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현재 수준에서는 정당하고 정의로운 임명이라 할 만하다.

장관직에 임명되어선 안될 뚜렷한 결격 사유가 없었으니 말이다.

오히려 막판에 벌어진 저 치졸한 정치검찰들의 "검새"짓들을 일신하기 위해서라도 

조국이 법무부장관에 임명되는 것이 심지어 역사적으로 옳은 일까지 되어 버렸다.

(일각에서는 검찰의 이번 일련의 행위가 정권에 빌붙지 않는 엄정한 중립이라고도...ㄷㄷ)

그런 의미에서 이번 임명 건은 사필귀정, 당연한 결과이며

악질수구반역종자들의 끈질긴 방해공작을 뚫고 이루어 낸 값진 일보전진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과연 이것이 진정 평등·공정·정의로운 일인지에 대해서는 갸우뚱,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그 모든 의혹들을 차치하고서라도

대한민국 법무부장관에 적합한 인물이 현 시국에서 과연 조국뿐이란 말인가?

검찰 개혁을 조국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인물은 하나도 없단 말인가?

이 대목에서 대한민국 정치·사회 수준에 깊은 절망감마저 느끼게 된다.


조국, 그는 그 스스로도 인정했듯 "금수저"다. 상위 0.1%의 초상류층, 즉 귀족이라는 말이다.

세속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그가 청와대 민정수석을 거쳐 법무부장관에까지 임명되는 것은,

금수저가 금수저를 위한 금석(金席)에 올라 앉은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들만의 잔치, 그들만의 리그.

물론 금수저라도 진보·개혁적인 사상과 의지를 가질 수 있고, 설파하고, 행동할 수도 있다.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귀족이 평민·노예들을 위해 헌신하지 말란 법 없으니 말이다.

아주아주 극히 일부 중의 또 일부 중에는 그런 인물도 있을 수 있지 않을까?

조국이 바로 그런 인물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데,

그 금수저의 가족과 자식들이, 자신들이 금수저로서 얻을 수 있는 당연한 권리를 당연한 듯 누리고,

불평등 정보에 기반한 편법에 가까운 행위를 통해 그들만이 얻을 수 있는 이익 실현을 추구한 것이

비록 전혀 불법도 아니고 그들의 지식·경제·사회적 수준 상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었다 할 지라도 

그 자체가 이 사회에서 과연 정의로운 것인지는 곱씹어봐야 하지 않을까?

즉,

시작이 평등하지 않은데 중간 과정이 공정하고 마지막 결과가 정의롭다 한들 애초에 무슨 소용이랴.

아니 기회가 평등하지 않은데 과정과 결과를 평가한다는 것이 말이 되기나 한가?

이 지점에서 바로 저 숱한 열폭(열등감 폭발) 반응들이 왜 터져 나오는지 이해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귀족"이 "귀족한 것"뿐인데 무슨 열폭들이냐고? 부러우면 지는 거라고?

언제부터 대한민국 99% 서민들이 상위 1%, 아니 0.1% 초상류층에게 이리 너그럽고 관대해졌나 모르겠다.

강남 부자에, 대학교수 부모에, 일류 외고에, 해외 유학에, 일가친척 사모 펀드까지 운영할 재력에...

다 그냥, 부러움의 대상일 뿐 아무런 문제 의식도 느껴지지 않는 것일까?

삼성 이건희 일가를 대하는 서민들의 이중적인 태도를 보면 그럴 만도 하다는 생각도 들긴 한다.

사적인 자리에서는 삼성 공화국이니 죽음의 기업이니 비리 기업이니 그렇게 욕하면서도 

삼성에 입사하는 것을 가문의 영광으로 알고, 삼성 제품이나 삼성 브랜드에 열광하고, 

삼성이 망하면 대한민국이 망할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 

결국은 욕망이겠지. ...부끄럽다...


금수저는 결국 금수저일 수밖에 없다.

지금은 비록 은수저, 흙수저를 위해 좋은 일을 하고 헌신하는 듯 보일 수 있겠지만,

수저간 대립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주제가 생겼을 때 과연 그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면 알게 되리라...

진정한 아군인지, 아군의 복장을 걸친 적군인지.

그러나 일단은 아군의 복장으로 아군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니 환영의 박수 짝짝짝.

지금은 비판적 시각을 유지하되 굳건한 지지를 보낼 때.



추가로, 위 내용과 관련해서 아래와 같은 훌륭한 글이 발견됐다!

문제는 대학 서열화와 서울대 공화국이다. 과거 강준만 교수가 그렇게 혁파해야 한다고 부르짖었던!

120% 동감이다. 한번씩 꼭 읽어보면 좋겠다.


>> 참조: "30대 이상은 믿지 말라"... 새로운 68혁명이 필요한 때




Posted by 떼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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