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도 모르고 자주 쓰는 우리말 사전 - 책이있는마을 (2004-10) (읽음: 2007/01/30 10:47 )

 

- 박숙희 지음

 

- "무심코 사용하는 일상언어를 가만히 생각해보면 끊임없는 의문이 든다. '어처구니가 없다' 할 때 '어처구니'란 뭘까, '쾌지나 칭칭나네'라는 후렴구는 우리말 같지 않은데 도대체 무슨 뜻일까 등. 이 책은 무심코 쓰던 우리말의 어원과 새로운 속뜻을 한자어 합성어, 고사성어, 속담, 외래어 등 모두 8장으로 나눠 정리하고있다.


예컨대 '순우리말'의 갈매기살은 본래 횡경막과 간 사이에 붙어 있는 돼지고기의 부위를 말하는데, 뱃속을 가로로 막고 있다 해서 '가로막살'로 불리던 것이 발음이 전이돼 '갈매기살'로 됐다는 설명이다. 또 합성어 가운데 '감질(疳疾)나다'란 말은 한의학에서 이르는 '감병'으로 젖이나 음식조절이 힘든 어린아이들이 목이 마르고 배가 아프면서 소화불량을 나타낼 때 무언가 먹고 싶은데 몸이 말을 안들어 마음껏 먹지 못해 안달이 나는 병을 일컫는 말로부터 유래한다는 해석이다. 이 책은 이처럼 우리말 500가지에 대한 어원풀이와 정확한 뿌리를 보기글과 함께 보여준다." (리브로 책소개글)

 

- 나름대로 재미있게 읽은 '교양도서'였다. 내가 자주 쓰던 단어 중에, 그리고 우리 주변 많은 사람들이 자주 쓰던 단어 중에 그 의미를 제대로 살려 쓰지 않거나, 잘못 사용하거나, 혹은 알면서도 무심결에 입에 밴 나머지 내뱉는 단어들이 꽤 많이 나와있다.

 

- 예를 들어 "야합"이라 하면 보통 부정적인 뉘앙스를 가진 정치적인 용어로, 눈앞의 이익이나 좋지 못한 목적으로 서로 어울리거나 결합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인데, 원래 의미는 사마천이 사기에서 쓴 것이 그 원류로, 공자의 부모인 숙량흘과 50살이나 어린 안미재가 혼인도 하지 않은 부적절한 관계로 동거하여 공자를 낳은 것을 의미하는 것이란다.

 

- 관련하여 기억해둘 만한 내용 몇 개를 추려봤다.

 

사리
본뜻:흔히 일본어로 잘못 알고 있는 '사리'는 순수한 우리말이다 '사리'는 '사리다'라는 말에서 나온 것인데 실같은 것을 흩어지지 않게 동그랗게 포개어 감은 것을 얘기한다 '몸을 사린다'는 말에 쓰일 때는 '어렵거나 지저분한 일은 살살 피하며 몸을 아낀다'는 뜻도 가지고 있다

 

삼우제
본뜻:장사를 지낸 뒤 죽은 이의 혼백을 평안하게 하기 위하여 지내는 제사를 말한다 장사 당일날 지내는 제사는 초우, 다음날 지내는 제사는 재우, 그 다음날 지내는 제사를 삼우라 한다
바뀐 뜻:사람이 죽어서 장사 지낸 뒤에 세 번째 지내는 제사를 말한다 오늘날에 와서는 흔히 장사 지낸 후 삼일 째 되는 날 삼우제만 지내고 있다 흔히들 '삼오제'라고 잘못 쓰는 경우가 많다

 

애로
본뜻:애로는 한자 그대로 좁고 험한 길을 뜻하는 말이다 흔히 '애로 사항이 있다' '애로가 있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일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앞에 놓인 길이 좁고 험해서 어렵다는 뜻이다
바뀐 뜻:일을 하는데 어렵고 곤란한 고비를 가리키는 말이다

 

자문
본뜻:원래 이 말은 '아랫사람에게 묻는다' 또는 '하급관청에 묻는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말이다 이 말과 짝을 이루는 말이 '답신'이다
바뀐 뜻:오늘날에 와서는 전문가나 또는 그런 사람들로 구성된 권위 있는 기관이나 단체에 의견을 묻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자문은 아랫사람이나 하급 행정기관에 물을 때 쓰는 말이다 굳이 윗사람을 공대하는 뜻으로 자문이란 말을 쓰고 싶으면 고문이란 말을 쓰면 된다.

 

한약 한 제
본뜻:제는 탕약 스무 첩을 일컫는 말이다
바뀐 뜻:이 말은 뜻이 바뀐 것이 아니라 널리 잘못 쓰이고 있는 말이기에 여기 실었다
흔히들 '한약 한 재를 지어 먹었더니 몸이 좋아지더라'하는 말들을 많이 한다 그러나 첩약을 세는 단위는 '한 재'가 아니라 '한 제'이다.

 

감안하다, 부지, 기라성, 납득하다, 단수정리, 대합실, 수순, 시말서, 신병, 십팔번, 애매하다, 정종, 촌지, 할증료...
(일본식 한자어)

 

대증요법
본뜻:병의 원인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곁으로 나타난 증상에 대해서만 행하는 임시방편적인 치료법을 말한다 예를 들어 고열인 나면 냉찜질에 해열제만 처방하는 등의 치료법이다
바뀐 뜻:어떤 일에 대해서 근본적인 해결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나타난 상태에 따라서 그때 그때 임시 방편 식으로 처리하는 방식을 대증요법이라 한다 흔히 '대중요법'으로 잘못 쓰고 있는 경우가 많다.

 

손 없는 날
본뜻:예로부터 우리 민간 습속에 이사를 하거나 큰 행사가 있을 때는 '손 없는 날'이라 해서 좋은 날을 골랐다 동서남북 네 곳을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서 사람의 일을 방해하는 귀신이 곧 '손'이다 '손 없는 날'을 가리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음력으로 1이나 2가 들어가는 날은 동쪽에 손이 있고, 3이나 4가 들어가는 날은 서쪽에, 5나 6이 들어가는 날은 남쪽에 있고, 7이나 8이 들어가는 날은 북쪽에 있다 맨 마지막 9와 10이 들어가는 날은 손이 하늘로 올라가므로 이날을 '손 없는 날'이라고 한다.



'독후감·독서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7-03-07: 아르트레스 1 ~ 5  (0) 2007.03.07
2007-03-07: 묵향 22  (0) 2007.03.07
2007-01-18: 이드 14  (0) 2007.01.18
2006-08-31: 비뢰도 20  (0) 2006.08.31
2006-08-21: 극악서생 2부 1 ~ 7  (1) 2006.08.21


Posted by 떼르미
,


자바스크립트를 허용해주세요!
Please Enable JavaScript![ Enable JavaScrip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