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인물과 사상 2003년 10월호 - 인물과 사상사 (2003-10) (읽음: 2003-12-29 11:08:43 PM)
- 참으로 오래 읽었다. 이 책을 읽는 와중에 11월호, 12월호, 심지어 2004년 1월호마저 나왔다. 그리고 그동안 나는 일에 쫓겨 살았고, 그러면서도 퇴마록에 이어 반지전쟁 1부를 다 읽고 2부도 1/3 이상 읽었다.
- 월간지를 너무 오래 읽으면 읽을 때마다 더 더뎌진다. 때맞춰 제깍제깍 읽어내지 않으면 갈수록 읽기가 힘들어진다. 앞으론 제깍제깍 읽을 수 있으려나...
- EBS 고석만 사장 인터뷰 글 중 접어둔 글. 인용하기엔 너무 길고 해서 요약만 하자면, 시청률 조사라는 것이 알고보면 말짱 짜고치는 고스톱이라는 것. 분포도 믿을 수 없고, 정확도도 신뢰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 다만 참고용 자료로만 가치가 있을 뿐이라는 것. 그러나 거기에 모든 방송사들이 목을 매달고 있다는 것.
- 강상구의 '노동자에게 한국의 언론은 무엇인가?' 중 접어둔 글. 언론이 노동자를 대하는 태도는 "노동자들이 고생하는 것은 안다. 하지만 그걸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란다. 노동자들도 보통 사람이고, 보통 사람들은 특별히 무슨 안목을 가지고 신문을 선택하지 않는단다. "정확히 말하자면, 사람들은 신문을 거의 안 보고, 신문을 보더라도 특별히 무슨 정치적 관점 때문에 보는 경우는 드물다...."
- 키 작은 사람에 대한 차별. 강준만의 세상 이야기는 화끈하고 재밌다.
"키 작은 남자가 터프하게 행동하면 '나폴레옹 컴플렉스'를 가졌다고 비난 받는다. 힘을 얻으려는 욕망은 신체의 조건을 보상받기 위한 열망에서 나온다는 식이다. 키 큰 사람이 그런 욕망을 갖는 건 당연하지만 키 작은 사람이 그런 욕망을 가지면 '콤플렉스'라니, 이 무슨 개 같은 경우가 다 있는지 모르겠다."
"키가 작은 사람들은 '동물의 왕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시선에 주눅들지 말고 오히려 그들을 가엾게 여기는 여유를 갖고 사는 게 좋을 것이다."
참 재밌다.
- 장정일의 '책이 있는 풍경'에서 아마데우스 이야기가 나와서 부랴부랴 아마데우스 DVD 버전 영화를 찾아 CD로 굽고 한번 더 보느라 수선을 떨었다. 살리에리에 의한 모차르트 독살설... 실제로는 사회적 공모에 의한 암살에 가까웠단다. 오늘날의 마광수처럼.
"... 그리고 알았다. 프랑스인의 글을 '메인 디쉬'로 여기고 읽으면 영양실조에 걸리기 좋으나, 디저트로 읽으면 이루 말할 수 없이 즐겁다는 것을!" 고급 문화와 저급 문화의 차이를 이렇게 정의한다. 고급 문화란 '귀'의 세계를 향해 있고, 대중 문화, 저급 문화는 '소음'에도 미치지 못하며, '소음' 조차도 거부하는 '눈'의 세계를 지향하는 것이라고. 바로 '귀'와 '눈'의 차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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