대로나 쓸 것이지. 썅.




Posted by 떼르미
,


자바스크립트를 허용해주세요!
Please Enable JavaScript![ Enable JavaScrip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