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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4P 2017. 10. 11. 15:54




…… 원래 마정석(魔停石)은 이 세계를 구성하고 있는 네 가지의 근원적인 힘인 물, 불, 바람, 전기가 태초에 마법으로 융합되어 액상(液狀) 혹은 반액상 광물 자원의 형태를 띠고 깊은 지하에 매장되던 것인데 장차 머지않은 미래에 하늘의 번개로 인한 대격변을 통해 세상에 그 존재를 드러내게 될 것이며 그로부터 인류의 주요 생존수단이 될 것……

  - 『스트라무스의 징비록(懲毖錄)』(스트라무스, 2021년 출판; 2800년에 바히칸 광산에서 출토) 37페이지 내용 중 -


  어둑어둑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고 있는 저녁 무렵. 2월의 막바지 추위 속에서 오전까지 내린 눈은 그쳤지만 10cm 이상 눈이 쌓인 롱라입 초등학교 운동장은 여기저기 아이들이 뛰어논 흔적들만 남긴채 텅 비어 있었는데 웬일인지 계단식 강의실 한 곳은 이 시간에도 불이 켜져 있었다. 강의실은 외부의 추운 기온과 달리 거의 완벽한 단열이 되어 있어 따로 난방을 하지 않아도 제법 훈훈한 기운을 느낄 수 있을 만큼은 되었다. 강의실 안으로 들어가니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강단 뒤의 벽으로, 거기에는 반투명 스크린이 천장으로부터 내려와 롱라입 지역 조감도 같은 것이 표시되고 있었는데 그것으로 보아 무슨 사업 설명회같은 것이 진행되고 있는 모양이었다.


  "자 그럼, 이제 설명은 다 끝났고... 지금부터 각자 자기 앞에 놓인 동의서에 서명만 하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거요... 알겠지요?"


  강단 위에 간이의자를 올려놓고 다리를 꼬고 앉아 한 손에 짤막한 막대기를 빙글빙글 돌리며 쇠가 긁히는 듯 거친 목소리로 말하고 있는 남자는 40대 중반 쯤에 왼쪽 얼굴에 칼에 벤 듯한 흉터가 끔찍하게 나 있어 보기만 해도 주눅이 들게 하는 흑색 양복 차림의 건장한 사내, 르노Renault였다. 르노가 바라보고 있는 전면에는 책상들이 강단을 중심으로 방사형을 이루며 줄지어 가득 들어차 있었고 그 책상들 주위로는 역시 흑색 양복 차림을 하고 머리를 짧게 자른 험상궂은 사내 칠팔 명이 왔다갔다 하며 험악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그 흑의사내들 사이에서 각 책상마다 한 명씩 적게는 30대에서 많게는 70대에 이르는 다양한 연령대의 순박하게 생긴 남녀 오십여 명이 불안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그들이 앉은 각 책상에 부착된 단말기 화면에는 [도시 재개발 동의 및 조합원 가입 동의서]라는 화면이 공통적으로 표시되고 있었다.


  "다 같이 살기좋은 고장 한 번 만들어 보자는 거 아뇨? 응? 좋은 말로 할 때 고분고분 협조 좀 하자고!"


  강단 위의 사내, 르노가 협박성 멘트를 다시 내뱉았다.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재개발에 동의하지 않은 인근 마을 주민들로, 오늘 오후에 갑자기 [재개발 대책 설명회]라는 명목으로 반강제적으로 끌려온 것이었다.


  르노는 사람들의 반응이 여전히 뜨뜻미지근한 것을 보자 슬슬 짜증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 낙후된 시골 도시 롱라입을 더 살기좋은 도시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재개발을 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오 년간 불철주야 노력한 끝에 롱라입 전체 호수 8210 세대 중 7300여 세대의 동의를 이미 받았고, 이제 50명의 동의만 더 받으면 90%라는, 합법적으로 재개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비율이 충족되는 상황에까지 이른 것이 지금의 상황이었다. 처음 3~4년간 아주 순조롭게 진행되던 도시 각 마을 주민 동의 절차에 문제가 생긴 것은 작년 가을 무렵부터였다. 누군가가 도시 재개발 동의서에 적힌 문구 중 특정 부분을 문제삼아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리고 다녔던 것이다.


  [이후 변동되는 부동산 시세 및 분양 상황 등에 따른 손익과 그에 대한 책임은 모두 조합원이 부담한다.]


