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는 없다 - 현암사(2001-10) (읽음: 2001-11-22 10:52:41 PM)


- 오강남 지음

 

- "원로 비교종교학자가 쓴 정신혁명의 메시지! 마음의 감옥이 되어버린 성경, 강아지 훈련소보다 못한 "믿습니다!"의 교회가 만든 거짓 신화-동정녀 탄생과 육체적 부활. 우화와 비유로 파헤친 동서고금의 종교사상, 히브리어 원문 성경에 숨은 신과 사람의 진짜 모습을 파헤친 기독교 뒤집어 읽기! 저자는 성경의 본뜻을 제대로 알고, 예수에 '관한' 상업주의 교회의 가르침을 믿을 것이 아니라 '진짜 예수를'믿고 따르라 말하며, 이를 우화와 비유를 통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라틴어 판 성경과 고대 히브리어 원문 성경을 비교하고 그 어원과 번역의 정확 여부를 따져, 그를 바탕으로 신구약 성경이 쓰여질 당시 상황을 설득력 있게 유추하고 창조주 신과 태초 인간의 모습을 그렸다.현암사에서 기독교의 전래 교리를 모조리 뒤집어엎는 책이 나와 한국의 보수 기독교계에 파문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교회 안에 구원이 있을까?"라는 위험천만한 질문으로 시작하는 이 책의 지은이는 기실 예수를 어느 누구보다 사랑하는 기독교인이다. 그러나 평생을 동서고금의 종교와 철학을 연구해온 학자로서, 그는 더 이상 성경의 하늘에서 뚝 떨어진 책으로, 그 신화적 어구 하나하나를 신의 음성으로 떠받들며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이라는 중세적 거짓 종교관에 매어 살지 말자고 한다. 그런 식으로 예수를 믿는 곳은 전 세계에서 남미와 아프리카의 몇몇 후진국과 우리나라 외에는 없다는 주장이다. 

지은이는 이러한 주장을 펴기 위하여 그가 평생 쌓은 학문을 해박하게 동원하는데, 그러한 지식이 그가 창안한 우화와 비유 속에 녹아 있다.

지은이는 이스라엘 민족만을 돌보며 그외 다른 민족을 학살해 버렸던 하나님, 장애인과 사생아, 이방인을 영구히 차별했던 하나님, 왕으로서의 하나님, 율법 주관자로서의 하나님은 모두 고대 이스라엘 민족이 만든 부족신(部族神)이므로, 그것이 비록 성경에 쓰여있는 것이라 해도, '오늘·여기'에서는 아무 의미가 없음을 역설한다. 성경을 문자 그대로 믿지 말자는 것이다.

그러한 지은이의 '성경 읽기'는 예수에 이르러 정점을 이루는 듯하다. 지은이는 예수 탄생에 얽힌 갖가지 신화·신학적 배경과 객관적 역사 상황을 다양하게 제시하며 그의 동정녀 탄생설을 부인한다. 또한 예수가 베들레헴에서 태어나 나사렛 사람으로 자랐다는 것은 순전히 후세 복음사가의 '창작'이라고 한다.

이외에도 이 책은 국내에서는 도저히 접할 수 없는 서구 신학계의 파격적인 학설을 담고 있는데, 그 중에는 예수가 동성애자였을 것이라는 설, 결혼을 했을 가능성 등에 관한 논쟁도 있다. 이 역시 적의를 품은 험담류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학자들이 치열한 연구 결과에서 나온 것인 만큼 한번쯤 눈여겨볼 만하다. 우리와 같은 육신과 욕구를 지닌 인간 예수, 그러나 끊임없는 기도와 구도의 사랑으로 신에게 가장 가까이 간 사람의 아들, 우리의 길벗 예수를 더욱 친근하게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은이 말대로 한국 기독교가 "본국에도 없는 종교적 유아기, 정신적 식민지성"을 아직도 견지하고 있다면 그러한 교계에 이 책은 가히 폭탄적 메시지가 될 수도 있다. 그간 보수교단이 보여왔던 몇몇 움직임을 감안하면 이론적 반박을 지나 물리적 위협 사태까지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지은이가 이 책을 저술하고 현암사가 발간을 한 데는 보다 많은 이들이, 문자주의에 갇혀 감옥이 된 성경과 예수와 신을 새롭게, 제대로 알고, 이제 이 책으로 "본국에도 없는 종교적 유아기, 정신적 식민지성"을 탈피하기 위한 기지개를 켤 수 있으리라는 기대와 바람이 담겨 있다. 신과 인간의 문제에 갈등하는 이뿐 아니라 인문과학 전반에 대해 새로운 시야를 갖고자 하는 이라면 일독을 권할 만하다." (Yes24 책소개글)



