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 1~15권 - 랜덤하우스코리아 (2005.05)

 

- 정구 지음

 

"정각의 손이 흥분으로 떨렸다. 사부가 자신을 위해 비급을 마련한 것이다. 정각의 손이 급히 책장을 넘겼다. 소림에서 살기가 정 힘겹거든 무학을 익혀 도망을 치거라. 정말 놀랄 만한 일의 연속이었다. 매일 고문(古文)을 익히라고 닥달하던 사부가 속으로 이런 생각을 품고 있었다니... 
베스트셀러 『엘란』의 작가 정구의 새로운 오리엔탈 판타지 소설 『신승』 제1부" (책소개글)

 


- 10권까지는 완벽한 무협소설이었는데 11권부터 갑자기 분위기가 살짝 먼치킨 + 허무맹랑해지더니 급기야 판타지계로 넘어갔다. 무협과 판타지를 넘나드는 "뻔한" 스토리는 이제 솔직히 좀 지겹다. 드워프, 엘프, 드래곤도 지겹고... 다만 이 소설에는 특이한 종족이 하나 나오는데 그 이름하야 "골간"이란다. 늑대인간의 변종 같은 설정인데, 아무리 봐도 그냥 늑대인간이구만 뭐... 변신까지 하고. 골간이라는 신종 종족적 특징이라 할 만한 것이 없었다. 살짝 실망...

 

- 소림의 학승(學僧) 정각이 번역을 하던 와중에 절세신공인 "황금신공"을 얻어 세계 최강자로 거듭나는 성장과정이 이 소설의 기반이다. 즉, 성장소설인거다. 그런데, 똑똑하고 얍삽하면서도 우직하기까지 한 주인공의 "전형성"은 소설 초중반 나름 재미있는 요소이기도 했지만 나중에도 전혀 변하지 않아 결국 그것 때문에 이야기가 너무 뻔해져 버리는 결과를 낳게 되고, 그 결과 그다지 재미없는 내용이 되어 버렸다.

 

- 또 명나라에, 또 마교가 나온다. 신명교가 교리를 버리고 신명방이 된다는 설정, 그리고 주인공도 절대 넘어설 수 없는 절대자, 절세신마가 등장한다는 설정은 좀 참신(?)했지만 구파일방이 나오고 오대세가가 나오는 뻔한 설정은 무협의 전형이라 어떻게 벗어날 수 없는 건가...

 

- 전체적으로 보자면 비교적 재미있게 잘 쓰긴 했다. 유사한 소설의 작가인 김정률이나 전동조에 비해 필력이 좀 떨어지고 그다지 책에 쏙 빠져들게 하는 긴박감과 탄탄한 구성을 보여주지 못하는 면이 아쉽지만 절대 3류는 아니다. 썩 봐줄 만 했다. 만선문의 후예 같은 쓰레기 3류는 확실히 아니다. 문장력도 좀 되고, 오타도 별로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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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떼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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