  깨알보다 작은 글씨로 써 있는, 일견 당연하게 보일 수 있는 이 문구에 숨은 허점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 8천여 세대가 모여살고 있는 이곳을 허물고 새로 짓겠다는 신도시는 2만 세대 규모의 고층 아파트 도시였다. 두 배 이상의 세대를 수용할 수 있게 되면서도 그 전까지는 없던 각종 편의·문화시설들까지 생겨나게 되니 이게 웬 호재냐 싶겠지만 이곳은 외지인들이 와서 살고 싶어할 만큼 훌륭한 입지조건의 고장이 아니라는 점이 함정이었다. 물론 이곳은 멋지고 평화롭고 살기 좋은 곳이긴 하지만 농업을 기반으로 먹고 사는 도시로, 농업 지역을 확대하기에는 지금도 노는 땅 하나 없이 이미 모든 경지가 풀가동 상태였고 그 이외에는 인근에 신통찮은 산업 단지조차 하나 없었다.


  장거리 출퇴근을 염두에 둔다 해도 가장 가까운 대도시라 해봤자 거리상 자동차로 3시간 이상을 가야하는 수도권과 그 인근 산업단지 지역 뿐이었고 그마저도 이 지역은 반중력로(反重力路) 포장이 되어 있는 도로나 철로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관계로 차량들의 반중력 장치가 제 성능을 낼 수 없어 실제로 자동차로 이 곳에서 수도권까지 가려면 5시간 이상 걸렸고, 서민 교통수단인 바퀴회전식 구세대 대중교통으로는 12시간 이상, 즉 아침 해뜰 무렵에 출발하면 저녁에 해가 진 후에나 도착할 정도였으니 수도권과 그 인근 지역에 직장을 가진 외지인들이 와서 살 수 있는 일일생활권의 조건을 도무지 충족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이곳의 8천여 세대 원주민들이 그대로 입주를 한다 해도 나머지 1만 2천여 세대를 채울 방법이 없는 것이니 그에 따른 손실은 모두 이곳 원주민들이 부담해야 했던 것이다.


  둘째, 도시 주민들이 재개발을 통해 받게 될 보상비 및 임시 이주비로는 어디에도 갈 곳이 없었다. 원래도 부동산 가격이 낮았지만 최근 몇 년 전부터 이상하게도 롱라입 지역의 부동산 시세가 인근 타 지역들에 비해 몹시 낮아졌기 때문에 보상비를 넉넉하게 더 얹어 받는다 해도 다른 지역에서는 비슷한 규모의 집을 구할 엄두도 내기 힘든 형편이었다. 또한 이곳의 사람들은 대부분 땅에 속박된, 땅으로 먹고 사는 농업 종사자들이었기 때문에 타지역으로 멀리 이사를 갈 수도 없었다. 때문에 이 지역 내에서 어떻게든 공사 기간 동안 지내야 했는데 그런 이유로 8천여 세대 전체가 한꺼번에 이주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고, 구(區) 별로 구역을 나누어 점차적인 순환개발을 하게 되더라도 사정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롱라입에는 도합 네 개의 구가 있었고 각 구마다 비슷한 수의 집들이 분포되어 있었는데 구 별로 이주를 한다 해도 무려 2천여 세대 7~8천여 명씩이나 되니 현재로서는 최소한 그만한 인원이라도 임시 수용할 수 있는 거주 대책이 마련되어야 재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대로라면 모두가 거리에 나앉게 될 판이었다.


  셋째, 마을 내 유서깊은 장수사당과 그 앞마당에 심어져 있는 천 년 먹은 버드나무, 그리고 천연 종유석이 장관인 장수동굴 등 롱라입 마을의 자랑이자 애환이 깃든 공동 문화시설들이 재개발을 하면서 보존되지 않고 모조리 허물어지게 된다는 사실이었다. 그 공동 시설물들의 위치가 재개발의 핵심적인 지역들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이유였지만 무언가 석연치 않았다.





  한참동안 이어질 듯 하던 침묵이 깨진 것은 슬슬 치밀어오르던 르노의 짜증이 폭발하기 직전.


  "이런 식으로는 안되는구만요! 거... 뭐시냐... 재개발 규모를 줄이고 이주 대책? 음... 대책이랑, 에 또... 마을 문화시설 보존 등이 지켜지지 않으면 절대 재개발은 안되는거구만요."


  사십 대 후반으로 보이는 덩치 큰 남자 하나가 쭈뼛거리며 일어서서 말했다. 그는 롱라입 천천구(天泉區) 봉덕리(奉德里)의 마을 청년회장인 수부쿤Subucoon이었다.


  "맞소! 맞아!"