- 두 가지 점에서 책을 읽는 중간에 기록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첫째, 포도원의 비유. 아침 일찍부터 포도밭에 가서 일한 사람과 저녁 늦게 가서 한 시간밖에 일하지 않은 사람이 똑같은 일당을 받는 것. 지금까지 포도밭이라는 곳을 힘들고 어렵고 괴롭고 짜증나는 '일터'로 생각했기 때문에 문제는 풀리지 않았던 것 같다. 바로 이 포도밭은 천국이었다. 천국을 먼저 알게 되고 그래서 먼저 그 보람된 일을 '누리는' 것. 천국을 먼저 안 이가 나중에 알게 된 이와 동일한 은혜를 받게 되는 것을 오히려 송구스럽게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더 오랫동안 기쁨과 즐거움을 누렸으니까 오히려 마지막에 은혜를 덜 받아도 상관없을 터. 

두번째, 나는 아직 교리를 믿는가. 믿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가. 이해할 수 없는, 믿을 수 없는 것을 억지로 믿어야 한다고 스스로 강요하고 있는가. 그런 것 같다. 삼위일체, 예수부활, 동정녀 잉태... 이런 것들을 실재했던 '역사적 사실'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렇게 받아들이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그로 인해 오늘날의 이 지경이 된 것이 아닐까. 이도 저도 아닌... 아예 신앙 자체를 멀리해버리는... 


- 많은 기독교 신자들이 '광신자'이면서 동시에 '실제적 무신론자'라는 사실. 

"입이나 머리로는, 이론이나 교리로는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을 금과옥조처럼 받들고 살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하나님이 안 계신 것처럼, 혹은 돌아가신 것처럼 하고 사는 태도..." 

맞다. 각종 비리와 부조리, 성직자의 탈선이나 부정행위... 


- 나는 비판적으로 보고 생각한다라고 생각했지만 정말 착각이었구나 하는 사실을 깨달았다. 삼위일체, 대속적 십자가의 죽음, 기타 등등... 정말 맹목적인 예수 숭배에 너무나도 철저하게 길들여져 있었던 것이다!! 

"예수는 결코 십자가에서 죽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나신 분이 아니다. 좋은 일을 하다가 할 수 없이 잡혀 죽으셨고, 할 수만 있다면 살려 달라고, 십자가의 쓴잔을 멀리 해달라고 하나님께 마지막까지 울부짖다가 돌아가신 분이다. 예수의 죽음은 비극적 결과였지 처음부터 의도된 목적이 아니었다." 


- 성경에 적힌 글들이 무오류한 것도 아니고, 그때의 상황과 처지에 맞게 적은 신앙고백 내지는 희망사항을 중심에 두고 적은 글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예수가 한 말들의 상당부분 조차도 각색되어 후대에 삽입되거나 창조되었다는 사실은 솔직히 좀 충격적이었고, 내가 많이 부족하고, 길들여져 있었구나 하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예수는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하나님 나라를 전파하신 분이지 자기 자신을 믿으라며 전파하고 돌아다니신 분이 아니다. 예수는 하나님 나라의 선교를 하신 것이지 교회를 세우고 신도를 끌어 모으는 선교를 하지 않으셨다. 예수는 제자들을 파견하여 하나님 나라를 전파하라고 당부하셨지 예수를 믿으라고 전도하러 다니게 하지 않았으며, 더군다나 교회를 세우고 확장하라고 말씀하신 적이 없다. 이 모든 것은 후세 교회가 한 짓이며, 그 순간부터 교회는 예수를 배반하고 그의 제자이기를 거부했으며 맹목적인 예수 숭배를 부추기면서 예수를 담보로 하여 교권의 아성을 쌓았으며 심지어 예수를 팔아 장사를 하기 시작했다..." 


- 많은 깨달음을 주는 책이었다. 재독 삼독도 모자랄 정도로... 





Posted by 떼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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