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re is no rule but has exceptions.”

예외 없는 규칙은 없다.

중고딩때 많이들 외운, 뭔가 말이 좀 안되게 생긴 숙어다.

“우주에서 변하지 않는 유일한 것은 ‘변한다’는 사실 뿐”이라는 진리의 금언도 있다.

이 두가지는 어디에나 적용 가능하다. IT 시스템에도.

예외 없는 시스템은 없다. 모든 것은 변하기 때문에 한때 예외 없(는 것처럼 보이)던 시스템에서도 결국 예외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건 진리다. 거의 모든 시스템은 상시 운영자들이 기본 운영에서부터 예측 가능한 범위 내의 예외까지 처리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기 위해 많은 훈련과 연습도 한다.) 그러나 if~else~문으로 처리 완료되었거나 예측 가능한 예외는 이미 예외가 아니라 시스템의 일부이며, 그것을 어떻게 잘 처리하는지 운영자의 역량이 거기에서 평가되기도 한다.

문제는 운영자는 해당 시스템 개발자(전문가)가 아닌 관계로 예측 못한 새로운 예외 발생 시 제 때 적절히 처리하기 어렵다는 것. 그래서 통상적으로 개발자와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하고 예외 상황 처리 및 지원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즉, 예측 못한 새로운 예외조차도 시스템의 영역 내에 포함시켜 두는 개념인 것이다. 좋은 시스템은 유지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운영된다.

더 좋은 시스템은 아예 시스템 구축 단계에서부터 try~catch~문을 통해 예측 불가능한 예외 발생 시에도 적절히 처리 가능하도록 상세하게 전후 상황을 기록하고 심지어 유/무선으로 통지하는 기능까지 넣기도 한다. 최대한 짧은 시간에 최대한 처리가 가능하도록 미리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다. 이처럼 예외 처리 방법론도 좋은 시스템의 핵심 요소인 것이다.

이 시스템을 “국가”로 확대해서 보면 전쟁도 나지 않았는데 군대가 필요한 이유이며, 불도 나지 않았는데 소방관이 필요한 이유다. 전염병이 돌지도 않았는데 방역조사관이 필요한 이유 역시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법정 최소 인원 2명. 대구시에서 지키지 않았다는 방역조사관 수. 미리 튼튼하게 짓지는 못할 망정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도 하려면 이 최소 인원은 있어야 하는데 없다니... 그 돈 얼마나 든다고... 그러니 소가 탈출하고 있는데도 아무 것도 못하고 하늘만 쳐다보고 탓할 수밖에. 그런 지방정부를 수십 년째 맹목적으로 뽑아주고 지지하는 사람들도 책임에서 자유롭다 할 수는 없다.

최소가 왜 “최소”냐면, 그게 안되면 무너지기 때문에 최소다.

양치질 최소 3분은 하라고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최대” 3분까지만 하려고 한다. 그러니 대충 1~2분도 안하는 경우가 태반. 이가 썩지 않을 도리가 없다.

법정 최저임금 8천 몇백원. 그걸 안주면 아래만 무너지는 것이 아니다. 아래에서부터 도미노로 다 무너진다. 그런데 대부분의 업체들은 “최대”로 많이 주는 금액이 최저임금이다. 약삭빠른 업체들은 대충 그 아래 금액으로 퉁치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최저임금이나마 지키는 업체가 더 많으니 간신히 유지될 뿐이다.

시스템 얘기로 돌아가서... 코로나19를 맞이한 이 나라가 이제 좋은 방역 시스템을 갖추게 되었는지, 아니면 여전히 그렇지 않은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지금까지는 통상 기본 운영 업무였고, 이제 발생한 신천지와 같은 돌발 예측 불가능 예외를 어떻게 잘 처리하는지가 진짜 판단 기준이 될 것이다. 지켜보고 응원할 때다. 판단은 그 후.





Posted by 떼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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