  "그렇지! 수부쿤, 말 잘하네잉!"


  여기저기서 수부쿤의 말에 동조하는 추임새가 터져 나왔다.


  "아, 아, 조용! 조용!! 어이, 거기 형씨! 아까도 말했잖아! 그깟 낡은 건물이며 형편없는 동굴 같은 거, 그런 거 없애고 더 좋은 문화시설 지어준다니까? 브로셔 봤잖아? 응? 공원에 체육시설까지 응? 멋지지 않아? 그러니 당신들 빼고 벌써 수많은 사람들이 좋다고 동의한 거 아냐? 그 사람들은 다 좋다는 걸 왜 당신들만 안된다는거야, 응?"


  "아, 글쎄 안 된다니께요! 우린 장수사당이랑 장수동굴 없는 재개발은 반대라니께요! 또 갈 데도 없고..."


  "아까도 설명했듯이, 그 동굴이니 사당이니 하는 지역을 빼고 나면 아파트 지을 공간 자체가 안나온다니까! 몇 번을 말해? 응? 거기를 빼고나면 2만 세대는커녕 1만 세대도 못 만든다고! 누군 땅 파서 장사해? 그러면 진짜 일 못하지! 아, 서로서로 윈윈하자니까!"


  "그래도 안되는구만요. 이주 대책도 절실하고 말이지요..."


  "아까 한 말 다 어디로 들었어? 콘테이너 가건물 2천동 지어준다 했잖아!"


  "그건 곤란하지요~ 임시로라도 그런 허름한 데 살 수는 없구만요. 것두 우리더러 돈 다 내람서요."


  땅, 땅!


  가지고 있던 막대기로 교단 위에 있는 교탁을 몇 차례 두드리고 난 르노가 으르렁거리며 내뱉듯 말했다.


  "아... 이거 말로 안되겠구만. 누이좋고 매부좋게 사이좋은 관계가 되어 보자는데 말이 안 통한다, 거참. 야! 춘삼이, 저분부터 지장 먼저 찍어드려! 되게 시끄럽네."


  춘삼이라 불린, 수부쿤 근처에서 어슬렁거리던 인상 험악한 흑의사내가 성큼 수부쿤 앞으로 다가들었다.


  턱.


  수부쿤은 무언가 위협을 느끼고 피하려고 했으나 순식간에 춘삼에게 손목을 잡히자마자 몸에서 힘이 스르륵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그러게 얌전히 동의서에 지장이나 찍으라니까 왜 손을 쓰게 만드냐고... 응?"


  "이... 이거, 왜 이러는겨! 법이, 법이 무섭지 않은겨? 놔! 놓으라고!"


  "법? 크크크... 법보다 주먹이 가까운 거, 아직도 모르나보지?"


  억지로 춘삼의 손에 끌려 책상에 설치된 단말기의 스크린으로 손이 끌려가던 수부쿤이 악을 쓰며 대들었다. 그러나 말과는 달리 희한하게도 자신과 비슷해보이는, 아니 오히려 조금 덩치가 작아보이는 춘삼이 별로 힘도 쓰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뜻과는 달리 전혀 반항도 못해보고 어이없게 동의서 지문인식 센서로 손을 가져다대고 있는 수부쿤이었다. 막 동의서에 수부쿤의 엄지손가락이 닿으려는 찰나,


  "이놈들이 어디서 패악질이냐? 당장 그 손 놓지 못하겠나?"


  바로 옆자리에 앉아있던 회색머리의 빼빼 마른 칠십 대 노인이 벌떡 일어서며 춘삼의 팔에 매달렸다. 삽시간에 장내는 웅성웅성 소란스러워지며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일어서며 고함 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래! 놔라! 어서 놔!"

  "강제로 하는 법이 어딨나! 놔!"

  "그게 뭐하는 짓인겨! 당장 놓아!"


  상황이 이렇게 되자 춘삼이 어색한 표정으로 르노를 쳐다봤다. 르노의 한쪽 입꼬리가 슬쩍 들리며 고개가 한쪽으로 살짝 꺾였다. 순간,


  "어억!"


  휘익~ 퍽!


  춘삼이 팔을 가볍게 휘두르자 팔에 매달렸던 노인이 강의실 뒤벽까지 약 5미터나 날아가 부딪치고는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놀라운 힘이었다.


  "앗!"

  "꺅! 사람을 친다!"

  "경찰 불러! 경찰!"

  "할아버지!"


  때아닌 폭력사태에 부랴부랴 팔목에 찬 휴대폰을 누르는 사람, 주머니에서 구형 휴대폰을 꺼내들고 통화를 시도하려는 사람들이 있었으나 불행히도 아무도 통화를 할 수 없었다.


  "안타깝게도, 이곳은 학교지. 흐흐흐. 지금은 강의시간으로 세팅되어 있는 관계로 이 곳에서 휴대폰은 쓸 수 없겠다, 이 말이지. 응?"


  학교 강의실에서 강의시간에는 자동으로 휴대폰의 송수신이 차단되는 점까지 이용한 치밀한 사전 안배였다. 마을 사람들은 모두 휴대폰을 멍하니 바라본 채 당황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보다 조금 전, 노인이 팽개쳐져 날아가던 시점에 원래 노인의 옆자리에 앉아있던 노인의 손녀뻘쯤 되어 보이는 이십 대 후반의 백의(白衣)여인이 벌떡 일어서더니 노인에게로 달려 올라갔다. 앞서 할아버지, 라는 외침은 그 여인이 지른 소리였던 것이다. 그 여인은 까만 단발머리에다 뒷머리에 특이한 모양의 비녀 장식이 달린 흑건(黑巾)을 착용한 것을 제외하고는 평범한 차림이었는데다 통통한 체형에 귀엽게 생기긴 했으나 그것뿐,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얼굴이었다. 여인이 다가가자 주위에 둘러선 흑의사내들이 한 걸음 나서며 막아섰는데 그 때 교단 위의 르노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가게 놔둬, 라고 하자 좌우로 비켜섰다.


  급히 다가간 여인은 쓰러진 노인을 부둥켜안아 일으켰다. 노인이 힘없이 실눈을 뜨더니 입을 열었다.


  "린...아... 으음...."


  노인은 그 사이 잠시 경련을 일으키는 듯 하더니 축 늘어지는 것이 아닌가! 린Lynn이라 불린 여인은 그 상황에서도 의외로 침착하게 목에 살며시 손을 가져다 대었다. 다행히 맥은 정상이었다. 강한 충격에 혼절한 것뿐이었다.


  "할아버지... 어찌 이리..."


  린은 한 줄기 눈물을 보이며 안타까운 표정으로 노인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중인(衆人)들은 당황한 나머지 사색이 되었고 조금 전에 당장 달려들 듯 벌떡 일어섰던 너댓 명의 사람들도 엉거주춤 몸이 굳으며 장내는 순간 정적에 휩싸였다. 그 틈에 수부쿤의 엄지손가락은 춘삼에 의해 번쩍번쩍 지문인식 센서의 스캐닝 빛과 함께 동의서에 그 지문 자국을 선명히 남겼음은 물론이었다. 수부쿤의 지문이 인식 완료된 단말기가 자동으로 수부쿤의 이름이며 인적정보를 동의서 이곳저곳에 채워넣고는 스크린 캡쳐하여 전송까지 마치고 화면이 꺼지는 순간,


  퍽! 쿠당탕~


  "끄...윽..."


  볼 일이 끝난 수부쿤이 춘삼에게 어떻게 맞았는지도 모르게 아랫배를 가격당해 책상 옆으로 쓰러져 나뒹굴었다. 그러자 르노가 서서히 의자에서 일어서며 나지막히 중얼거렸다.


  "거 참, 쉽게 갈 일을 어렵게 가는 인간들이 꼭 있단 말이야. 이게 다 여러분들 좋자고 하는 일이잖아! 왜 반대를 하냐고, 왜? 참 이해가 안가는 종자들이야, 이해가... 확, 다 끝장내버려?"


  그는 앉아있을 때는 전혀 커보이지 않았는데 일어서니 예상보다 훨씬 큰 185cm 가량의 큰 키에 떡 벌어진 어깨를 하고 있었는데 그 어깨를 한번 꿈틀하고 난 뒤 씨익, 잔인해보이는 웃음을 입에 물며 말을 이었다.


  "저 노인이나 저 쓰러진 놈처럼 똑같이 당하고 싶은 사람?"


  장내에는 꿀먹은 벙어리들만 남아있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시범까지 보여줬으니, 다들 아시겠지? 거기 화면 아래 네모난 칸에 엄지손가락 갖다대서 지장만 찍으면 됩니다아~ 모두 다 실시하쇼들. 응?"


  그러나 아직도 섣불리 움직이는 사람은 없었다.


  쾅~!


  "빨리 안해?"


  르노가 교탁을 내리치자 움찔, 중인들이 부리나케 단말기에 손을 가져다 대기 시작했다. 그 때였다.


  "잠깐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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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떼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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